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외문화재재단 통해 불법·강제 반출 문화재 환수”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도쿄(東京) 오쿠라슈코칸(大倉集古館)에 있는 ’이천향교 오층석탑’을 직접 살펴본 결과 동일본대지진 당시 많이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일 축제한마당 참석차 도쿄를 방문한 최 장관은 2일  인터뷰에서 오쿠라슈코칸 뒤뜰에 있는 이천향교 오층석탑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 탑 윗부분이 떨어져 나갔고, 금이 가거나 곧 떨어져 나갈 것 같은 곳도 여러 군데 있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장과 문화재청장관을 지낸 문화재 전문가인 최 장관은 도쿄에 도착한 당일인 지난달 30일 오후 오쿠라슈코칸을 찾아 1시간여에 걸쳐 이천 오층석탑을 꼼꼼하게 살폈다.

최 장관은 “생각보다 석탑의 상태가 안 좋았다. 보존을 잘해야 할 텐데 걱정이다”면서 “소장자가 한국민의 마음을 헤아려 잘 결정해줬으면 좋겠다. 원래의 자리로 석탑이 돌아와야 한다”고 말해 자발적인 반환 또는 기증을 기대했다.

그는 해외에 유출된 우리 문화재의 반환 문제와 관련, 현재 국회에 상정돼 있는 ’국외소재 문화재 재단’ 관련법이 통과되면 내년이라도 당장 재단을 출범시켜 해외에 유출된 문화재를 정밀하게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선 해외에 반출된 문화재 가운데 공권력에 의해 불법ㆍ강제적으로 나간 것이 있는지를 조사해, 불법ㆍ강제 유출이 확인될 경우 꼭 되돌려받아야 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이천향교 오층석탑도 국외소재 문화재 재단의 공식 조사결과 불법ㆍ강제적으로 반출된 것이 확인되면 외교 경로를 통해 반환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경 오쿠라호텔 미술관 뒷뜰에 있는 이천향교 오층석탑. 아시아각국에서 고미술품을 약탈하다시피 했다는 오쿠라씨 송덕비를 호위하듯 세워논것이 힘없던 우리 슬픈역사를 상징한다. 돌려준다니 이제라도 다행

조선왕실의궤 등 일본 정부가 돌려주기로 한 도서 반환과 관련해서는 “우리 문화재청이 도서 확인을 마쳤기 때문에 실무적인 절차는 대부분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도서를 돌려주기로 한 ’한일도서협정(지난 6월10일 발효)’에 따르면 발효 6개월 이내에 도서를 한국에 반환하도록 돼 있어 12월10일까지는 한국에 돌아와야 한다.

그는 “도서가 고서(古書)여서 보호를 위해서는 날씨가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에 돌아오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말해 가급적 올 가을 중 반환을 기대했다.

남북 문화협력에 대해서는 “북한과 우리의 아리랑을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에 공동 등재하고, 기회가 되면 북한의 고분벽화 등 유물ㆍ유적도 공동 발굴하고 싶다”면서 “갈등완화를 위해서는 민족 동질성이라는 입장에서 문화적으로 소프트하게 접근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남북 문화교류도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 등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통일부 등과 협의해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최근 연예인의 탈세가 사회문제화한 데 대해서는 “연예인은 대중적 우상이어서 영향력과 파워가 큰 만큼 공인 이상의 규범적 가치를 대중이 기대하고 있으며 기대가 어긋나면 배신감을 느끼게 될 것이므로 엄격한 잣대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이른바 ’동북공정’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중앙정부에서 지방정부로 방향이 바뀌었다고 해서 동북공정이 끝난 것은 아니다”면서 “가장 유의해야 할 것은 중국의 교과서가 어떻게 되느냐인데 이미 지방정부의 교과서에서는 고구려 역사를 일부 자국 역사로 편입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최 장관은 문화예술 관련 예산과 관련 “현재 문화 예산은 전체 예산의 1.1% 수준으로 선진국의 2∼3%에 비해 크게 적은 게 현실이다”면서 “우선 전체예산의 1.5% 정도 수준으로 늘리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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