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김종호기자] 우리나라 청년층의 고학력화가 심화되면서 대졸 이상 100명 중 17명은 눈높이를 낮추면 취업이 가능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대학 정원 증가에 따른 고학력화 현상으로 전국 모든 권역에서 기능직 인력 공급이 부족한 구인 우위의 '미스매치(수요·공급 불일치)'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지역협력실 지역경제팀 김영근 과장이 28일 내놓은 '권역별 노동수급 미스매치 현황 및 시사점'에 따르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더딘 가운데 높은 대학 진학률 등으로 구직 비중이 상승하면서 미스매치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8~2009년과 금융위기 이후 2010~2014년 학력별 구인·구직 비중을 비교한 결과 대졸 이상 구인 비중은 5.4%에서 5.3%로 거의 변함이 없는 반면 구직 비중은 19.8%에서 22.6%로 껑충 뛰었다. 고용주가 100명 중 5명의 대졸 이상 학력 일자리를 구하고 있는데 22.6명이 지원하고 있는 셈으로 17명은 하향 취업해야 함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의 25~34세 연령층 대학 졸업인구 비중(2013년 기준)은 67.1%로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OECD 회원국 평균인 40.5%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대학 졸업인구 비중이 두 번째로 높은 일본(58.4%)과의 격차도 8.8%p에 달했다. 미국 44.8%, 영국 48.3% 등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았다.

 

반면 고졸의 경우 구인 비중(63.4%→65.3%)이 상승한 가운데 구직 비중(42.5%→40.9%)은 하락하면서 일자리가 늘어남에도 구직자를 구할 수 없는 현상이 심화됐다.

 

김 과장은 "고학력화 현상으로 2010∼2014년 중 대졸 구직자의 상당수는 하향 취업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학정원 확대에 따른 고학력화로 기능직의 노동수급 미스매치가 모든 권역에서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김 과장은 "기능직의 경우 구인수요는 확대되고 있으나 중소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높은 노동강도와 저임금 등으로 구직 기피가 심화되고 있다"며 "정책당국과 업계에서는 근로 여건 개선을 위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 "수도권을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관리·전문·사무직의 미스매치가 심화하고 있으므로, 주력산업과 연계한 연구기능의 확충, 지방 서비스업 전문화 등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 창출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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