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에 비해 중대형 가격 하락폭 커…중소형 단지 전세가, 중대형 따라 잡아'

경기침체의 여파가 매매시장은 물론 전세시장에까지 미치면서 서울 지역 아파트의 3.3㎡당 전세가가 600만원이 붕괴돼 8개월 이전 수준(지난 3월 597만원)으로 회귀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면적별로는 중소형보다 중대형이 큰 폭 하락하며,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가 중대형을 따라 잡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뱅크(www.neonet.co.kr)가 서울 지역의 아파트 전세가격을 조사한 결과, 3.3㎡당 평균전세가는 현재(11월 마지막주) 599만원으로 최고 가격을 형성했던 지난 9월 609만원에 비해 -1.64% 내림폭을 기록했으며, 지난달 605만원에 비해서는 -0.95% 하락했다. 재개발 및 재건축 이주 수요로 인해 강북권 지역이 꾸준히 강세를 보이며 지난 4월 600만원을 첫 돌파, 지난 9월에는 609만원까지 상승하기도 했으나 입주물량이 쏟아진 강남권 중심으로 약세를 보이며 600만원대가 무너졌다.

구별로 살펴보면, 전세가가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9월 대비 3.3㎡당 평균전세가는 현재 송파구 -5.84%(689만→649만원), 강동구 -4.83%(545만→519만원), 서초구 -4.01%(842만→808만원), 중구 -3.96%(707만→679만원), 광진구 -2.97%(685만→664만원), 강남구 -2.10%(902만→883만원) 등 순으로 내림세를 기록했다. 반면, 강서구 0.71%(493만→497만원), 구로구 0.32%(494만→496만원), 종로구 0.25%(651만→653만원), 노원구 0.24%(496만→496만원) 등은 소폭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달에 비해서는 중구 -3.96%, 강동구 -2.84%, 송파구 -2.66% 등이 낙폭을 키웠고, 양천구 0.15%, 용산구 0.12%, 구로구 0.02% 등은 오름세를 기록했다.

부동산뱅크 김용진 이사는 “강남권 지역은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기존 아파트의 전세 수요가 이탈하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으며, 강북권 지역은 올초 급격히 상승한 전세가격이 최근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매물 적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침체 따른 영향으로 수요자들이 대출을 꺼리고 있으며, 강북권의 일부 지역에서는 이주비용 등을 줄이기 위해 보통 현재 살고 있는 집을 재계약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세가가 중대형 중심으로 하락하면서 중소형 아파트의 전세가가 중대형을 따라잡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가가 8개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지난 3월 중소형(전용 85㎡ 이하)과 중대형(전용 85㎡ 초과)의 가격차이는 147만원이었으나 현재는 127만원으로 좁혀졌다.

지난 3월 대비 중소형 아파트의 3.3㎡당 평균전세가는 현재 1.07%(562만→568만원)로 상승한 반면, 중대형은 -1.84%(708만→695만원) 하락폭이 컸다.

구별로 지난 3월과 현재의 중소형-중대형의 가격차이를 살펴보면, △송파구 150만→75만원(중소형 614만원-중대형 764만원→중소형 622만원-중대형 697만원)으로 가장 많이 줄어들었고, △중구 46만→11만원(중소형 672만원-중대형 718만원→중소형 682만원-중대형 671만원), △강동구 34만→4만원(중소형 540만원-중대형 574만원→중소형 518만원-중대형 522만원), △종로구 193만→176만원(중소형 577만원-중대형 770만원→중소형 601만원-중대형 777만원)으로 나타났다.

강동구 암사동 현대홈타운의 경우, 지난 3월 전세가가 82㎡ 1억 8,000만원-108㎡ 2억 4,000만원으로 무려 6,000만원이나 차이가 났으나 현재 82㎡ 1억 5,250만원-108㎡ 1억 7,000만원으로 108㎡가 겨우 1,750만원 비쌌다.

지난 10월 입주가 시작된 송파구 잠실동에 엘스(구 잠실주공1단지)는 현재 82㎡ 2억 500만원-108㎡ 2억 2,000만원으로 1,500만원의 차이가 났다. 트리지움은 지난 3월 전세가가 82㎡ 3억 500만원-108㎡ 3억 6,500만원으로 108㎡가 6,000만원이나 비쌌으나 현재는 82㎡ 2억 5,500만원-108㎡ 2억 8,000만원으로 2,500만원 정도의 차이가 났다.

부동산뱅크 신경희 팀장은 “신규 입주 단지에서 전세물량이 대거 쏟아지면서 약세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특히, 수도권 중심으로 입주하는 곳들은 중대형 아파트가 많은데다 전세 수요는 없기 때문에 당분간 전셋값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중대형 아파트의 공급 과잉이 현 경기침체에 맞물려 더욱 악화된 것”이라 설명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