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9일부터 평창이 또 한번 전세계인들의 주목을 받을 예정이다. 바로 ‘지구촌 생물올림픽’으로 불리는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가 이 곳에서 열린다.

 

생물다양성협약(CBD,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은 1992년 브라질 리우 유엔환경개발회의 당시 함께 채택된 기후변화협약(UNFCCC), 1994년 프랑스 파리에서 채택된 사막화방지협약(UNCCD)과 더불어 세계3대 환경협약 중 하나이다.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공식 로고.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 공식 로고.

이 같은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주요 정책과 이행 방안 등의 논의를 위해 2년마다 개최하는 당사국 총회는 생물다양성분야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이다.

우리나라가 주최하는 올해 총회는 강원 평창 알펜시아 일대에서 194개 당사국 정부 대표단과 국제기구, 산업계, 비정부기구(NGO) 관계자 등 약 2만여 명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돼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된다.

 

내년 이후 UN의 새로운 개발목표인 지속가능발전목표의 채택을 앞두고 열리는 이번 총회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Biodiversity for Sustainable Development)’을 주제로 하고 있으며 ▲정부대표 간 공식 협상회의로 협약관련 최고 의사 결정회의인 당사국총회(COP) ▲부속의정서회의(COP-MOP) ▲고위급회의(HLS) ▲부대행사 등으로 구성됐다. 

왜 생물다양성인가?

UN 환경프로그램 보고서(2000년)에 따르면 전 세계 생물종은 1400만종으로 추정되며 이 중 약 175만종(13%)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서식지 감소, 기후변화 등으로 생물종은 급격히 감소하는 중이다. 

과학기술의 발달과 인구증가, 산업화·도시화 등 인류문명의 진보는 생물종의 멸종과 개체수의 감소, 그리고 생태계의 훼손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물다양성은 지속적으로 위협받고 있다.

UN의 제3차 생물다양성 전망보고서(2010년)는 이 같은 산업화 도시화의 상황에서 생물종 감소는 자연상태에서보다 1000배 이상 빨리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생물다양성은 인류의 생존문제와 직결된다. 따라서 생물다양성이 줄어든다는 것은 인류의 생존과 건강에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실제로 인류의 식량은 거의 100%가 동식물성이며 의약품, 화장품 등 실생활에서 필요한 많은 제품들은 동식물성 추출 물질을 주요 성분으로 하고 있다.

 

예를 들어 아스피린은 버드나무 추출물질에서, 신종플루 치료제인 타미플루도 팔각회향이라는 식물에서 만들어진다. 1981년에서 2006년까지 개발된 신약의 절반에 가까운 약 48%가 자연물질에서 유래한 것이다.

멸종위기 생물, 특산종 등으로 구성된 총회 홍보대사 반달가슴곰·수달·미선나무·왕오색나비. 이를 캐릭터화해서 각 생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려 캐릭터 이미지도 제작했다. 왼쪽부터 산이, 물이, 하늘이, 들이.
반달가슴곰·수달·미선나무·왕오색나비 등 멸종위기 생물, 특산종 등으로 구성된 총회 홍보대사 . 환경부는 각 생물이 가지고 있는 특성을 살려 캐릭터 이미지도 제작했다. 왼쪽부터 산이, 물이, 하늘이, 들이.

 

이번 총회에서는 2011~2020 생물다양성 전략계획과 목표의 이행현황을 중간점검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을 도출할 예정이다. 앞서 UN은 2011~2020년을 ‘생물다양성 10년’으로 선포하고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제10차 총회에서 전략계획과 20개 아이치 타깃을 채택한 바 있다.

 

아이치 타깃이란 2020년까지 보호지역 면적 비율을 육상지역은 17%, 연안·해양지역은 10%까지 확대하고 훼손된 생태계를 15% 이상 복원하는 등의 20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지구적 생물다양성 공통 목표이다.

 

194개 당사국 참여, 역대 최대 규모…총회 결과 아우르는 ‘강원선언문’ 채택

총회는 목표달성을 위해 필요한 구체적인 향후 추진 필요사항을 과학기술협력, 재원동원, 개도국 역량강화 등 핵심수단별로 묶어 ‘평창로드맵’으로 채택할 예정이다.

 

우리나라는 특히 ‘과학기술협력증진’을 통해 평창로드맵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으로 선진국의 과학기술역량 및 재원과 개도국의 과학기술수요를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바이오브리지 이니셔티브’를 제안한다.

환경부와 강원도는 내년 10월 개최하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총회를 300일 앞두고 11일 오후 평창 알펜시아에서 성공개최를 위한 D-300일 행사를 개최했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지난해 연말 평창 알펜시아에서 열린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CBD) 당사국총회 D-300일 행사. 윤성규 환경부 장관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연합뉴스.무단전재-재배포금지)


또 다음달 15~16일에 열리는 최고위급 포럼인 고위급 회의에서는 총회 결과를 아우르는 ‘강원선언문’을 채택해 비무장지대(DMZ)와 같은 접경지역의 생물다양성 보존과 평화 증진 등 우리 정부의 관심 의제를 담을 예정이다. 고위급회의에서 선언문(Declaration) 형태로 채택되는 것은 총회 10년만의 일이다.

 

아울러 총회기간에는 당사국간의 의사결정회의와 더불어 학계, 시민단체, 산업계, 지자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의 소통과 협력의 장을 마련하기 위한 부대행사와 전시 등도 열린다.

 

청소년들이 바라보는 생물다양성(10월 4~5일, 생물다양성 청소년총회),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의 역할(10월 12~14일, 생물다양성 지방정부 정상회의), 기업의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 참여(10월 12~14일, 창조경제 촉진을 위한 비즈니스 포럼) 등 200여개의 세미나, 심포지엄, 포럼이 개최된다.

 

이번 총회는 강원도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UN회의이자 역대 우리나라에서 개최된 환경관련 회의 중 가장 큰 규모의 회의로 기록될 예정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있는 강원도는 이를 대규모 행사 경험을 축적하고 역량을 키워 나가는 기회로 삼기 위해 노력 중에 있다.

 

이를 위해 강원도는 총회에 투입되는 물품에 지역산품의 사용을 유도하고 ‘강원특산물 축전’, ‘양양송이축제’ 등 총회를 전후해 강원도 일대에서 개최되는 다양한 지역축제를 통해 강원도의 특산물을 해외에 알릴 계획이다.

 

이와 연계해 참가자들이 한국의 문화와 강원도 경관을 즐길 수 있는 생태관광·문화탐방코스(14개), 문화공연, 체험행사 등도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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