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에서 열린 346회 국회(정기회) 개회식 에서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국회의장에게 항변하고 있다.  © 중앙뉴스

 

2일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어제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346회 국회(정기회) 개회식에서 정세균 국회의장의 국회 개회사는 "여소야대 상황에 처한 여당을 농락한 것"이라면서 "무슨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정 의장은 1일 국회 개회사에서 “국민의 공복인 고위공직자, 특히 청와대 민정수석이라는 자리는 티끌만한 허물도 태산처럼 관리해야 하는 자리이자 검찰에 대한 영향력을 크게 행사하는 자리다. 그런데 그 당사자가 그 직을 유지한 채 검찰 수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국민들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라며 우 수석의 사퇴를 요구하는 발언을 했다.

 

또한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을 주장했고, 사드 배치에 대해선 “정부의 태도는 우리 주도의 북핵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동의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정부를 공개 비판했다.

 

이에 정치권은 정치적 중립을 요구받는 국회의장이 여야간 의견이 첨예한 현안을 직접 언급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일자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정 의장의 발언에 항변했다.   

 

정 원내대표는 오늘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장은 엄정한 중립성을 요구받는 자리"라며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얘기가 정 의장 본인이 2008년 국회 속기록에 남긴 얘기와 토씨 하나 틀리지 않다"며 "역지사지(易地思之)에서 항상 정치를 생각해봐야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또 "개원사라는 중요한 연설에서 첨예한 정치적인 이슈들을 언급했다"며 "정치적으로는 중립이지만 정책적으로는 중립일 필요가 없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다"고도 했다.또 "사회권을 부의장에게 넘겨서 급한 불을 끄자고 했지만 그것도 듣지 않았다며  "아무리 봐도 무슨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정헌 대표가 얘기했던 중증의 대권병과 전염병에 오염된 것 때문이냐'는 질문에 "그것 말고도 또 있지 않나 싶다"며 "계산되지 않은 우발적으로 나온 연설일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정 의장은 개회사에서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거취 논란, 사드 배치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고 새누리당 의원들은 강하게 반발, 집단으로 본회의장을 퇴장하면서 20대 정기국회가 시작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의원 수십여 명이 전날(1일) 밤 정세균 국회의장의 개회사에 반발하며 국회의장실을 점거하는 소란도 벌어졌다.

 

한편 정 의장은 의장실을 항의 방문한 정진석 원내대표에게 “어떠한 정치적 의도 없이 국민의 뜻을 받들어 현안에 대한 입장을 사심 없이 이야기한 것”이라고 개회사 언급배경을 밝혔다.

그러자 친박계 김태흠 의원이 주도하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정세균 의장 사퇴를 촉구하는 등 두 시간 가까운 항의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은 정 의장과 면담하기에 앞서 출입을 막는 경호원의 멱살을 잡기도 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 news@ejanews.co.kr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