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판호 발급이 일회성이 안 되도록 정부·산업계 더 적극 나서야”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게임 (사진=컴투스)
컴투스의 '서머너즈 워' 게임 (사진=컴투스)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중국이 한국 게임에 대한 ‘한한령’(한류 제한령·限韓令)을 4년만에 풀렸다. 중국이 국내 중견 게임사 컴투스의 게임에 판호(版號·중국 내 게임 서비스 허가)를 발급한 것이다.

3일 컴투스와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국가신문출판서는 전날 컴투스의 게임 ‘서머너즈 워 : 천공의 아레나’에 외자(외산) 판호를 발급했다고 공지했다. 중국의 ‘판호’란 게임이나 서적 등 ‘출판물’에 사업 허가를 내주는 일종의 고유 번호다.

컴투스에 따르면, ‘서머너즈 워’는 2014년 6월 글로벌 출시한 컴투스의 대표 모바일게임이다. 이 게임은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데, 현재까지 약 90개국에서 매출 1위에 오르고 약 140개국에서 매출 10위권을 기록할 정도로 해외 팬층이 두껍다.

컴투스는 올해 분기당 매출이 1천200억∼1천500억원 정도였는데 이 중 80% 이상을 ‘서머너즈 워’ 덕분에 해외 매출로 올리고 있다.

중국은 한국 게임사에는 2017년 3월 한반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경제 보복이 시행된 이후로 약 3년 9개월째 판호를 단 한 건도 내주지 않고 있었다. 중국은 한국 이외에도 국내외 게임 판호 총량을 줄여왔다. ‘아동·청소년 근시 방지 조치’, ‘미성년자 온라인게임 과몰입 방지 조치’ 등의 일환으로 외자뿐 아니라 내자 판호까지 제한하며 게임 규제를 강화했다.

중국 당국이 컴투스 게임에 돌연 판호를 발급함으로써 국내 게임업계에서는 중국의 게임 규제가 서서히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편, 판호 문제 전문가인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중국의 계산된 행동으로 본다”면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전후로 한미일 동맹이 공고해지는 데 불안감이 있어서 한한령을 해제할 수도 있다는 시그널을 주고 한국 반응을 보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 교수는 “판호 전체 건수가 과거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으로 줄어든 만큼, 이번 발급이 일회성으로 끝날 가능성도 있다”며 “문화체육관광부·외교부와 국내 게임 산업계가 ‘이제 풀렸다’고 안심할 게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판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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