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권 북극해저 산맥 로모노소프 해령 영유권 다툼

[중앙뉴스=문상혁기자]각 나라 스파이들에 집합소는 어디일까? 호텔,공장,아파트가 아니다 추운 북극으로 알려졌다.

 

▲북극점을 지나는 파랑색 실선이 로모노소프 해령이다.

 

오늘날 북극은 첨단 기술장비로 무장한 스파이 활동의 집합소가 되고 있다.미국의 외교안보 전문매체 포린 폴리시는 최신호에서 북극해에 면한 미국,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 5개국이 북극권, 그중에서도 북극해저 산맥 로모노소프 해령(海嶺)의 영유권을 두고 벌이는 치열한 각축전을 소개했다. 

 

로모노소프 해령을 덮고 있던 억겁의 얼음층이 지난 1975년부터 2012년 사이에 65%나 녹아 없어짐으로써, 이 자원의 보고에 눈독 들이는 5개국이 자국 대륙붕의 연장론을 근거로 피아를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깃발꽂기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추정에 따르면, 북극권엔 화석연료만 해도 지구상의 미발견 석유의 13%, 천연가스의 30% 등 온갖 자원이 얼음 속에 갇혀 있다.

 

북극과 북극권의 절반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는 러시아는 지난 2007년 북극 아래 수심 4천200m 해저에 녹이 슬지 않는 티타늄으로 만든 국기를 꽂기도 했다.

 

이에 "지금은 세계 아무 데나 깃발을 꽂고는 '여기가 내 땅'이라고 선언하던 15세기가 아니다"며 반발했던 캐나다는 2013년 12월 산타 클로스의 국적이 캐나다라고 선포하고 북극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는 계획을 발표하는 일도 있었다.

 

▲2003년 4월 북극해에서 미국 핵추진 잠수함 훈련 중 함 후미에 곰이 다가가고 있다.  

 

포린 폴리시는 이러한 경쟁을 가리켜 북극권 이누이트족의 속담을 인용해 "얼음이 깨질 때 비로소 누가 친구이고 적인지 알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들 나라가 북극권에 파견한 군인, 스파이, 과학자들이 상대국들의 민간인, 정부, 군사 통신과 레이더 신호, 미사일 시험을 엿듣고 군사 시설과 항만, 기지들에 대한 정찰 사진을 찍는 스파이 활동이 이제는 "북극 생태계의 하나"로 자리잡을 정도가 됐다.

 

현재 이들 나라 북극권에 대한 영유권 주장은 1982년 제정된 국제해양법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조항의 규제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러시아, 캐나다, 노르웨이, 덴마크를 비롯해 170여개 국가가 이 조약에 가입했다. 

 

그러나 미국은 보수적인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미국의 군사 및 기업 활동이 유엔의 통제를 받게 된다는 이유로 국제해양법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

 

포린 폴리시는 이를 이유로 미국이 북극권을 둘러싼 이해관계국들의 각축전에 끼어들 논리적 근거가 부족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수년 후 북극해가 기업들의 사업장이 될 때 다른 나라들은 바다밑 자원 채굴과 새로운 북극 항로 수송에 바쁜데 미국은 인공위성과 교신에만 바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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