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령제약이 지난 13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막한 세계고혈압학회 학술대회에서 별도 심포지엄을 통해 고혈압 신약 '카나브'의 국내외 임상결과를 알리고 있다. 사진은 멕시코 임상 결과를 소개하는 에르네스토 카르도나 멕시코 과달라하라대 교수.    
[중앙뉴스=신주영기자]국내 첫 고혈압 신약인 보령제약의 '카나브'(성분명 피마살탄)가 세계 최대 규모의 고혈압 관련 학회에서 국내외 임상결과를 소개하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냈다.

보령제약은 13일(현지시간)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막한 세계고혈압학회(ISH)의 정기 학술대회 '하이퍼텐션 2014'에서 '최신 ARB(안지오텐신-2 수용체 차단제) 피마살탄'을 주제로 위성 심포지엄을 열었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ISH 학술대회는 1만여 명의 세계 의사와 제약업계 관계자가 참석하는 대규모 학술대회로, 차기인 2016년 대회는 서울에서 개최된다.

이번 대회 3개의 공식 위성 심포지엄 중 하나로 마련된 보령제약 심포지엄에서는 최동주 서울대 교수, 박정배 관동대 교수, 윤영원 연세대 교수, 전은석 성균관대 교수, 에르네스토 카르도나 멕시코 과달라하라대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발표자들은 200여 명의 청중들에게 카나브의 기존 임상과 1만4천여 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4상, 현재 개발 중인 CCB(칼슘통로차단제) 복합제 임상, 멕시코에서 진행된 임상 결과 등을 소개했다.

보령제약은 "국내 제약사의 신약만을 가지고 세계고혈압학회에서 별도의 특별 심포지엄이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신약 글로벌 마케팅의 사례이면서 카나브의 임상적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고 위상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2010년 9월 국산 신약 15호이자, 첫 고혈압 신약으로 허가를 받은 카나브는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인 ARB 계열의 치료제로, 혈압 상승의 원인 효소가 수용체와 결합하지 못하도록 차단함으로써 혈압을 떨어뜨리는 원리의 약물이다.

총 개발 기간 12년에, 보건복지부가 지원한 30억원을 포함한 282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됐다.

허가 이듬해 국내에 출시돼 첫해 매출 100억원을 넘기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입한 후 지난해에는 국내 매출과 해외 로열티 등을 포함해 3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대형 신약으로 성장했다.

중남미 13개국, 브라질, 러시아, 중국 등과 총 1억9천만 달러에 달하는 기술 수출(라이선스 아웃)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가운데 멕시코에서 내달 '아라코'라는 제품명으로 첫 출시될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올해 카나브로 국내외에서 총 5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카나브의 특허가 만료되는 2019년께에는 수출과 내수 각각 1천억원이 목표다.

김승호 보령제약 회장은 "세계고혈압학회에서 별도 심포지엄을 개최할 수 있다는 것은 세계 고혈압 학자들에게 카나브를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며 "세계 의약품 시장에서 고혈압의 비중이 10%, 그중 ARB 계열이 절반인만큼 카나브는 세계시장에서 수천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제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태홍 사장도 "2016년 서울에서 학회가 열릴 때쯤에는 카나브의 발매국이 10개국을 넘기고 중국에서도 임상이 진행되는 등 글로벌 마케팅이 정점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음 대회가 '카나브 서울 2016'으로 기억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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