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시장이 말 그대로 ‘빈사’상태에 놓였다. 매수자는 물론 매도자까지 찾아볼 수 없는 시장흐름이 지속되면서 지역별로 아파트 ‘시세’를 알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부동산뱅크 시황분석팀 김근옥 팀장에 따르면 간간이 급매보다 저렴한 매물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던 일부 지역 역시 이주 들어 거래가 일제히 끊긴 모습이다. 부동산뱅크에 따르면 6.2 지방선거가 마무리된 6월 첫 주 부동산시장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66개 전 지역이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국 아파트값이 지난주와 동일하게 -0.08%의 변동률을 나타낸 가운데 서울이 0.13% 떨어졌고, 신도시와 경기도 지역은 각각 -0.06%, -0.15%씩 약세를 보였다. 이번주 인천은 0.05% 뒷걸음질쳤다.

서울 권역별로는 강남권은 지난주와 동일하게 -0.15%를, 비강남권은 -0.11%의 변동률을 기록했다. 유형별로는 전주 주춤하던 재건축 단지가 이번주 낙폭을 0.25%p 확대하며 -0.35%를 나타냈고, 일반아파트와 주상복합단지는 지난주보다 하락폭을 줄였지만 -0.08%의 변동률로 약세장은 여전했다.

서울 재건축 구별로는 급매물이 소화된 서초구가 0.04% 소폭 올랐지만 송파구(-0.61%), 강동구(-0.54%), 강서구(-0.54%), 강남구(-0.49%) 등이 줄줄이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이번주 서울 아파트값을 끌어내렸다. 송파구 신천동 H공인 대표는 “그동안 매매시기를 뒤로 미루면서 버티던 집주인들도 한두 명씩 이번주부터 가격을 내려서 매물을 내놓고 있다”며 “면적별로 5~6개씩 물건이 쌓이고 있지만 사려는 사람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송파구 신천동 장미2차 151㎡(46평형)가 12억 3,000만 원에서 11억 8,000만 원으로, 강동구 명일동 삼익그린2차 59㎡(18평형)가 3억 6,500만 원에서 3억 3,500만 원으로, 강남구 대치동 은마 112㎡(34평형)가 11억 3,000만 원에서 10억 8,500만 원으로 매매가가 조정됐다.

서울 일반아파트 구별로는 금천구(-0.60%), 강북구(-0.42%), 중구(-0.29%), 노원구(-0.21%), 양천구(-0.12%), 성동구(-0.10%), 성북구(-0.10%), 관악구(-0.10%), 도봉구(-0.09%) 등의 순으로 하락세를 이었다.

금천구는 시흥동, 독산동 일대 단지들이 약세장을 이끌었다. 올 초부터 시작된 거래부진이 장장 5개월간 지속되면서 매물적체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시흥동 K공인 대표는 “몇 달간 매매거래가 일제히 끊긴 탓에 손님이 찾아와도 시세를 언급하기가 곤란하다”며 “최근 들어서는 그나마 간간이 이뤄지던 전세거래마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며 하소연했다. 시흥동 벽산타운5단지 82㎡(2억 4,000만→2억 3,250만 원), 독산동 주공14단지 49㎡(1억 4,000만→1억 3,000만 원), 시흥동 무지개 49㎡(2억 5,250만→2억 4,750만 원) 등이 하락세를 보였다.

강북구는 미아뉴타운, 길음뉴타운 등의 새아파트 입주로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신규 입주 단지들의 경우 매물은 쌓이는 반면 거래부진으로 시세를 알 수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러한 여파로 인근 SK북한산시티(108㎡, 3억 5,000만→3억 3,500만 원), 신일해피트리(108㎡, 3억 4,500만→3억 4,000만 원) 등의 단지들도 맥을 못 췄다.

신도시는 중동과 분당이 이번주 보합세를 기록한 가운데, 일산(-0.21%), 산본(-0.19%), 평촌(-0.05%) 등의 순으로 하락세를 이었다. 일산은 132㎡(40평형)대 이상의 급매물이 계속해서 쌓이면서 약세를 면치 못했고, 마두동 정발건영빌라5,6단지 155㎡(47평형)가 7억 원에서 6억 3,500만 원으로, 일산동 후곡현대3단지 158㎡(48평형)가 6억 2,000만 원에서 5억 7,500만 원으로 주저앉았다.

경기도는 외곽지역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연천군(-0.79%), 의정부시(-0.75%), 안성시(-0.41%), 파주시(-0.37%), 과천시(-0.28%), 이천시(-0.26%), 용인시(-0.26%), 의왕시(-0.19%) 등의 순으로 매매가가 하락했다. 연천군 예일세띠앙 108㎡(1억 7,500만→1억 7,000만 원), 의정부시 장암동 장암주공2단지 69㎡(1억 7,750만→1억 5,250만 원), 안성시 공도읍 주은청설 56㎡(6,650만→6,300만 원) 등이 아파트값 하락세를 보였다.

인천은 지난주 보합세를 기록했던 동구(-0.13%)가 하락세에 합류한 가운데, 서구(-0.14%), 연수구(-0.07%), 남동구(-0.02%), 계양구(-0.02%) 등의 순으로 약세장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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