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백신 접종 당일 유급휴가 부여, 그룹 차원은 LG그룹이 처음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삼성과 LG그룹 등 국내 주요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직원들에게 유급휴가를 제공하기로 결정 하면서 '백신 휴가' 도입이 기업들 사이에서 점차 확산 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12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백신 휴가 기준을 공지했다. 노조가 하루 전(11일) 백신 휴가 3일을 요청하자 바로 응답한 것이다.
전날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에는 백신을 맞는 전 직원에게 접종 당일 하루 유급 휴가를 보장하고 이상 반응이 있을 경우 의사 소견서 등 증빙서류 없이 접종 후 최대 이틀까지 유급 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을 게제했다. 앞서 한국노총 소속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은 공문을 통해 백신 접종 직원 전원에게 사흘간의 유급 휴가를 달라고 요구했다.
노조는 이상 반응과 상관없이 총 3일의 유급휴가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백신 접종 당일 전 직원에게 유급 휴가를 제공하고 노조가 요구한 접종 이후 이틀간의 휴가는 이상 반응을 호소한 직원에게만 보장하기로 했다. 사측의 결정은 노조가 요구한 백신 휴가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별다른 소견서 없이 이틀간 유급휴가를 더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노조와의 마찰은 적어 보인다는 것,
12일 LG그룹도 백신 유급 휴가 도입을 결정했다. LG전자 등 주요 계열사 임직원들에게 반응 여부와 관계없이 접종 당일과 이튿날까지 2일간 유급휴가를 주기로 했다. 그룹 차원에서 백신 휴가제 도입은 LG그룹이 처음이다.
LG그룹은 계열사 별로 백신 휴가 연장 여부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과 LG그룹에 앞서 백신 휴가를 도입한 네이버는 전 계열사 직원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이상 반응 여부와 관계없이 접종 다음 날 1일의 유급 휴가를 사용하도록 했다.
NHN은 백신 접종자에게 접종 당일과 다음 날 총 2일간 유급 휴가를 부여했다.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 등 주요 기업들도 정부 권고에 따라 백신 휴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백신 접종 후 이상 반응이 나타난 접종자는 의사 소견서 없이 접종 후 최대 이틀간 병가나 유급 휴가를 도입해 줄 것을 기업에 권고한 바 있다. 다만 의무가 아닌 권고사항이었기 때문에 백신 휴가는 기업들의 자율에 의해 결정될 수 밖에 없다.
정부가 우려하는 것은 직장의 업무를 이유로 회사원들의 백신 접종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 일각에서는 백신 휴가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