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착오 겪는 ‘5G'…서비스 품질‧요금제 등 불만 속출
정부, 5G 산업 미래 먹거리 육성한다…“5G로 일자리 60만개, 수출 730억 달러 달성“
5G 세계최초 뺏긴 미국, 대규모 투자 예고…트럼프 “5G경쟁서 반드시 승리해야”

세계최초 5G 폰 삼성전자 갤럭시 S10 (사진=우정호 기자)
세계최초 5G 폰 삼성전자 갤럭시 S10 (사진=우정호 기자)

[중앙뉴스=우정호 기자] 지난 3일 한국이 ‘세계최초’ 타이틀을 따내며 5G를 상용화했지만 서비스 품질 및 요금제 문제 등 불만이 터져 나오며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이같은 문제에 이통3사와 최초 5G폰 ‘갤럭시S10’을 내놓은 삼성전자 역시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시행착오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이어 세계 최초로 범국가 차원의 ‘5G 플러스 전략’을 확정하며, 5G 산업을 국가 미래 먹거리 육성하려는 뜻을 내비쳤다.

2022년까지 30조 이상을 투자해 5G 기반 10대 핵심 산업과 5대 핵심 서비스 등 5G 플러스 전략 산업을 육성해 2026년 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일자리 60만개 창출, 730억달러 수출, 생산액 18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편 간발의 차로 한국에게 5G 세계최초 타이틀을 뺏긴 미국이 5G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5G 연설을 통해 미국이 5G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를 위해 과감한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5G 경주는 반드시 미국이 이겨야만 하는 경주”라며 “다른 나라가 미국을 앞지르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내 한 휴대폰 매장 (사진=우정호 기자)
서울시내 한 휴대폰 매장 (사진=우정호 기자)

시행착오 겪는 ‘5G'…서비스 품질‧요금제 등 불만 속출

지난 3일 국내 이동통신3사가 ‘세계최초’ 타이틀을 따내며 5G를 상용화했지만 최초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가장 큰 불만은 5G가 제대로 안 터진다는 것이다. 이통 3사가 기지국을 충분히 준비하지 않은 채 서비스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각 통신사의 5G망은 수도권 및 전국 주요 도심에 몰려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로부터 제출받은 ‘5G 기지국 신고 장치 현황’에 따르면, 3일 기준 5G 기지국은 전체 8만5261개가 설치됐다.

이 중 서울 및 수도권에 설치된 기지국만 따져보면 5만4899개(64.4%), 5대 광역시에 설치된 기지국은 1만8084개(21.2%)다. 5G 기지국 85%가 대도시에 집중됐다.

5G 전국망 구축에 필요한 기지국을 12만개로 계산했을 때 SK텔레콤은 17.7%, KT는 18.9%, LG유플러스는 9.2% 수준의 5G 기지국 설치율을 나타내고 있다.

이밖에도 사용자들은 5G에서 LTE로 전환됐을 때 데이터가 끊기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호소하고 있다. 갤럭시S10 5G 사용자들은 5G 망 커버리지에서 벗어났을 때 LTE망으로 통신 전환이 끊김 없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먹통 현상 일어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와 관련해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진행했지만, 여전히 관련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통신사는 이 같은 5G 품질 논란을 두고 고심 중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0일 오후 긴급 임원 회의를 열고 “오랫동안 5G서비스를 기다려온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라며 “5G 커버리지, 속도, 콘텐츠, 고객 서비스 등 모든 영역에서 고객의 목소리를 엄중하게 받아들여 서비스 완성도를 빠르게 높여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무제한 요금제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각 통신사는 5G 상용화를 앞두고 5G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했다. 하지만 속도나 기간에 제한이 있어 ‘완전 무제한’이라는 상품명이 무색하다는 평이다.
 
KT는 데이터 FUP(공정사용정책) 규정에 이틀 연속 일 53GB를 초과하여 사용하는 경우, 데이터 이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의 조항을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의 화살을 받았다.

LG유플러스 역시 FUP에 연속으로 일 50GB를 초과해 사용하는 경우 데이터 이용을 제한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두 통신사는 비난이 쏟아지자 최근 과기정통부에 해당 조항을 삭제한 서비스 이용 약관 개정을 신고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무제한 요금제를 프로모션 형식으로 발표했다. 6월30일까지 가입하면 올 연말까지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한다는 조건이다. 두 통신사는 현재 24개월 동안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것으로 기간을 변경했다.

문 대통령은 8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에서 “세계 최초 의미는 대한민국 표준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1996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1998년 세계 최초 초고속인터넷 상용화에 이어 대한민국 표준이 세계 표준이 될 세 번째 문을 열었다”라고 역설했다.(사진=청와대)
문 대통령은 8일 올림픽공원에서 열린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에서 “세계 최초 의미는 대한민국 표준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1996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1998년 세계 최초 초고속인터넷 상용화에 이어 대한민국 표준이 세계 표준이 될 세 번째 문을 열었다”라고 역설했다.(사진=청와대)

정부, 5G 산업 미래 먹거리 육성한다…“5G로 일자리 60만개, 수출 730억 달러 달성“

이처럼 세계 최초 5G 상용화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5G 관련 산업을 국가 미래 먹거리로 확정짓고 대규모 투자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세계 최초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에 이어 세계 최초로 범국가 차원의 5G 플러스 전략을 확정했다.

5G 기반 10대 핵심 산업과 5대 핵심 서비스 등 5G 플러스 전략 산업을 육성해 2026년 세계 시장의 15%를 점유하고 일자리 60만개 창출, 730억달러 수출, 생산액 18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에 앞서 2022년까지 5G 전국망 조기 구축과 세계 최고 5G 생태계 구축을 위해 민간 협력으로 30조원 이상을 투자한다.

5G 시대 혁신 성장 실현을 위한 산업 발전 로드맵이자 국가 비전으로, 글로벌 5G 리더십을 선점하겠다는 출사표나 다름없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10개 부처는 8일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올림픽공원에서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를 개최하고 5G 플러스 전략을 공개했다.

코리안 5G 테크 콘서트는 세계 최초 5G 상용화 의미를 되새기는 동시에 이를 세계에 선포하고 민·관의 강력한 5G 선도 의지를 다지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세계 최초 의미는 대한민국 표준이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라면서 “1996년 세계 최초 CDMA 상용화, 1998년 세계 최초 초고속인터넷 상용화에 이어 대한민국 표준이 세계 표준이 될 세 번째 문을 열었다”라고 역설했다.

문 대통령은 “이제는 세계적 혁신을 이끌려고 한다”면서 “5G 시대는 우리가 생각하고 만들면 그것이 세계 표준이 되는 시대”라고 선포했다. 문 대통령은 “세계 최고를 향한 도전을 결코 멈추지 말자”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부는 가상현실(VR)·증강현실(AR)과 웨어러블 디바이스 등 10대 핵심 산업, 실감콘텐츠·스마트공장 등 5대 핵심 서비스를 '5G 플러스 전략산업'으로 선정했다.

2026년 수출 목표와 일자리 창출 목표 실현을 위해 5대 전략 분야 52개 실행 과제를 '5G 플러스 전략'으로 망라했다.

5대 전략 분야는 ▲공공 선도 투자 ▲민간 투자 확대 ▲제도 정비 ▲산업 기반 조성 ▲해외 진출 지원이다.

정부는 공공 부문 선도 투자를 통해 2021년까지 민간 5대 핵심 서비스 수익 모델 발굴과 실증을 지원하고, 이후 보급·확산을 위한 '5G 플러스 이노베이션 프로젝트'를 추진(2021~2025년)한다.

'민간 투자 확대'를 위해 올해와 내년 망 투자 세액을 2~3% 공제하고, 13개 5G 시험·실증 인프라를 구축한다. 제도 정비로 기업용(B2B) 서비스 활성화 지원을 위해 요금 제도를 개선하고, 2026년까지 5G 주파수를 2배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았다.

산업 기반 조성을 위해 글로벌 선도 기술 확보를 위한 투자 강화는 물론 원천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 5G 대·중·소 기업 동반 진출, 유망 기업의 글로벌 선도 기업 파트너십 구축 등 해외 진출도 지원한다.

정부는 '5G 플러스 전략' 범국가적 추진을 위해 민·관 합동 '5G 플러스 전략위원회'를 구성한다. 과기정통부 장관과 민간 전문가가 공동위원장으로 하여 부처별, 민·관 협력 과제 등을 수립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2차관 주재로 '5G 플러스 전략' 추진 상황을 점검하는 '5G 플러스 전략 점검회의'를 주기적으로 개최하고, 전략산업별 책임 담당관과 프로젝트 매니저(PM)를 지정할 방침이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퍼스트 무버는 국제 표준을 선도하면서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 5G 플러스 전략을 통해 혁신 성장을 가속화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공공 시장 창출, 기업 투자 촉진, 제도 개선 등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백악관)

5G 세계최초 뺏긴 미국, 대규모 투자 예고…트럼프 “5G경쟁서 반드시 승리해야”
 
한국이 5G 도입과 관련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 가운데 간발의 차로 한국에게 5G 세계최초 타이틀을 뺏긴 미국이 5G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5G 연설을 통해 미국이 5G 경쟁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고, 이를 위해 과감한 조치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5G 경주는 반드시 미국이 이겨야만 하는 경주”라며 “다른 나라가 미국을 앞지르는 것을 허용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초 타이틀은 한국이 차지했지만, 5G 주도권은 미국이 선점하겠다는 의지다. 앞서, 한국은 지난 3일 오후 11시 통신3사에서 미리 선정한 1호 가입자를 대상으로 5G 단말 개통을 완료하며 세계최초 타이틀을 지켰다.

미국 통신사 버라이즌이 5G 상용화 시기를 예고된 11일에서 4일로 앞당길 수 있다는 동향보고를 받은 정부가 통신사‧제조사와 긴급회의를 열고, 5G 주도권을 뺏길 수 없다는 판단 아래 개통 일정을 앞당긴 바 있다.

미국 버라이즌은 LTE 스마트폰에 5G 모듈을 장착한 ‘모토Z3’ 스마트폰으로 시카고 등 2개 도시 내 일부 지역에서만 5G 상용화를 시작했다. 한국은 삼성전자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와 서울‧수도권 중심으로 상당수 기지국을 확보한 상태라 미국보다 앞선 상황이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연방통신위원회(FCC)는 10년간 200억달러 이상을 5G에 투자할 계획이다. 사상 최대 규모의 5G 주파수 경매도 준비 중이다. 37GHz, 39GHz, 47GHz 주파수 대역에서 3400MHz 폭에 대한 입찰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또, 농촌지역까지 포함한 고속 광대역을 구축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무선통신업계는 5G에 2750억달러를 투자해 미국에 300만명 일자리를 창출하고, 미국경제에 5000억달러를 추가할 것”이라며 “FCC는 이전보다 더 과감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기업은 무선 기술을 주도해야 한다”며 “5G 투자를 정부가 주도하는 것은 좋지 않다. 미국은 민간기업들이 (5G 산업을) 주도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정적인 5G 네트워크는 21세기 미국 번영과 국가 안보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연결고리”라며 “5G는 반드시 적으로부터 보호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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