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그룹


[중앙뉴스=신주영기자]동부그룹이 2년여에 걸친 구조조정을 마무리하면서 전자·금융부문을 중심으로 주요 계열사의 실적개선(턴어라운드)이 이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그룹 구조조정은 지난 2013년 10월 시작됐다. 동양 사태 여파로 회사채 시장이 완전히 무너지면서 동부그룹에도 유동성 위기가 찾아왔다.

 

금융당국은 동부, 현대, 한진 등 3개 그룹을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한 기업으로 지목해 강도높은 자구노력을 주문했다.

 

◇ 금융·전자부문으로 그룹 재편 = 동부그룹은 그해 12월 주채권 은행이던 산업은행에 구조조정의 전권을 위임하고 자구작업에 들어갔지만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많았다.

 

산업은행이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자산을 매각하는 방식을 추진했으나 곳곳에서 난항을 겪었다. 2014년 6월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건설 당진발전을 묶어서 파는 패키지딜을 포스코에 제안했으나 매각은 무산되고 말았다.

 

패키지딜 실패의 충격으로 동부그룹 제조분야 계열사 신용등급은 대여섯 단계씩 하락해 투기등급으로 추락했다.

 

일부 계열사들은 보유자산을 팔아가며 버텼다. 가까스로 회사채를 상환하고 생존에 성공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 계열사들은 매각, 워크아웃, 법정관리가 불가피해졌다.

 

동부그룹은 지난 4월 동부팜한농을 LG화학에 매각한 것을 끝으로 사실상 구조조정 작업을 마무리했다. 현재는 동부화재를 중심으로 한 금융부문과 동부하이텍을 중심으로 한 전자부문으로 그룹이 재편됐다.

 

◇ 전자부문 5개 계열사 모두 흑자전환 = 동부화재는 1분기 2조8천여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1천282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6개 금융계열사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동부하이텍을 비롯한 전자부문 5개 계열사는 지난해 모두 흑자로 전환했고 올 1분기까지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동부하이텍은 2001년 상업생산을 시작한 이래 10여년간 고전을 거듭했다. 매년 수천억원씩 투입될뿐 이익을 내지 못하던 회사였다.

 

동부하이텍은 올해 1분기에 매출 1천839억원, 영업이익 407억원, 경상이익 순이익 272억원의 실적을 냈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22.1%로 전년 동기(12.6%)와 전 분기(16.6%)에 비해 각각 9.5%, 5.5% 포인트 높아졌다.

 

스마트폰용 오디오칩, 터치스크린칩 등 고부가 제품 수주가 늘었기 때문으로 동부하이텍은 분석했다.

 

동부 관계자는 "아날로그 공정 위주로 기술을 특화하고 공정혁신을 통해 원가구조를 개선하면서 수익성 높은 제품을 늘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동부하이텍은 김준기 동부 회장이 애착을 가진 회사다.

 

1997년 동부전자를 설립하면서 전자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반도체 시황 부진과 높은 기술 진입장벽, 막대한 초기투자비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0년대 중반 사업방향을 아날로그 반도체에 특화한 파운드리 기업으로 전환하면서 회생 기반을 마련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중에는 국내 유일하게 글로벌 10위권(톱 10)에 진입해 있다.

 

김 회장은 2009년 사재 3천500억원을 출연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동부그룹에 편입된 동부대우전자(전 대우전자)도 신흥국 시장 침체 속에서도 3년째 영업이익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 3천700억원의 매출과 30억원의 경상이익을 기록했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제품 설계와 개발단계부터 부품 표준화, 공용화, 모듈화를 적용한 글로벌 플랫폼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LED조명업체인 동부라이텍도 작년 848억원의 매출과 43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최근 미국 맥스라이트, 일본 오츠카쇼카이, 이란 엔텍합 등과 제휴했다.

 

제조분야 지주회사 역할을 하며 IT 사업에 주력하는 ㈜동부도 1분기 매출 457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비율은 56.2%로 전년 동기(102.4%) 대비 절반 정도로 낮췄다. 2014년 한때 차입금 2천700억원, 부채비율 200%를 넘었던 점을 감안하면 크게 개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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