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갤러리 초대석.전시]갤러리세인 "2021 조형아트서울"
[중앙 갤러리 초대석.전시]갤러리세인 "2021 조형아트서울"
  • 윤장섭
  • 승인 2021.05.07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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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작가... '권기자', '김지혜', '배수영', '신승희', '이재형', '허상욱'
여섯 작가들의 개성, 다양한 형식, 재료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

[중앙뉴스=윤장섭 기자]갤러리세인이 "2021조형아트서울"에 참가한다. 장소는 서울 COEX Hall B 부스no. G7이다.

갤러리세인이 "2021조형아트서울"에 참가한다.(사진=갤러리세인 포스터)
갤러리세인이 "2021조형아트서울"에 참가한다.(사진=갤러리세인 포스터)

갤러리세인은 "2021 조형아트서울"에서 초대작가들의 고유한 미학과 정서가 잘 드러나는 다양한 작품들로 전시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갤러시세인은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사진, ▲도자 등 여러 장르의 작가들로 구성하여 다채로운 미감의 작품들로 부스를 채운다는 생각이다.

참여 작가는 '권기자', '김지혜', '배수영', '신승희', '이재형', '허상욱'등이다.

먼저 ①'권기자 작가'는 물감이 흘러내려 다양한 색의 레이어를 만든다. 색의 레이어들은 퇴적암처럼 쌓여 시간의 층과 작가의 역사를 형성한다.

이어 두번째로 ②'김지혜 작가'는 사진속에 등장하는 사실적인 풍경과 추상적인 색면들이 이루는 조화로 새로운 화면을 창조하여 회화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세번째는 ③'배수영 작가'다. 배 작가는 인간과 자연의 상생, 순환을 표현하며, 모든 관계를 의미하는 회로기판을 통해 독창적인 조형감각을 보여주고 있다.

네번째는 ④'신승희 작가'다. 신 작가는 자연과 인간에 대해 끊임없이 사색하고, 흙의 물성과 블루를 통해 명상적이고 철학적인 자연관을 느끼게 한다.

다섯번째는 ⑤'이재형 작가'다. 이 작가는 조각적인 형태에 빛과 정보로 이루어진 디지털공간의 감성을 넣어 조각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미디어아티스트다.

여섯번째는 ⑥'허상욱 작가'다. 허 작가는 분청사기 박지기법으로 화장토를 바르고, 그림을 그리고, 배경을 긁는 과정을 통해 풍부한 질감과 새로운 흔적을 만들어낸다.

7일 갤러리세인의 정영숙 대표는 갤러리세인과 함께 "2021조형아트서울"에 참가하는 여섯분들의 개성 있고 다양한 형식과 재료의 작품들을 살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관객은 여러 장르의 동시대 미술을 접할 수 있고, 컬렉터들에게는 개인의 개성과 취향, 그리고 기업에게는 기업의 이미지와 맞는 작품들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히고자 한다며 보다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권기자(Kwon Ki Ja)...영남대학교 일반대학원 서양화과 졸업

Timen accumulation,120x72cm, Mixed Media on Panel, 2021
Timen accumulation,120x72cm, Mixed Media on Panel, 2021

→권기자의 작품에서 보이는 이러한 회화적 특징은 비단 물감의 물리적 성질에 기인하는 것만이 아니라, 작품을 제작할 때 들이는 작가의 공력과 인생에의 응시, 심리 상태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즉, 이 경우에 있어서 작품이란 수 십 년의 화단 경력을 지닌 작가가 자신의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 즉 인생관을 감정의 진동을 통해 담는 하나의 그릇과도 같은 것이다. (중략)  

권기자는 철 따라 되풀이되는 자연의 법칙과 필연과 우연에 지배되는 인생의 행로에 관한 일종의 비유로써, 지난 십 수 년간에 걸쳐 [Natural] 연작을 그려왔다. 권기자는 그 이전에 10여 년 동안 광활한 우주를 소재로 공간과 색채에 대한 미적 탐색을 거친 후, 미시적인 범주로 시야를 좁혀 드디어 자연과 인생을 주제로 드라마틱한 화면과 싸워왔던 것이다.

권기자가 소품 보다는 대형 캔버스를 주로 사용하는 이유도 바로 이 드라마틱한 감정과 정서를 담는 그릇으로써 대형 캔버스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커다란 화면에 가로나 세로, 혹은 사선으로 그어진 선들은 선의 강약과 색상의 그라데이션/계조(階調)을 통해 진동과도 같은 리듬의 효과를 낳고 있다. 뿐만 아니라 반복과 겹침, 밝음과 어둠, 빛과 색, 강과 약 등 서로 대비적인 속성들이 화면을 수놓는 가운데 이러한 대비적 요소들에 의해 화면은 가일층 긴장감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다.

평면 작품 외에도 권기자는 이 흘리기 기법의 필연적 산물인 물감의 찌꺼기들을 모아 일련의 오브제 작품을 제작해 왔다. 그 물감의 잔여물들은 가공 방법에 따라 훌륭한 미적 오브제로 변했다. 빨강, 파랑, 노랑, 녹색, 하양, 검정 등 오방색에 기반을 둔 알록달록한 원색의 덩어리들은 흘러내린 물감이 굳은 것들이다.

권기자는 이 물감의 덩어리들을 모아 두꺼운 입체물로 만들고 단면을 예리한 칼로 잘라 패턴의 반복과 함께 화려한 색상의 조합을 드러냈다. 이 부산물은 그러나 그 자체 완벽한 오브제 작품으로 승격되었다.

작가는 ‘몸성’이 강조된 이 물체, 즉 사물로서의 오브제를 통해 드디어 캔버스 작품이 의미하는 피부에서 이 오브제가 암시하는 살, 즉 몸(body)으로 시선을 이동시키고 있다. 반복적 물감 흘리기를 통해 형성된 ‘피부’에서 덩어리로서의 몸, 즉 신체성의 발현 쪽으로 관심의 초점을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작업이 단순히 시각적인 영역에 머물지 않고 촉각적이며 신체적인 영역, 즉 몸의 세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넌지시 암시하고 있다.

시각과 촉각의 접점에서, 그 몸성의 드러냄 권기자의 작업에 대하여... 윤 진 섭(미술평론가)

→작가는 초기부터 끊임없이 모든 생성과 순환, 흐름을 자연의 질서에 두고 그 질서 속에 숨겨진 생명력과 에너지를 화폭에서 표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그래서 캔버스 안에 생명과 에너지가 감지되고 존재와 자연의 활력과 운동이 공존을 주장하는 이 모든 작품들을 `자연`이라고 그는 부른 것이다.

그렇다고 그의 작품이 전적으로 모두 타시즘에만 의존해 있지는 않아 보인다. 어떤 작품에서는 바탕색을 칠한 후 다양한 빛의 아크릴 물감을 붓끝으로 캔버스에 조심스럽게 떨어뜨리는 치밀함도 지키고 있다.

그 “떨어진 물감들이 서서히 흐르다가 맺히고 맺히다가 흐르면서 덧붙여지고 겹쳐지면서” 아름다운 선들이 절묘한 느낌으로 탄생한다. 이들이 함께 모여 만들어 낸 선들이 거대한 파노라마의 리듬감으로 또 장엄함이 연출 되는 것이 곧 그의 작품에 본질이다. 그래서 다양한 형태의 색감도, 변화, 다양한 재질감, 우연의 효과로 추상적 형상이 창조된다.

이미 권기자 작가는 “바이털리즘, 우주에서 자연으로 무한 순환하는 작품의 강렬한 색채로 필연성과 우연성을 동시에 담아내면서 간결성과 누적된 리듬감으로 현대성이 잘 담겨있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작가는 의도적인 흘러내리기와 필력과 거친 붓 터치, 붓에서 뚝뚝 떨어져 생긴 물감으로 새로운 스타일을 변혁을 시도하고 있다. 즉 오일을 위에서 떨어트리는 작업에서 한 단계 나아가 아래로 떨어진 것들을 모아 칼로 자르는 단면 보여주기를 결행한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은 동일한 흐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작가로서는 매우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변용의 행위에 해당한다.

권기자의 타시즘적 흘러내리기 화면에서 이제는 아래로 떨어져 쌓인 물감을 횡으로 과감하게 절단하는 형식을 선택한 것이다.나는 작가의 치열한 이 변형을 매우 인상적이고 혁신적인 아방가르드적 행위로 판단, 정의한다. 변화는 언제나 새로운 형식과 정신을 요구한다.

그 흘러내림의 형식에서 진보 된 그 집적 된 물감에 대한 절단은 그만큼의 각오와 작가정신을 요구 한다. 그 변화 자체만으로도 어려운 것인데 무엇보다 그 변화가 매우 인상적이며 흥미 있는 표출이란 사실에 그 변신은 탁월하다.

그것은 마치 조각가 아르망이 시계나 악기를 집적하는 작업패턴에서 사선 형식으로 자르는 과감한 표현방법에 필적 할만하다. 문제는 권기자의 흘림에서 그것을 다시 모아 절개하는 그 프로세스의 시각적 효과와 표현결과가 놀랍도록 근사하고 신선하다는 사실이다.

얼룩에서 절개로의 변신, 타시스트 권기자...김종근(미술평론가)

▲김지혜(Kim Ji Hea)...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박사) 졸업/홍익대학교 미술대학 판화과 및 대학원 졸업

RED FLOW, pigment print, 225x140cm, 2021
RED FLOW, pigment print, 225x140cm, 2021

#작가노트="연속_불완전한"은 그간 이어온 작품의 내용인 자아정체성, 자아와 사회의 관계, 관계의 긍정과 무한의 지속으로부터 한층 확장된 내용으로, 세계의 완전하지 않지만 끝없이 반복되는 ‘연속’에 관한 것이다.

지난 몇 해 사이 나는 내 아이와 함께 겪은 아버지의 죽음에서 느낀 세대를 뛰어넘는 생명의 선형적 연속, 최근 코로나 바이러스 전쟁이 보여준 얄팍한 믿음과 인간 세계의 불완전함 속에서도 끊임없이 재조합된 세상에서 생명이 이어져 나가는 모습을 목격한다. (중략)

<연속_불완전한> 시리즈는 그간의 사진 작업에서 보여준 어쩌면 완전해 보이는 연속의 관계를 좀 더 과정적으로 솔직하게 풀어낸 것이며, 이번에 소개된 드로잉은 본인의 초기 드로잉작에 있는 복합적이면서도 자유로운 분위기를 한껏 살려낸 것이다. 그러면서 그간 사진작업에서 보여준 코드를 새롭게 읽어낼 수도 있을 것이다.

생명체의 소멸 과정을 경험하면서 내 몸의 안팎을 넘어 존재하는 또 다른 나, 내 안에서 다른 경로를 통해 내 밖으로 나온 또 다른 나를 작품의 선형(線形) 관계 안에 표현하고자 한다.

이로써 작품 안에 존재하는 각각의 시간은 생명의 연속성을 대변하는 불완전한 시간이며, 이런 복합적 관계를 사랑과 희망의 감정으로 풀어보고자 한다. 영원한 온기, 영원한 삶, 영원한 시간을 희망한다. 사라진 다음 기억을 부풀려 다시 태어나게 하는 일. 비로소 사라져야.. 부풀 수 있고.. 다시 태어나는.. 세상과 존재의 불완전한 연속, 나는 이제 그것을 자신 있게 사랑하기로 했다.

→그러므로 그동안 주로 도시를 소재로 한 작가의 사진 작업(디지털포토) 역시 외관상 도시의 경관에 매료된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도시를 매개로 본 자신과 사회, 사람들과 사회와의 관계를 주제화한 것이다. 자신과 사회와의 관계에 대한 인식이 사람들과 사회와의 관계의 인식으로 확대 재생산되면서 일반화한 것이다.

미학은 언제 어떻게 가능해지는가. 개인적 경험이 자기에 함몰되지 않고 보편적인 경험으로 일반화할 때, 자기를 통해서 타자를 말할 때 미학은 비로소 열린다.

그렇게 작가가 자기를 통해서 타자를 말하는 장이 도시다. 도시는 추상이다. 얼핏 도시는 알만한 감각적 형상으로 축조된 것 같지만, 사실은 그 속에 추상을 숨겨 놓고 있다. 알만한 감각적 형상, 그러므로 도시의 표면을, 피부를, 파사드를 따라가다 보면 불현듯 추상과 만난다. 현대도시에서 추상은 심지어 숨어있지 않기조차 하다.

휘황한 불빛으로 유혹하는 색면들, 아찔하거나 아득한 직선들(곡선으로 구조화된 자연의 그것과 비교되는), 마치 퍼즐을 연상시키는 기하학적인 포맷들(유기적인 자연의 그것과 비교되는)에서처럼 도시에서 추상은 도처에 있다. 그리고 도시에서의 추상은 감각적 형상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구석들, 변방들, 숨어있는 것들, 알 수 없는 것들, 설핏 본 것 같기도 한 어떤 사람의 눈빛들, 오리무중의 기호 같기도 한 사람들의 몸짓들, 도무지 읽어낼 재간이 없는 마음들, 미처 발화되지 못한 말들, 실체 없이 떠도는 말들, 혀끝에 맴도는 말들, 그러므로 노이즈처럼 허공에 부유하는 것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렇게 작가는 감각적 형상이 숨겨 놓고 있는 도시의 이면(아니면 공공연한 표면?)을, 추상성을 색면으로, 스트라이프로 표현했다.

스트라이프는 처음에 직선으로 표출되다가(세련되지만 무미건조한 도시), 머뭇거리는 곡선으로 표현되다가(작가에게 도시는 또 다른 자연이다), 그리고 마침내 우연하고 유기적이고 무분별한 스트로크(붓질)를 닮아간다. 사진이되 그림 같은 이미지라고 해야 할까. 각 기하학적이고 추상적인, 자연적이고 유기적인, 그리고 마침내 회화적이고 해체적인 순으로 도시가, 도시의 이미지가, 그러므로 어쩌면 도시에 대한 작가의 관념과 감각이 진화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그렇게 도시를 소재로 한 작가의 근작은 사진과 회화의 경계 위에 서 있다.

세상과 존재의 불완전한 관계, 그러므로 어쩌면 경계 위에 선... 고충환(Kho, Chung-Hwan 미술평론)

▲배수영(Bae Soo Young)...2010 오사카 예술대학원 예술제작 학위 박사과정 수료

Digital Heart (yeollow), Stainless steel, car base coat gradation painting, LED, 42x10x40cm 2020
Digital Heart (yeollow), Stainless steel, car base coat gradation painting, LED, 42x10x40cm 2020

#작가노트(Razzle dazzle)=인간은 생명의 근원인 '빛'을 보며 삶에 대한 의지와 희망을 찾게 된다. 그러나 무한경쟁과 이기주의가 만연한 지금, 우리는 마치 '빛을 잃은 세상'에서 살고 있는 것과 같다. 이는 인간관계 뿐만 아니라 자연의 이치와도 다르지 않다. 

'Razzle dazzle' 화려하고 눈이 부실만큼 빛나고 인상적인 뜻과 주의가 산만하고 혼란스러움 이라는 이중의 뜻처럼 인위적인 인공의 빛과 화려한 색감은 사람들로 하여금 우리가 잃었던 자연의 '빛', 희망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게 하고 인상에서 익숙한 생활용품을 작품 속 오브제로 만남으로써 삶을 둘러싸고 있는 모든 인간생활의 문제가 대상화되고 이를 객관적으로 보게 될 것이다.

→작가 배수영이 이 회로 기판을 사용하게 된 까닭은 “현대 사회 속에서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으나 소모되는 산업 폐기물을 오브제로 선택하여 존재 가치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제시하고, 회로의 유기적인 연결과 빛의 순환, 그리고 자연을 나타내는 조합을 통해 작품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기 위함이다. 즉 버려진 컴퓨터 회로 부품처럼 쓸모를 다하고 버려진 문명의 부산물이 야기하는 환경 오염의 문제들로부터 그녀는 오히려 자연의 본원적 존재에 대한 회복의 메시지를 발견하고 이러한 폐재료들을 리사이클링 아트로 부활시켜 자신의 관계 회복의 메시지를 전하려 한다.

여기서 회복할 ‘관계’란 무엇인가? 배수영은 그것을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삶 속의 모든 관계”를 나타내는 것으로 정의한다. 즉 인간 주체가 맺는 모든 관계를 상정하는 것이다.

때로 그것은 ‘나’로 대표되는 개인으로서의 인간 주체가 대면한 타자(들)가 될 수 있고, 때로 그것은 ‘우리’라는 말로 대표되는 사회적 인간이 대면한 동물, 자연, 환경, 문명 등이 될 수 있겠다. 이러한 까닭에 그녀의 작품은 ‘인간 주체를 둘러싸고 있는 훼손된 모든 관계’를 회복하려는 치유와 상생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업이 된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회로 기판은 ‘인간 주체가 대면한 모든 관계’에 대한 강력한 메타포(metaphor)로 자리할 뿐만 아니라, 모든 관계의 회복을 열망하는 ‘상생과 치유의 메시지’를 함유한다.   

그녀가 작품의 패널 위에 부조의 형식으로 올려붙인 다양한 크기의 실제의 ‘오브제 회로 기판’은 사과, 나비, 새, 나무, 태양과 같은 자연의 형상을 한 화려한 색의 ‘이미지 회로 기판’ 위에 자리하면서 실재/허구/이미지, 인간/자연/문명과 같은 서로의 관계망을 우리에게 확인시켜 준다.

보드 위에 회로는 시각적으로 중간중간 끊어진 듯 보이지만, 실제로 보드 뒷면에는 전기 소자를 연결한 동박(銅箔)의 패턴 뒤에 많은 선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 “복잡한 전기회로는 어느 하나라도 단절되면 그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는 작가의 말처럼, 전기회로 기판의 존재 조건은 절연체의 회로 기판 위에서 각 소자를 연결하여 전기를 매개함으로써 연결체, 접속기(接續器)의 기능을 다하는 것이다.

이러한 접속기로서의 역할은 마치 삶 속에서 일시적으로 단절된 사회적 인간 주체로서의 다양한 관계를 회복하려는 우리의 노력들과 닮아 있다. 우리는 가히 그것을 상생과 치유의 메시지라 부를 만하다.

‘관계의 회로도’에서 되찾는 상생과 치유...김성호(미술평론가)

▲신승희(Shin Seung Hee)...독일 니더라인대학교 도자 유리디자인학과 석사 졸업/서울과기대 도자예술과 학사졸업

흐르는풍경, D44cm, cobalt on ceramic, 2021
흐르는풍경, D44cm, cobalt on ceramic, 2021

#작가노트=현상너머 보이지 않는 본질에 대하여

→세상가득 차 있지만 보이지 않는 현상 너머의 본질은 나에게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많은 질문을 던진다. 자연의 에너지가 우리 인간에게 주는 변화, 그러한 에너지가 우리 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사유하면서,  세상에 가득 차 있지만 보이지 않는 중력, 그곳에서 나의 작업은 시작 되었다.

자연의 모든 것은 시간의 흐름을 그 형상으로 담고 있으며, 시간과 중력은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많은 것을 변화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작품표현의 주요기법인 흘림은 자연의 변화와 순환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이미지이며, 그 흐름은 자연스레 스스로 흘러내리는 것이기에 그렇게 자연스럽게 자연의 에너지가 담기게 된다.

▶시간의 축적, 그 흐름을 형상으로 담고 있는 산

→산은 나에게 가장 익숙한 자연이며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가장 편안하다. 그 산은 마음을 비쳐보는 대상으로 조용히 놓여있으며, 생생한 에너지를 담고 있다. 또한 산과 바다는 삶을 힘차게 견디게 해주는 힘의 저장소이다. 대지의 아름다움을 관조할때 신의 세계에 조금 더 다아간 느낌이다.

▶관조 할수 있는 내면의 풍경 (흐름의 풍경)

→자연을 마주할때 우리는 사물의 본질과 관련된 순수한 정신이 커져감을 알아차릴수 있다. 자연풍경을 통해 어지러웠던 머릿속은 평온해지고 마음은 차분히 가라앉으며, 긍정적인 에너지가 활성화 된다. 맑은 자연의 에너지가 공간을 밝히고 더욱 맑아진 정신으로 깊고 순수한 내면에 다가가본다,

→흙 위에 내려앉은 자연스러운 청색은 산의 숨결을 축소한 듯한 느낌을 자아내는데, 작가는 이 안에 농담만 결정할 뿐 형식에 대한 의도는 최대한 배제한다. 명상과 만나면서 깨달은 평화로운 작업들은 고요와 내면의 조화 속에서 보는 이들을 실제 청산의 어느 지점으로 옮겨다 놓는다.

숲이나 자연에 놓여 있을 때 이로운 기운을 받듯이 자연 속에서 긍정하는 작가의 이야기는 물이 차면 넘치고 그릇이 비어 있으면 채워진다는 자연스러운 ‘허실상생虛實相生)’의 미학과 닿아 있다. 도자 위에 녹아든 청색의 수묵풍경은 여백과 이미지, 실체와 환영을 머금은 상상풍경이자 호접지몽(胡蝶之夢)의 과정이다. 이른바 나비의 꿈, 즉 사물과 내가 한 몸이 되는 장자의 마음이 유토피아를 꿈꾸는 작품 속에서 ‘삶의 순환’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소요유(逍遙遊)의 경지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신승희에게 작업이란 마음의 성장이자 거울 속 자아를 반추하며 즐기는 성장의 과정이다. 작가는 작업에 몰두하면서 욕망을 버리고 진정한 자연의 이치와 만나며 백색미감 속에서 자신를 발견하고 타인을 끌어안는다. (중략)

백토 작업은 다루기 어려운 재료라는 무게감과 치밀하고 계획적인 작업이라는 점에서 오히려 현재의 자신을 극복해야 한다는 도전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재료가 곧 작가와 결부된다는 깨달음은 “수행의 동반자 = 백토”라는 공식으로 이어졌고, 여백 위에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채울 것인가라는 고민으로 옮겨갔다.

회화적 구성과 백색 캔버스가 주는 서구미술에의 영향은 작가의 오늘을 향한 치열한 질문과 교차하면서 비우는 것이 가장 아름답다는 단순한 이치와 만나도록 한다. 형식너머의 생철학이 "플로우(흐름)"와 시간의 관점에서 논의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변곡의 계기는 다도, 명상, 동양무도 등을 접하면서 던진 작가의 삶을 향한 태도와도 연관된다. ‘道’의 근본에 대한 질문들은 우리가 작품을 통해 얻는 순수한 질문들과 맥을 같이 하기 때문이다. 작가는 결국 이 모든 것이 진리에 가까이 가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이론을 찾아 헤맨 끝에 느낀 것은 우리 삶 그 자체에 대한 관조이다. 흘러내리는 작업들 속에서 깨닫는 자유, 이것이 바로 작품과 일치되는 물아(物我)의 과정인 것이다. 2017년 이후 흐름의 변주를 추구하는 작가는 바흐의 골든 베르그(J.S. Bach, Goldberg Variations BWV 988)를 듣는 것처럼, 끊임없이 이어지는 삶의 변곡점을 작품 위에 되새긴다. 작가에게 변주란 발견된 자신을 향한 끊임없는 확장과 도전의 과정인 셈이다.

백색미감에 담긴 實存_靑山에 살어리랏다...안현정(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이재형(Lee Jae Hyung)...2012연세대학교 커뮤니케이션 대학원 미디어아트 전공 MFA/2009 고려대학교 미술학부 서양화전공

#작가노트

→BENDINGMATRIX 시리즈는 빛과 정보들로 이루어진 조각이다. 디지털 정보의흐름과 빛의 움직임 궤적들로 실제 공간에 가상의 덩어리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디지털 이미지로 대변되는X,Y축으로 이루어진 매트릭스(matrix) 구조를 자르고 구부리는 행위를 통해 실제 공간과의 접점을 만들어 낸다. 디지털 공간을 왜곡시킴으로써 발생되는 감성들은조각적 형태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 넣는다. 동물 조각들의 표면을 감싸는 수많은 LED 픽셀들은 동물의 무늬 혹은 텍스트등 다양한 영상 컨텐츠를 표출한다

→한국은 아이디어를 표현하기 위해 모양이나 수단에 있어서 절대로 실수 하지 않는 특별한 예술가들의 양성소이다. 우리는 그들 속에서 서양 예술, 근대성 목적에 대한 예리한 인식 및 디자인에 대한 한국인들의 확실한 애정으로 어린 나이에서부터 발달된 아름다운 감각에 대한 직접적인 관계를 찾을 수 있으며, 이 아름다움은 유익하며, 실용주의는 미학을 만든다.

Bending Matrix 는 조형 예술가이며 비디오 영상 예술가인 이재형의 최근 조각품 시리즈의 제목이다. 이 작품은 2가지 원칙을 기초로 삼는다. 첫 번째는 동물들에 대한 사실주의이지만 디테일을 아낀 형체로 나타나는 조각품의 실현이다. 두 번째는 순서에 따라 활성화 된 LED 불빛으로 된 조형물들의 첨가물과 하나의 리듬이 매체에 메시지와 심볼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 움직임은 이미지가 오랜 기간 동안 가상의 사이버 펑크에 조합된 디지털 데이터들의 행렬에 대한 특징이다.

동물 형체는 이처럼 본질에 대해 질문하게 되는 여자 치마를 입었다: 이 치마는 디지털화 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동물에 내던져 졌는가, 아니면 가상과 물질의 경계선에서 사로잡은 현실의 예기치 못한 입체감처럼 발산 된 것인가? 통속적인 매트릭스의 이미지는 일반적으로 화면의 이중-차원성에 나타나며, 순간적으로 자유롭게 되어 우리의 3차원 세계에 입체적으로 전파된다.

현대의 표시: 정보과학과 생물학 사이의 지배의 혼돈이며, 이는 이의 매혹적인 아름다움을 만족감 없이 기념하며 고발하고 통지한다.

한국의 Feelux 산업 및 조명 박물관 같은 비정형적이고 변화무쌍한 공간에 설치된 작품으로, 이재형은 어린 나이 속에서 그의 재능의 규모와 비전의 적절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개념론의 남용과 상당한 거리를 둔 그의 작품은 항상 아름답고 작품의 지성으로만 충격을 주는 방법을 찾는다.

최근 Nogent-sur-Marne 의 Carre des Coignards 에서 진행 된 전시로 프랑스인들에게 드러난 그는 희귀하고 적절한 발언의 보편성을 매주 쉽게 증명해 보였고, 언젠간 그만의 방식으로 세계를 변화시키게 될 예술 제품에 대한 믿음을 다시 주었다. 어쩌면 이재형은 실제로 매트릭스의 흐름을 바꾸고 있을 수도 있다.

이재형 – 매트릭스의 흐름을 바꾸다. Thibaud JOSSET( Rédacteur en chef de la revue Univers des arts, Univers des arts 잡지 편집장)

 ▲허상욱(Huh Sang Wook)...1998 국민대학교 대학원 공예미술학과 졸업(도자공예)

분청 호랑이, 25X15X24cm, 2020
분청 호랑이, 25X15X24cm, 2020

#작가노트=겹겹이 쌓은 화장토를 긁어내며 흔적을 찾는 과정

→보통 분청의 매력에 대해 무기교의 기교, 또는 무작위성이라고 말한다. 그도 처음 분청에 끌렸던 것은 분청이 지닌 솔직함, 규범에 얽매이지 않고 방해 받지 않는 자유로움 때문이었다.

"제가 워낙 고지식하고 고집도 센데 이걸 스스로 깨지 못해요. 그래서 분청의 솔직함에 더 끌렸던 것 아닐까요. 분청 작업도 좀더 자유롭게, 화장토를 찰나의 순간에 휙 바르기 보다는 여러 번 쌓는 과정을 거칩니다.

화장토를 한 번 바르고 그 위에 안료로 그림을 그리거나 칠한 다음 그 위에 다시 화장토를 3~5겹 올립니다. 그러면 중첩된 흰색을 얻을 수 있어요. 한지 위에 다시 한지를 바르면 깊은 흰색이 나오는 것처럼. 그리고 덜 마른 상태에서 화장토를 덧바르면 아래 색이 올라오니까 마르기를 기다립니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화장토를 여러 겹 쌓은 다음 긁어내면 그 안에 남아 있던 흔적들이 나오죠. 무의식적으로 행했던 흔적이 발견되기도 하지만 흔적을 일부러 남겨 놓았다가 찾기도 해요.

이 작업을 하다보면 어떤 때에는 (시간을 탐험하는) 고고학자가 된 기분이 듭니다." 그가 지금 가장 재미있게 하고 있는 '스타카토' 스툴과 은채화 작업도 같은 맥락이다. "스타카토를 긁는 행위 자체가 내 흔적을 찾고 시간을 기억하는 작업입니다. 내가 걸어온 길을 찾아가는 것 같기도 하고 스타카토 하나하나가 도자 하나하나라는 생각도 듭니다. 은채화 같은 경우에는 묽기를 조절할 수 있어서 매끈하고 곱게 바르기도 하고 묽게 바르기도 하는데 묽게 바르면 붓의 흔적이 살아나서 더 재미있어요. 바를 때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내가 이 방향으로 발랐구나, 나중에 발견하게 되는 거죠."

월간도예, 박지분청에 대한 새로운 시선...박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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