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 용산점에 진열된 수입산 소고기 모습.  


[중앙뉴스=신주영기자]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국가가 늘어나고 수입 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이 줄어들면서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수입 농축수산물의 공습이 거세다.대형마트는 수입국가와 품목을 다양화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입맛과 가격경쟁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하고 있다.

 

◇ 대형마트 수입 쇠고기 매출, 한우 첫 추월

 

대형마트에서 수입산의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품목은 과일(바나나·체리·오렌지 등)과 쇠고기, 돼지고기, 고등어, 갈치 등이다.

 

일부 마트에서는 올해 수입 쇠고기 매출이 한우 매출을 앞지르기도 했다.

이마트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수입 과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가량 늘었다고 3일 밝혔다. 전체 과일 매출에서 수입 과일이 차지하는 비중은 40.4%에서 41.3%로 늘었다.

같은 기간 수입산 쇠고기 매출은 16.3% 신장하며 처음으로 한우 매출을 앞질렀다. 쇠고기 매출에서 수입산 비중은 지난해 45.1%였으나 올해 50.4%로 절반을 넘어섰다.

 

수입산 돼지고기 매출도 148.6% 신장했다. 돼지고기는 아직 국내산 비중이 절대적이긴 하지만 전체 매출에서 수입산 비중은 1.8%에서 4.3%로 크게 올랐다.

 

수입산 고등어(4.9→10.4%)와 문어(59.3→82.2%), 갈치(13.3→15.8%)의 매출 비중도 모두 늘었다. 홈플러스는 올해 1∼10월 수입과일(미국산 오렌지, 칠레산 포도, 미국산 체리, 필리핀산 바나나 등)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 증가했다고 밝혔다.

 

수입채소(중국산 마늘쫑, 뉴질랜드산 단호박, 중국산 브로콜리, 태국산 아스파라거스, 태국산 노랑옥수수 등) 매출은 31% 늘었다.

 

이 기간 수입 수산물(사우디·인도·태국산 새우, 노르웨이산 연어 등)과 수입 축산물(호주·미국산 쇠고기, 멕시코산 돼지고기 등) 매출은 각각 15%, 35% 증가했다.

 

롯데마트에서도 수입 과일(10.3%), 수입 쇠고기(14.9%), 수입 생선(1.6%) 등 수입 신선식품의 매출이 신장했다.

 

수입 농축수산물의 이 같은 '파죽지세'는 정부 통계를 통해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관세청과 해양수산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과실류는 전체 수입액이 5.2% 증가했다. 오렌지(10.4%), 키위(7.9%), 망고(28.6%), 레몬(61.1%)의 수입액 증가가 특히 두드러졌다.

 

채소류는 고추(5.7%), 김치(11.1%), 후추(45.5%), 스위트콘(19.2%)의 수입 증가로 전체 수입액이 8.5% 증가했다.

 

다만, 곡류는 쌀 수입이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했음에도 곡류 수입액의 약 60%를 차지하는 옥수수 수입액이 14.8% 감소해 전체 수입액이 6.5% 감소했다.

 

쇠고기와 돼지고기 수입액은 각각 11.7%, 2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산물 수입액은 3.3% 증가했다. 게(33.1%), 연어(19.5%), 명태(10.8%)의 수입액이 증가한 반면 낙지(-13.1%)와 오징어(-11.9%)는 감소했다.

 

◇ 수입산 최대장점은 가격경쟁력…품목 다변화

 

수입산 식품의 최대 장점은 가격 경쟁력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현재 한우 등심은 100g당 8천500원선이지만 호주산 척 아이롤은 100g당 2천280원 수준이다.

 

국내산 삼겹살의 정상 판매가는 100g당 2천160원이지만 캐나다산 삼겹살은 1천80원으로 절반에 불과하다. 노르웨이산 자반 고등어는 4천980원(大사이즈 기준)으로 같은 크기의 국내산 자반 고등어보다 1천원 정도 싸다.

 

이마트는 올해 멕시코산 아보카도·라임, 아랍에미리트(UAE)산 생갈치, 아르헨티나산 새우 등을 처음으로 수입하기 시작했다. 아랍에미리트산 생갈치는 9∼10월 두 달간 30t, 5억원어치 물량을 완판했고 아르헨티나산 새우는 10월 15일부터 판매 보름 만에 7t, 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산 라임의 절반 가격 수준인 멕시코산 라임(개당 1천원)도 올해 2월부터 판매해 10월까지 9개월간 5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뉴질랜드산 가격의 절반 수준인 멕시코산 아보카도(개당 1천500원)도 4∼10월 1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롯데마트는 수산 자원 고갈로 가격이 높아지는 국내 수산물을 대체할 수 있는 수입 수산물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마트의 연도별 수산물 운영 현황을 보면 2000년만 하더라도 4개 국가에서 5개 품목을 수입했으나 2014년 말 35개 국가, 55개 품목으로 대폭 늘었다. 이 기간 전체 수산물 매출에서 수입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9.9%에서 45.5%로 증가했다.

 

백혜성 이마트 신선식품 해외소싱팀장은 "최근 기후 변화가 급격해지고 정치경제적인 이유로 글로벌 수요와 공급이 다변화하고 있다"며 "가격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직접 수입하기 위해 품

목과 국가에 제한을 두지 않고 탐색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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