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태로 사망자 400여명…실종자도 600명 넘어

▲ 폭우로 인해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서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인근 리젠트에서 15일(현지시간) 자원봉사자들이 희생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중앙뉴스=김주경 기자] 14일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의 리젠트 지역에서 14일(현지시간) 집중호우에 따른 대규모 산사태로  400명이 숨지고, 600명이 실종됐다. 이 곳은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참혹했다. 특히 사고 당시 잠을 자던 주민 수백 가구가 미처 대피하지 못하고 흙더미에 깔린 터라 복구작업이 진행될수록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시에라이온 정부의 한 관계자는 교회 한 곳이 진흙더미에 파묻혀 그 안에 있던 60여 명이 한꺼번에 숨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번 산사태가 최근 20년간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재해 중 최악의 참사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빅터 터 포 시에라리온 부통령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수백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상황이 너무 심각해서 현장이 차단됐다"고 밝혔다. 

 

BBC 등 해외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수도 프리타운의 리젠트 지역에서 발생한 산사태가 빈민가 주택가를 뒤덮으면서 수백명의 사람들이 피해를 입었으며, 계속된 폭우로 강은 범람해 인근 지역은 물바다가 됐고, 물에 잠긴 주택 지붕 위에서 구조를 기다리는 주민들이 물 위를 둥둥 떠다니는 시신을 바라보는 모습도 포착됐다고 밝혔다.

 

구조·복구 장비가 턱없이 부족해 자원봉사자들이 맨손으로 흙더미를 파내 생존자를 구조하거나 시신을 꺼내고 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이처럼 구조·복구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는 시에라리온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했다. 어니스트 바이 코로마 시에라리온 대통령은 "지금 우리나라는 긴급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며 국제사회에 긴급구호를 요청했다.

 

구호작업을 돕던 인근 주민 소리 방구라는 "사람들을 구해내려고 하루종일 흙더미를 파고 있지만, 인원이 충분치 않아 소용이 없다"며 "어떤 집은 통째로 파묻혀 구조장비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주민들은 정작 구조에는 손쓰지 못하고 있는 정부에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특히, 사고 당시 폭우경보 조차 알리지 않아 분노는 더욱 커지고 있다.

 

이 곳 프리타운은 바다에 인접해 있음에도 배수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아 집중호우가 쏟아질 때마다 홍수피해를 입었다.

 

산사태가 추가로 발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시 곳곳이 물에 잠겨 장티푸스나 세균성 이질, 콜레라와 같은 수인성 전염병이 퍼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밝혔다.

 

프리타운의 한 주민은 "지금이 우기라 상황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 가족이 다음 희생양이 될 수 있다는 것이 두렵다"라며 "추가 재해를 막을 길이 있겠지만 아무도 그 방법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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