인도·동남아 두자릿수 상승 vs 한중일 마이너스

[중앙뉴스=신주영 기자]아시아 대부분 국가 증시가 올해 상승국면을 보였지만 유독 한국과 중국·일본 3국 증시만 마이너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아시아 14개국 증시 주요 주가지수 중 한·중·일 3국만이 마이너스를 나타내고 있다.

가장 실적이 나쁜 것은 일본 증시로 닛케이 평균주가(닛케이 225)는 올해 들어 7.72%, 토픽스지수는 5.66% 각각 떨어졌다.

같은 기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3.67% 하락했고 중국의 일부인 홍콩의 항셍지수도 중국만큼은 아니지만 0.07% 내렸다.

코스피는 이 기간 2,011.34에서 2,008.56으로 0.14% 떨어졌다.

반면 동남아와 인도 등 아시아 대다수 국가는 두자릿수 주가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인도 센섹스지수가 17.42%나 폭등해 아시아 최고의 상승률을 나타냈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도 15.34% 뛰어올라 인도의 뒤를 바싹 쫓았다.

이밖에 필리핀 PSE 종합지수가 15.47%, 베트남 VN지수가 10.73% 각각 급등하는 등 증시 규모가 작은 국가들도 뛰어난 실적을 내고 있다.

심지어 극심한 정국 혼란 끝에 군사 쿠데타까지 벌어진 태국의 SET지수도 11.98%나 올라 한국 등 정치·경제적으로 안정된 국가들의 증시를 오히려 앞섰다.

이 같은 극명한 대조의 원인은 무엇보다도 지난해와 올해 초 신흥국 금융시장의 위기에서 찾을 수 있다.

인도와 동남아 신흥국은 지난해 미국 양적완화 축소의 직격탄을 맞아 통화가치·주가·채권이 모두 급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겪었다.

이에 따라 주가가 지나치게 싸진 가운데 양적완화 축소의 충격파가 한풀 꺾이고 이들 국가가 경상적자 축소 등 자구 노력을 기울인 결과 증시가 반등하게 됐다.

게다가 지난달 인도 총선에서 친기업적인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하고 인도네시아에서도 오는 7월 대선에서 개혁적인 야권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는 등 정권 교체와 개혁의 기대감도 주가 상승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과 중국은 지난해와 연초에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 기조 등으로 인해 신흥국 중 안전 피난처로 주목받으며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은 만큼 인도·동남아처럼 급격히 반등할 요인이 적었다는 것이다.

중국은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는 등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크고 중국 경제 의존도가 큰 한국도 여기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본은 지난해 닛케이와 토픽스가 41년 만에 최고인 50%대 상승률을 기록했다가 올해 아베노믹스가 뚜렷한 추가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후유증을 앓고 있다.

다만 한국의 경우 지난달부터 원화 강세 전망에 힘입은 외국인 자금 유입,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이슈에 따른 삼성그룹 주가 상승 등으로 증시가 살아나고 있어 마이너스 탈출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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