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개봉해 913만 관객을 동원한 사극 영화 '관상'(한재림 감독)의 제작사 주피터필름이 오는 11월부터 방영 예정인 KBS2 새 수목드라마 '왕의 얼굴'(이향희 극본)에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관상'의 법무법인 강호는 25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25일 영화 '관상'의 제작사 주피터필름은 최근 드라마 '왕의 얼굴'의 편성을 확정한 KBS와 '왕의 얼굴'의 제작사인 KBS미디어를 상대로 주피터필름의 저작권 침해 및 부정경쟁행위를 금지할 것을 요구하는 가처분을 신청했다"고 전했다.

주피터필름 측은 "시나리오 '관상'의 저작권자이자 영화 '관상'의 제작사인 주피터필름은 처음 영화를 기획하던 2010년 12월부터 원소스 멀티유즈(One Source Multi Use) 전략으로 소설과 드라마 제작 준비를 동시에 진행했다"며 "2013년 9월 영화의 개봉일에 맞춰 소설 '관상'을 출간하였고 영화가 913만5540명의 관객으로 역대 박스오피스 12위를 기록하면서 소설 '관상'도 2만권 이상 판매됐다.

소설 '관상'은 24부작 지상파 드라마 제작을 위한 사전 밑작업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소설 탄허' '법정' '소설 신윤복' 등 오랜 시간 탄탄한 사극팩션을 집필해온 소설가 백금남 작가가 시나리오와 영화에는 묘사되지 않았던 주인공 내경의 어린시절과 그의 가족 이야기, 김종서 집안과 한명회와의 오랜 악연 등 수많은 인물들의 인연과 인과관계를 다양하고 독특한 관상학적 에피소드들로 결합하여 총 2권 분량의 소설로 출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피터필름은 '관상'의 드라마 제작 및 편성을 위하여, 2012년 공동제작사의 파트너로 KBS미디어와 접촉하여 협의하던 당시 시나리오 '관상' 및 드라마 기획안을 KBS미디어에 넘겨주었고, KBS미디어는 집필할 드라마 작가로 이향희 작가를 언급하기도 하였으나, 상호 계약 조건이 합의되지 않아 결국 협상은 결렬되었다"고 말했다.

이에 "그 후 주피터필름은 드라마 '관상'의 제작을 위해 다른 드라마 제작사 및 방송사와 협의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10월 9일경에는 '관상'이 지상파 24부작 드라마로 제작될 예정임을 언론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최근 KBS가 편성을 확정한 드라마 '왕의 얼굴'은 2012년에 주피터필름이 접촉하였던 KBS미디어가 제작하고, 접촉 당시 드라마 작가로 언급되었던 이향희 작가가 집필한 것으로, 당시 협상이 결렬되었던 팀이 그대로 제작진으로 구성되어 '관상'만의 독창적인 창작 요소들을 그대로 모방했다"고 언급했다.

강호 측은 "KBS와 KBS미디어가 제작하는 '왕의 얼굴'은 그러한 '관상'의 독창성을 그대로 모방했다. 심지어 침을 통해 주요 등장인물의 관상을 변형시키는 장면, 관상을 이용하여 진짜 범인을 찾아내고 억울한 사람이 누명을 벗게 되는 장면, 주요 등장인물을 장님으로 만드는 장면 등 '관상'의 독창적 표현방식을 그대로 도용하고 있는 바, 이는 주피터필름의 저작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표절)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어 "심각한 것은, 공영방송인 KBS와 그 자회사인 KBS미디어가 부정경쟁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방송 드라마에 있어(특히 사극은 더욱 더) 타사가 사용한 소재와 동일 유사한 소재는 상당 기간 사용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자 오래된 관행이다. 즉, KBS가 위와 같이 '관상'을 모방한 '왕의 얼굴'을 방영할 경우 '관상'의 저작권자인 주피터필름은 '관상'을 드라마로 제작하여 방영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이는 부정경쟁방지법이 금지하고 있는, 타인의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 등을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방법으로 자신의 영업을 위하여 무단으로 사용함으로써 타인의 경제적 이익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하는 부정경쟁행위다. 따라서 KBS 및 KBS미디어는 드라마 '왕의 얼굴' 제작 및 방송을 중단하여야 할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관상'은 왕의 자리가 위태로운 조선, 얼굴을 통해 앞날을 내다보는 천재 관상가가 조선의 운명을 바꾸려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김혜수 등이 가세했고 '우아한 세계' '연애의 목적'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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