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간 연평균 강수량 절반 쏟아져도 홍수위는 예년보다 낮아져

지난 6월 22일 시작된 장마가 20일가량 지속되며 전국적으로 유례없이 많은 비가 내렸다. 하지만 4대강살리기 사업 현장에서는 예년보다 홍수위가 낮아져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강바닥에 쌓여 자연스러운 물흐름을 막고 있던 퇴적물을 치운 치수(治水)의 효과를 보고 있다.


광주 북구 동북동 상공에서 내려다본 영산강의 준설 전후 모습. 영산강 등 4대강에서의 강바닥 준설로 이번 장마기간 중 예년의 몇 배가 넘는 호우가 내렸어도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광주 북구 동북동 상공에서 내려다본 영산강의 준설 전후 모습. 영산강 등 4대강에서의 강바닥 준설로 이번 장마기간 중 예년의 몇 배가 넘는 호우가 내렸어도 큰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

대단한 집중호우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6월 22일~7월 11일 사이 강수량을 기준으로 충북 충주에서는 8백12mm의 비가 내렸다. 연 강수량의 67퍼센트에 해당하는 집중호우다.

충남 부여(7백35mm), 전북 군산(7백44mm) 등지에서도 7백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연평균 강수량이 1천2백 45mm란 점을 놓고 볼 때 엄청난 비다.

이 지역들뿐 아니다. 대전(54퍼센트)과 충남 부여(54퍼센트), 강원도 원주(57퍼센트), 경기도 양평(52퍼센트), 충북 천안(53퍼센트) 등지에서도 연평균 강수량의 절반 이상이 최근 20여일 동안 쏟아졌다.

이처럼 예년과 비교해 많은 강우량이 짧은 기간 동안 전국적으로 쏟아지고 있으나 4대강 홍수위는 과거와 비교해 오히려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7월 14일 4대강살리기추진본부에 따르면 4대강 사업구간에서 측정한 4대강의 홍수위는 과거 동일한 규모의 홍수량이 흘렀을 때와 비교해 ▲한강(여주) 2.54미터 ▲낙동강(상주) 3.78미터 ▲금강(연기) 3.36미터 ▲영산강(나주) 2.13미터가량 홍수위가 낮아졌다.

본류에 이어 지류도 홍수위 함께 낮아져

4대강 본류의 홍수위가 이처럼 낮아짐에 따라 본류에 연결되는 지류의 홍수위도 함께 낮아졌다.

한강의 지류인 섬강은 약 0.5미터, 낙동강의 지류인 황강은 약 1.3미터, 금강의 지류인 미호천은 약 0.5미터, 영산강의 지류인 황룡강은 약 0.6미터 홍수위가 낮아졌다.

이에 따라 4대강 유역에서는 가옥·농경지 침수 등 피해가 거의 없는 반면 주로 전북, 충남 서해안 지역 등을 중심으로 침수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보아 올해와 유사하게 장마기간 중 집중호우가 내린 2006년과 비교하면 올해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는 적었다.

4대강의 홍수위가 낮아지고, 물 배수가 빨라져 4대강 주변에서 홍수피해가 미미한 것은 4대강 준설에 따른 효과로 분석되고 있다.

 4대강살리기추진본부 사업지원3팀 김태원 사무관은 “올해 7월 초 까지의 준설량을 반영한 수위저감 효과를 분석한 결과 4대강 사업 하도(강바닥) 준설에 따른 치수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장마의 기록적인 폭우 속에서도 홍수위를 낮춰 큰 홍수 피해를 막아 준 가장 큰 공신으로 꼽히는 강바닥 준설은 지난 7월 7일을 기준으로 4대강에서 모두 4억3천만 세제곱미터의 퇴적토를 걷어내 전체 준설 목표량(4억5천6백만 세제곱미터)의 94퍼센트를 달성했다. 이는 15톤 트럭 2천8백60만대의 분량이다.

준설이 거의 마무리된 곳도 있다. 금강의 경우 4천2백89만1천 세제곱미터의 준설을 완료해 목표치의 99.9퍼센트를 완료했다.

한강에서는 4천5백58만2천 세제곱미터의 준설을 마쳤다. 이는 목표치의 97퍼센트. 낙동강은 3조1천7백79만5천 세제곱미터의 준설을 마쳤다. 이는 목표치의 93퍼센트다. 영산강의 경우 2천3백53만5천 세제곱미터의 준설을 마쳐 목표치의 89퍼센트를 끝냈다.

오염되고 퇴적물이 쌓여 스스로 복원할 능력을 상실한 4대강의 본모습을 되찾게 해주고자 시행된 4대강살리기 사업은 홍수대비·수자원확보·생태복원·수변공간 활용·지역발전 기여 등을 주요 목표로 삼아 2009년 6월 마스터플랜이 발표됐다. 현재 강별로 공사구간을 나눠 보(洑)와 하도준설 등 강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올 연말이면 4대강살리기 본류 사업을 완료한다.

연내 본류사업 완료… 내년부터 지류사업 시작

보와 준설공사는 4대강살리기 사업의 여러 목적 중 홍수대비·수자원확보 등 ‘치수(治水)’와 가장 밀접하다. 준설은 하천의 홍수소통능력을 증대시켜 홍수 시 수위저하 효과를, 보는 홍수 시 댐의 홍수조절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김철 호남대 토목환경공학과 교수는 “지난 5월 초 내린 비로 4대강살리기 낙동강 공사 현장인 경북 구미의 광역취수장 임시 물막이가 무너지고, 영산강 구간에서 수도관로가 파손되기도 했으나 임시 물막이나 공사용 가설도로 등의 시설물 피해는 일종의 예측할 수 있는 피해라고 본다”며 4대강살리기의 치수 효과는 분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4대강살리기가 잘 마무리돼 홍수피해 걱정 없이 살 수 있도록 완공 후에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