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연구원은 20일 미국이 북한과의 미사일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위트 연구원은 이날 국제관계 전문지 포린폴리시(FP)에 '김정일의 미사일'이란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김정일 또는 그의 후계자(김정은)는 조만간 알래스카와 하와이, 심지어 미국 본토를 핵무기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미사일 협상에 조속히 착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지난 11일 북한에 미사일과 핵실험의 모라토리엄(유예)을 주문한 것은 중요한 첫발을 내디딘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미국이 지상 수백마일(300마일이면 483㎞) 높이에서 사람의 주먹만한 사물까지 분별할 수 있는 사상 최고 수준의 고(高)해상도 정찰위성을 발사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발사대에 올려진 북한 미사일의 크기ㆍ성능을 정확하게 파악하거나 군사ㆍ테러집단의 시설 등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할 수 있게 됐다.

CNN은 21일 미 정부의 위성들을 총괄하는 국가정찰국(National Reconnaissance OfficeㆍNRO)이 전날 오후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정찰위성 KH-11을 탑재한 23층 높이의 델타4 로켓(추진력 200만 파운드)을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공군에 따르면, 델타4 로켓은 2005년 퇴역한 기존 타이탄(Titan IV-B) 로켓보다 28m 가량 크고, 종전보다 900㎏ 무거운 위성체를 쏘아올릴 수 있다. 이처럼 거대한 로켓을 발사하기 위해 3년의 준비기간과 1억 달러의 인프라 업그레이드 비용이 투입됐다.

서울~부산 거리(약 450㎞)에 해당하는 높이에서 지름ㆍ폭 10㎝ 크기의 사물을 구별할 수 있는 초대형 광학장비 등을 쏘아 올리기 위해서다. 이 장비는 기존의 어떤 위성도 꿈꾸지 못했던 고해상도 영상을 제공한다.

KH-11은 고해상도 사진을 얻기 위해 적도 상공 3만6,000㎞ 높이에 떠있는 정지궤도위성(지구의 자전속도로 지구궤도를 회전)과 달리 지상 수백㎞ 높이의 최저 지구궤도를 돈다. 지구 200~6,000㎞ 상공을 약 90~100분마다 한 바뀌씩 도는 저궤도위성은 자원탐사, 해양ㆍ기상관측, 사진정찰 등 군사 목적의 첩보수집용으로 많이 이용된다.

NRO는 이번 발사가 향후 7~8개월에 걸쳐 실행되는 6번의 인공위성 발사 계획 가운데 3번째며 차기 발사는 다음달 5일로 예정돼 있다면서도 세부 성능 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하지만 위성정찰 및 인공위성 추적 전문가들은 KH-11가 "할리우드 영화에서 보듯 차량 번호판의 숫자까지 읽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기존의 어떤 위성보다 지상의 사물에 대한 고해상도 이미지를 제공할 것" "직경ㆍ폭 4인치(10㎝) 크기의 사물을 구별할 수 있어 발사대에 올려진 북한 미사일의 크기ㆍ성능을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고, 전세계 군사ㆍ테러집단 시설들을 정밀 감시하는 등 엄청난 가치를 가졌다"고 평가했다.

이번에 발사된 정찰위성은 이미 임무 수행중인 3대의 KH-11 가운데 2001년에 발사됐던 것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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