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통령 최초로 유엔서"위안부 문제 거론하며 日 압박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한일 관계와 관련, "과거사의 핵심에는 일본군 위안부피해자 문제가 있고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역사적 진실이자 보편적 인권에 관련된 중차대한 사안"이다.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며 일본정부를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핵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A4용지 8장 분량의 연설문에서 북한 문제에만 3장을 할애했다.

 

기조연설의 하일라리트는 박 대통령이 북한의 리수용 외무상이 지켜보는 가운데 북핵 문제에 대해 단호한 메시지를 보냈을 때다. 박 대통령은 "북한은 21세기 들어 핵실험을 감행한 유일한 국가"라며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국제평화에 심각한 위협일뿐만 아니라 핵비확산체제의 근간인 핵무기비확산조약(NPT) 체제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스스로 핵을 포기하고 개혁과 개방을 선택한 여러 나라들처럼 경제발전과 주민의 삶을 개선하는 변화의 길로 나와야 한다"며 "그럴 경우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의 경제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변할 경우 경제발전을 지원하겠다는 '드레스덴 구상'을 거듭 강조한 셈이다.

 

자신의 공약이었던 '비무장지대(DMZ) 세계생태평화공원' 건설에 유엔이 나서줄 것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전쟁의 재발을 막기 위해 군사분계선을 따라 만들어진 DMZ는 지난 60년간 사람의 왕래도 막았다"며 "DMZ의 작은 공간부터 철조망을 걷어내고 남북한 주민들이 자연과 어우러져 소통할 수 있다면 DMZ 세계생태평화공원은 생명과 평화의 통로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혔다.

 

이어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우리나라 전 현직 대통령중 최초로 전세계 대표들이 참석한 유엔총회 석상에 꺼내놓았다.  "대한민국 정부는 분쟁지역에서 고난을 겪고 있는 수많은 여성과 아동들의 인도주의적 피해를 방지하는데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문을 열고 "전시 여성에 대한 성폭력은 어느 시대, 어떤 지역을 막론하고 분명히 인권과 인도주의에 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하며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뉴욕의 숙소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등 뉴욕 주요 연구기관 대표 초청 간담회에서 "내년이면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게 되는데 이를 계기로 양국이 보다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발전해가기를 희망하며 이를 위해서는 과거사의 상처에 대한 치유노력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또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올바른 역사인식을 보여줘야 하며 특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살아계시는 동안 그 분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전향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며 "저는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상대를 배려하는 용기있는 결단을 통해 보다 안정적이고 우호적인 한일 관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모리 요시로 전 총리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아베 일본 총리의 정상회담 제안에 대해 "과거 한일간 정상회담을 개최한 뒤 양국관계가 잘 풀리기 보다 오히려 후퇴하는 상황도 있었음을 교훈으로 삼아 사전에 잘 준비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며 "55분 밖에 남아있지 않은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생존해 계신 동안 명예를 회복시켜 한일관계가 잘 발전될 수 있도록 모리(요시로) 전 총리의 역할을 기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는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한일 관계의 안정적 발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며 "지금 한일 관계가 어렵기는 하지만 우리는 지난 3월 헤이그 한미일 정상회담을 비롯해 3국간에 다양한 차원의 공조를 해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중국과의 외교에 대해 "우리는 중국의 부상이 국제규범에 따라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 아래 대중 외교를 펼치고 있다"며 "한중 관계와 미중 관계도 제로섬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통일 문제와 관련, "저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궁극적으로 한반도 통일을 통해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한반도 통일이 세계사에 기여할 날이 하루빨리 다가올 수 있도록 여러분과 미국의 통일에 대한 관심과 지지를 당부드린다"며 지원을 요청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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