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한국 법인의 모든 공식 직위에서 물러나자마자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중앙뉴스DB)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한국 법인의 모든 공식 직위에서 물러나자마자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김상미 기자]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한국 법인의 모든 공식 직위에서 물러나자마자 경기 이천 쿠팡물류센터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졌다”면서 “김범석 발 빼자 대형사고 터졌다”며 “중대재해처벌법 등을 피하기 위해 쿠팡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 직을 사임했다”는 비난을 서슴지 않고 있다. 

중대재해처벌법은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법이 시행되면 안전 의무를 위반한 사망 사고가 발생할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는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을 받는다. 

김 창업자는 지난 11일 쿠팡의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에서 사임했다. 뉴욕 상장 법인인 쿠팡Inc.의 CEO 및 이사회 의장직에 전념하며 글로벌 확장 경영에 집중하기 위한 행보라는 게 쿠팡 측의 공식 입장이다. 이로써 김 창업자는 한국 쿠팡의 대주주인 미국 쿠팡의 이사회 의장만 맡게 된다.

표면상의 이야기는 “글로벌 경영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김 창업자는 이번 사임으로 내년 시행을 앞두고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에서 제외가 된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다.

김 창업자는 중대재해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에도 대표이사 자리를 사임한 적이 있다.

국내 언론에 따르면, 쿠팡에서는 지난 1년 동안 9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지난 3월에도 관리직 직원이 퇴근 후 사망했는가 하면 새벽배송을 하전 40대 노동자가 뇌출혈로 사망한 바 있다.

사망 사고가 잇따르자 지난해 국회는 김범석 창업자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자회사 전무만 대신 출석했다.

또한 업계에서는 “쿠팡의 이 같은 사고가 발생되는 동안 미국 시민권자인 김범석 창업자는 실리만을 챙겼다”며 “이번 화재사고 관련해서도 도의적인 책임과 양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쿠팡 이천 물류센터는 지하 2층, 지상 4층에 연면적 약 12만㎡ 규모로 지난 17일 오전 5시 20분께 화재 발생 신고가 접수됐으며, 화재 발생 당시 건물 내에는 직원 248명이 있었으나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경찰과 소방당국․한국전기안전공사 등 유관기관은 이천 쿠팡물류센터의 진화작업이 마무리 되는 대로 합동 감식을 진행해 재산 피해와 불이 일어난 원인 등을 조사할 예정이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쿠팡은 주주총회를 열고 김범석 의장이 이사회 의장과 등기이사직을 사임하고 전준희 개발총괄 부사장과 유인종 안전관리 부사장을 신규 등기이사로 선임했다고 17일  밝혔다. 

이사회 의장직은 강한승 대표가 맡아 기존의 혁신 서비스는 물론 지역 투자와 고용 확대 노력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전준희 부사장은 구글(Google), 우버(Uber) 등 세계적 IT 기업을 거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현재 로켓배송 개발 총괄을 맡고 있다. 유인종 부사장은 삼성그룹에서 안전관리 분야 출신으로는 처음 임원에 오른 산업안전 전문가로, 쿠팡의 안전관리 및 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특히 새로 의장직을 맡게 된 강한승 의장과 산업 안전 전문가로 평가되는 유 부사장은 쿠팡케어로 대표되는 근로자 안전 정책을 더욱 강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을 밝혔지만 등기이사로 선임되자마자 이번 쿠팡의 대형 화재로 인한 심적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커머스 공룡으로 거론되는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에도 시선이 집중된다.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유력한 후보로 신세계그룹 이마트와 네이버 연합이 거론되는 가운데 인수 조건을 놓고 막판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물류부문 선두자리를 놓고 엎치락뒷치락하던 신세계그룹과 롯데그룹 중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선두자리를 굳힐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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