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국외사업 부회장 겸임하고 있는 이은형 대표이사에 힘 실려

하나금융투자(하나금투)가 모회사 하나금융지주에서 자금을 조달해 자기자본 5조 원대에 진입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하나금융투자(하나금투)가 모회사 하나금융지주에서 자금을 조달해 자기자본 5조 원대에 진입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하나금융투자(하나금투)가 모회사 하나금융지주에서 자금을 조달해 자기자본 5조 원대에 진입하며 초대형 투자은행(IB)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는 지난달 하나금융지주 국외사업 부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이은형 대표이사가 하나금융투자의 새 수장이 되면서 초대형 IB 진출에 힘이 실린 것으로 보인다.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전일 4천99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하나금투는 이번 유상증자액 전액을 모회사 하나금융지주에서 조달할 예정이다. 

하나금융지주는 보통주 745만주를 주당 6만7천100원에 배정받는다. 신주 교부 예정일은 오는 26일이다. 확충된 자본은 투자은행 부문의 경쟁력 강화와 디지털 혁신 가속화, 글로벌 채널 확대 등 성장전략 추진에 활용된다.

유상증자 후 하나금투의 자기자본 규모는 4조9천800억원 가량으로 늘어난다. 1분기 실적이 반영되면 자기자본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하나금투는 지난 2020년 초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초대형 IB 인가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을 달성한 데 이어 1년 만에 자기자본을 5조원대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여섯 번째 초대형 IB 인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미래에셋대우와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5곳만이 초대형 IB로 지정된 상태다.

이들 외에 자기자본 4조원을 넘어 초대형 IB 인가 조건을 갖춘 곳은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이다. 아직 하나금융투자와 신한금융투자 등은 금융당국에 인가 신청을 넣지 않은 상황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초대형IB 인가를 위한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으로 충분하지만, 향후 발행어음 사업을 고려했을 때 자본 여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본규모를 확충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초대형 IB 인가 요건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외에도 ▲위험 관리 내부 통제를 위한 인력 및 전산 시스템 구비 ▲차이니즈월 구축 상황 ▲회사 건전성 및 대주주 적격성 등이 포함된다.

초대형 IB 인가 이후 신청이 가능한 단기금융업(발행어음) 사업 신청에는 ▲NCR 100% 이상 ▲레버리지 비율 1,100% 이하 등 조건이 추가된다.

자기자본이 기본 요건을 넘을 경우 자기자본 자체가 인가 여부를 좌우하지 않지만, 건전성 차원에서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어서면 초대형 IB 신청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며 “다만, 4조원 증권사와 그 이상의 자기자본을 갖춘 증권사는 자본 건전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하나금투는 이번 증자를 통해 5조원 이상 자기자본을 갖춘 탑5 증권사 경쟁에서 중장기 성장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이다. 확충한 자금을 IB 경쟁력 강화를 비롯해 디지털 혁신 가속화, 글로벌 채널 확대 등 성장 전략 추진에 활용할 예정이다.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전일 4천99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중앙뉴스DB)
2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전일 4천99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사진=중앙뉴스DB)

한편, 하나금투는 초대형 IB 추진을 신중하게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코로나19 팬더믹에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는 상황이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가 신청 시점을 정하겠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하나금투 관계자는 “지속 가능 기업을 목표로 디지털·IT·리스크 등 미들 오피스 인프라에 적극 투자하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련 투자와 상품·서비스 등을 확대해 지속 가능 경영 체계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초대형 IB 진출을 위해 코로나19 등 변수를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구체적인 일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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