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폽토졸’투여한 생쥐 암 발생률 평균 60% ↓

[중앙뉴스=김종호기자] 국내 연구진이 암세포의 성장을 저해하고 자살을 유도하는 항암물질을 개발했다. 해당 물질은 동물실험을 통해 효능이 입증됐다.

 

▲ 연세대 화학과 신인재 교수    

연세대 화학과 신인재 교수팀은 16일 HSP70의 작용을 저해하는 물질 '아폽토졸'(Az : Apoptozole)을 개발, 세포 실험과 암 모델 생쥐 실험을 통해 이 물질이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고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셀'(Cell)을 발행하는 셀프레스의 화학·생물학 저널 '캐미스트리 & 바이올로지'(Chemistry & Biology, 3월 13일자)에 게재됐다.

 

HSP70은 정상 세포에서는 열충격 등 외부 스트레스가 가해졌을 때 세포가 죽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하지만 암세포에서는 오히려 항암제 내성을 강하게 만들어 암세포가 죽는 것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이 단백질의 활성을 억제하는 저해제를 개발, 항암제로 사용하고자 하는 연구가 널리 진행되고 있으나 아직 성공한 예는 없는 상태다.

 

연구진은 이 연구에서 새로운 HSP70 저해제로 아폽토졸을 개발, 각종 암세포를 이용한 실험으로 이 화합물의 세포 내 작용 과정을 밝히고, 암세포를 이식한 생쥐모델에 투여해 항암효과를 검증했다.

 

그 결과 아폽토졸은 암세포 내에서 HSP70이 세포자살(apoptosis)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인 에이팝-1(APAF-1)과 상호작용 하는 것을 막아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알려진 항암제인 독소루비신(Doxorubicin)을 아폽토졸과 함께 암세포에 처리하면 항암효과가 더욱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피부에 사람의 폐암과 결장암, 자궁경부암 세포 조직을 이식한 생쥐 모델에 2일에 한번씩 2주간 아폽토졸(4㎎/㎏)을 투여한 결과, 암 조직의 크기가 대조군보다 폐암은 61%, 결장암 65%, 자궁경부암은 68% 감소했다.

 

또 자궁경부암 세포 조직을 이식한 생쥐에 같은 방식으로 아폽토졸과 항암제 독소루비신을 따로 투여하고, 이어 두가지를 함께 투여한 결과 아폽토졸과 독소루비신을 따로 투여했을 때는 암 조직 크기가 각각 68%와 61% 감소했으나 두가지를 함께 투여했을 때는 81%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새로운 항암물질 아폽토졸(Az : Apoptozole)과 작용과정. 아폽토졸은 세포자살(apoptosis)을 막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단백질 열충격단백질70(HSP70)이 세포자살 진행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인자인 에이팝-1(APAF-1)과 상호작용 하는 것을 막아 암세포의 자살을 유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신인재 교수는 "아폽토졸을 투여한 경우에는 체중 감소나 설사, 치료 관련 사망 등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아폽토졸이 기존 항암제 농도를 낮춰 부작용은 줄이고 항암효과는 높일 수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 연구가 효능이 뛰어난 새로운 항암제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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