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동 갤러리 BHAK서 4일부터
현대사회에 던지는 ‘아름다운 경고’

[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단색화로 선이 굵은 ‘갤러리 BHAK’가 재미화가 윤경렬 초대전 ‘큐빅 인셉션: 윤경렬의 입방체 시리즈’를 개최한다.

오는 4일 여는 초대전은 윤경렬 작가가 지난 4~5년간 중점으로 작업한 입방체 시리즈를 집대성한다. 오랜만에 모국을 방문한 윤경렬은 이번 전시를 통해 알류미늄 소재를 활용한 다시각적 작품을 공개할 예정이다.

(사진=윤경렬 작가)
(사진=윤경렬 작가)

이번 초대전에 전시되는 입방체 작품은 물체를 보는 시선을 은유한 작업이다. 작품에 펼쳐진 알류미늄 조각들은 산업구조 위계를 수평면 위에 펼쳐놓은 형태다. 이를 통해 관람자는 세계를 내려다보는 간접 체험이 가능하다.

이러한 작가 의도는 토지와 지형이 그리는 굴곡을 그대로 보여줌에 따라 참신성을 획득했다고 평가된다.

이같은 입방체 연작은 2015년까지 유화를 그리던 윤경렬 작가가 제시한 새로운 작업방식이다. 입방체 작품은 2015년 이후 만들어진 윤경렬의 독자적인 작품세계로 평가되는데 추상표현주의·앵포르멜 사조가 포착되던 초기 유화와 달리 차가운 도시적인 색채와 역동적인 생동감이 드러난다.

윤경력 작업 모습 (사진=윤경렬 작가)
윤경력 작업 모습 (사진=윤경렬 작가)

특히 윤경렬 작가는 “약 30년 전 스페인 유학부터 세계를 떠돌던 경험이 이러한 작품으로 완성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를 증명하듯, 입방체 작업은 지형이나 토지가 조각난 형태를 연상시키며 보는 이에게 선명한 심미적 경험을 갖게한다.

한편 세계적으로 ESG 화두가 제시되는 가운데 윤경렬 작가의 작업은 환경에도 메시지를 던진다. 그가 활용하는 재료는 쓰고난 알류미늄인데 작가가 두드리고 자르고 펴는 등 재가공 과정이 필히 수반된다. 입방체 연작 또한 이와 다르지 않게 대량생산, 대량소모 패턴에 빠지는것을 경계하며 환경 파괴에 대한 작가 시선이 담겼다.

인류가 형성한 가치도 항상 필요한것과 쓸모없는 부분으로 나뉘는 점에서 관람자는 작가의 의도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단색화로 선이 굵은 갤러리 BHAK(비에이치에이케이)측은 “입방체 연작은 환경문제에 대한 ‘아름다운 경고’로 볼 수 있다”며 “환경파괴 가운데 선 우리들은 자신을 잃어버리는 것만큼 자신을 보전하기도 한다”고 이번 전시를 설명했다.

윤경렬 작가의 한국 초대전은 11월25일까지 한남동 소재 갤러리 BHAK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윤경렬 작가는 스페인 마드리드 국립대학에서 회화, 조각, 판화를 공부했다.

1995년부터 주 활동 무대는 미국이다. 그는 뉴욕, 한국, 중국, 스페인에서 작품을 선보였고 다수의 전시회 에서 호응을 받았다. 뉴욕에서 서거한 김환기 화백 이후에 세계적 미술사조에 기대되는 화가로써 현재 뉴욕에서 활동중인 윤경렬 작가의 작품을 확인하기 위해 미술 애호가 발걸음이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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