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노조 업무 복귀…'뉴스9' 등 정상 방송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신관 앞에서 열린 'KBS 양대 노조 공동 파업 출정식'에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중앙뉴스
[중앙뉴스=김영욱 기자] '언론 통제' 논란이 또다시 정치권의 주요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KBS이사회가 지방선거 직후인 5일 청와대로부터 보도 통제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KBS 길환영 사장에 대해 해임 제청을 결정해서다.

7일 KBS에 따르면 전날 길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이 KBS 이사 11명 가운데 야당 추천 이사 4명 전원과 여당 추천 이사 3명이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이 보도 독립성 침해 의혹을 제기한 지 27일 만에 벌어진 일이다.

KBS 사장에 대한 최종 임면권을 가진 박근혜 대통령이 해임제청을 받아들이면 이사회는 공모를 거쳐 새 사장을 선임하게 된다.

KBS 양대 노조는 길환영 사장의 보도개입 의혹으로 촉발된 KBS 사태가 마침내 해결의 실마리를 찾게 됐다며 오늘 새벽 5시부터 파업을 중단하고 업무에 복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당은 "국민의 방송으로 가는 첫걸음"이라면서도 '방송 장악' 의혹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또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혀 향후 방송 장악 문제를 본격 부각시키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반면 새누리당과 청와대는 길 사장의 해임 결정에 대해 공식적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정치권에서는 여권이 7·30 재보선을 앞두고 방송장악 문제가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지기를 기대하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KBS 사장 해임안 가결 소식을 접한 네티즌들은 "KBS 사장 해임안 가결, 불명예스럽다", "KBS 사장 해임안 가결, 앞으로는 공정한 보도가 될는지", "KBS 사장 해임안 가결, 길환영 사장 진즉에 자진 사퇴했음 좋았을텐데"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해임 제청이 받아들여지면 길 사장은 2008년 정연주 사장에 이어 KBS이사회가 두 번째로 해임한 사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된다.

KBS PD 출신 첫 KBS 사장이자, 재직 중 내부 승진을 통해 사장이 된 첫 사례로 조명 받았던 길 사장은 임기 3년의 절반만 채운 상태다.

KBS이사회는 수일 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길 사장 해임을 제청하게 되며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이후 공모를 통해 신임 사장을 뽑는 절차에 들어간다.

이번에 KBS이사회가 길 사장 해임 결정을 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보도 통제 의혹 확산에 따른 공공성과 공신력 훼손이다.

지난달 3일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된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에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청와대와 길 사장의 보도·인사 개입 의혹으로 번지면서 일파만파 확대됐다.

한편 KBS 양대 노조가 6일 파업을 잠정 중단함에 따라 이날부터 방송이 정상 진행됐다.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KBS 1TV '뉴스9'는 최영철 앵커와 이현주 아나운서가 돌아온 가운데 연휴 첫날 고속도로 정체 소식 등 30여개의 리포트를 1시간 동안 방송했다.

'뉴스9'는 KBS 기자협회가 외압 논란에 휩싸인 길환영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제작 거부하고 양대 노조가 같은 이유로 공동 파업을 하면서 그동안 20분 정도 분량의 단신 위주로 파행 방송됐다.

양대 노조는 전날 KBS 이사회의 길 사장 해임제청안 통과에 따라 이날 오전 5시를 기해 파업을 잠정 풀었고 보도·제작·기술 등 전 분야 인력이 모두 현장에 복귀했다.

이번 주말 프로그램 녹화 등을 잠정 취소했던 드라마국과 예능국도 제작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

브라질 월드컵의 현지 취재 인력들도 이날 PD와 기자 등으로 구성된 한 팀이 출국한 것을 시작으로 속속 현지로 출발해 방송 준비에 나설 계획이라고 KBS측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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