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 대비 첫째 출산 전세 28.9% 월세 55.7% 감소

(사진=신현지 기자)
(사진=신현지 기자)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출산절벽 시대에 거주 유형이 결혼과 출산에 영향을 크게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2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월세로 거주하는 경우 자가 거주 대비 결혼 가능성은 약 65.1% 감소하고, 무자녀 가구에서 첫 번째 자녀를 출산할 가능성은 약 55.7% 감소한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한경연의 한국노동패널의 자료를 통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자가 거주보다 전세 및 월세 거주 시 결혼 가능성이 유의적으로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가 거주에 비해 전세 거주 시 결혼 확률은 약 23.4%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월세 거주의 경우에는 약 65.1%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연은 이 같은 결과들을 종합할 때 “거주유형의 차이가 결혼 가능성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친다“며“자가 혹은 전세보다도 월세에 거주하는 경우 결혼 가능성이 더욱 낮아졌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거주유형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도 분석했는데, 결혼한 무자녀 가구의 첫째 아이 출산에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세 거주 시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자가 거주에 비해 약 28.9%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 OECD 회원국 합계출산율(명)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2018년 기준 OECD 회원국 합계출산율(명) (자료= 한국경제연구원)

특히 월세 거주의 경우에는 자가 거주에 비해 첫째 자녀 출산 가능성이 약 55.7%나 감소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한자녀 가구에서 둘째 자녀 출산에는 유의적인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구의 근로소득이 증가하면 둘째 자녀의 출산 가능성이 유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이 같은 결과에 환경연은 주거유형에 따라 결혼율, 출산율이 달라지는 만큼 저출산 문제 해결과 인구감소 완화라는 측면에서도 부동산 문제는 신중히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근 부동산 규제 정책, 임대차3법 등이 시행된 이후 현재 전세난이 심해지고 있으며 서울 아파트의 경우 월세 매물 비중이 전세 매물 비중보다 높아지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월세가 대세라는 말도 있지만 갑작스러운 월세로의 전환은 무주택자의 주거부담을 증대시키고 향후 생산인구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하고 “주거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부동산 규제를 완화하고 주택공급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정책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이 0.9를 기록하면서 연단위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국제 비교가 가능한 2018년에는 1.0을 기록해 OECD 최저수준을 나타냈다. 초고령 국가인 일본은 합계출산율이 우리나라보다 높은 1.4를 기록했으며, 미국은 1.7, OECD 평균은 1.6을 기록했다.

인구 1천 명당 혼인 건 수를 의미하는 조혼인율도 2019년 4.7로, 5.0이 무너지는 1970년 통계작성이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해 심각한 인구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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