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사업에서 정치적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가 17일 4개월만에 가진 정례회동은 최근 UAE(아랍에미리트) 유전 확보와 국회의 농협법 통과 등이 화제로 오르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1시간 반 동안 진행된 조찬에서 이 대통령은 안 대표에게 "지난 국회 때 많은 일을 했더라"며 치하했다. "농협법은 역사적이죠"라고도 했다.

안 대표는 "대통령이 UAE에 가서 큰 성과를 거두고 왔기 때문에 국민은 굉장히 크게 평가하고 있다"고 UAE 유전 확보를 거론하며 화답했다.

이 대통령은 안 대표가 "동남권 신공항과 과학벨트 관련 갈등이 심하니 합리적 기준으로 신속히 결정해달라"고 말하자 "갈등이 정치권에서 나오는 걸 경계해야 한다"며 "국책사업에 대해 여야가 아니라 여여(與與)갈등이 되고 있어 문제"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 "국책사업에서 정치적 논리는 배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 대표는 "대통령이 사회원로를 비롯한 각계각층과 소통을 더해 줬으면 좋겠다"면서 "고물가, 구제역, 일자리 문제 등으로 민생이 상당히 어려우니 당정이 잘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류세 인하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UAE 유전 확보는 회동 내내 화제였다.

이 대통령은 "UAE에 독자 개발권을 달라고 하자 한국 능력을 의심하면서 반대했지만 왕세자가 아랍 형제국보다 가깝다며 밀어붙였다"는 `비화'도 소개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가 UAE측에 `한국과 왜 그리 친하냐'고 물을 정도로 우리와 UAE는 절친한 관계"라며 왕세자와의 친분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CEO(최고경영자) 출신인 이 대통령은 "1979년 현대건설이 UAE에 처음 와 주택단지 짓는 일만 했는데 유전개발권을 얻으니 감회가 새롭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의 뒷이야기도 나왔다.

이 대통령은 "희생자가 안 생기도록 해달라고 했는데 (국방)장관이 희생자 없는 작전은 없다고 해 마음이 무거웠다"고 소개하고, "작전하면서 우리 말로 `작전 시작하면 피하라'고 하라고 했는데 그대로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와 관련, 안 대표가 "당과 협력을 잘해야 한다"고 제안하자 "우리 꼭 유치하도록 해보자"고 화답했다고 안형환 대변인이 전했다.

안 대표는 이 과정에서 ▲강릉.동해.삼척 경제자유구역 지정 ▲원주 첨단의료기기 생산 기지화 등 당의 강원도 공약이 담긴 자료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통령과 안상수 대표는 조찬 뒤 약 15분간 독대해 4.27 재보선 공천 등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조찬에는 한나라당에서 원희룡 사무총장과 원희목 대표 비서실장, 안형환 대변인이, 청와대에선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정진석 정무수석, 홍상표 홍보수석이 각각 배석했고 이재오 특임장관도 참석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