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처음 인사청문회 거친 국무총리... '3김(金) 시대'서 조율자 역활

[중앙뉴스=윤장섭 기자]헌정사상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무총리에 임명되었던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8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국무총리에 임명되었던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8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사진=연합)
이한동 전 국무총리가 8일 향년 87세로 별세했다.(사진=연합)

고인은 어버이날(8일)인 어제 정오(낮 12시 30분)께 숙환으로 자택에서 별세했다. 빈소는 건국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발인은 오는 11일이다.

고인은 1981년 제1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정의당 소속으로 고향인 경기도 포천에서 당선돼 처음으로 금뱃지를 달았다. 이후 2000년 제16대까지 고향(지역구, 연천,포천)에서 6선 의원을 지냈다. 고인은 특히 정치계의 거목으로 내무부 장관을 역임하는 등 한국 정치에서 기둥 역할을 해왔다.

김대중 정부 시절 최초로 인사청문회를 거쳐 2년2개월간 국무총리직을 수행했다. 고인은 입법, 사법, 행정 등을 고루 갖추었던 정치인으로 율사 출신답게 정연한 논리를 구사하면서도 호탕한 성격의 호걸형으로, 친화력이 뛰어나 전두환,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 등 '3김(金) 시대'에서 조율자 역활을 훌륭하게 담당했던 정치인이기도 하다.

고인은 또 정치 격변기에 집권당의 원내대표·사무총장·정책위의장을 맡아 당을 이끌었고, 국회부의장과 국무총리를 지냈다. 고인은 협상을 잘하는 정치인이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과감한 결단력을 보이기도 해 '단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고인의 좌우명은 '해불양수'(海不讓水·바다는 어떤 물도 사양하지 않는다)로 5공 군사정권과 '3김(金) 시대'를 아우르는 통합의 정신을 강조했다. 회고록(2018년, '정치는 중업(重業)이다')에서도 타협과 대화의 정치를 강조했다.

고인의 별세 소식을 접한 정치권은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초당적 협력과 협치를 중시했던 의회주의자이자, 통 큰 정치를 보여준 거목"이라고 했고, 국민의힘은 "대화와 타협을 중시한 의회주의자"라고 애도했다.

고인은 경기도 포천 출신으로, 경복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후 서울지법 판사와 서울지검 검사를 거쳤다. 판사에서 검사로 전관한 국내 최초 검사출신 정치인이다.

슬하에 지원·용모(건국대 교수)·정원(고려사이버대 교수)씨 등 1남 2녀를 뒀다. 사위는 허태수 GS그룹 회장과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이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