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중앙뉴스 칼럼= 박근종 이사장] 기상청에 따르면 전국에 폭염특보가 발효된 가운데, 지난 7월 4일 낮 기온은 28~35℃로 평년(25.5~29.5℃)보다 2~6℃가량 높은 것으로 발표했다.

여기에 고온다습한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습도까지 높아 최고 체감온도는 33~35℃를 넘었다.

연일 푹푹 찌는 때 이른 최악의 폭염(暴炎)이 계속되면서 질병관리청은 지난 7월 1일 보도자료를 내고 무더위로 인한 온열질환(溫熱疾患 │ Heat illness) 발생에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특히, 올여름은 무더위의 장기간 지속이 예상됨에 따라 하루 최고기온이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는 ‘폭염 주의보’와 하루 최고기온이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지속되는 ‘폭염 경보’가 잦을 것은 물론 야간의 외부 온도가 최저 25℃ 이상으로 숙면하기 어려운 밤인 ‘열대야(熱帶夜 │ Tropical night)’가 자주 발생하고, 도심지역에 내뿜는 에어컨 실외기의 열기와 녹지 부족으로 주변보다 기온이 더 올라가는 ‘열섬현상(Heat-island effect)’과,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반구형 지붕(돔 │ Dome) 모양의 열막을 형성하고 뜨거운 공기를 지면에 가둬놓는 압력솥 뚜껑 같은 역할을 하면서 기온을 계속 끌어올리는 ‘열돔현상(Heat-dome effect)’도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온열질환은 열로 인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 시 두통, 어지러움, 근육경련, 피로감,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을 보이고, 방치 시에는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는 질환을 일컫는다.

온열질환의 종류로는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외부의 열 자극에 기능을 상실하여 발생하는 열사병(Heat stroke), 땀을 많이 흘려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되지 못하여 발생하는 열탈진(Heat exhaustion), 더운 환경에서 강한 노동이나 운동으로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염분(나트륨) 또는 캄륨, 마그네숨 등이 부족하여 근육경련이 발생하는 열경련(Heat cramp),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하여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열실신(Heat synoope),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위해 혈액 내 수분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면서 몸이 붓는 열부종(Heat edema) 등이 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간의 자료를 분석한‘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에 따르면 신고된 온열질환자는 총 1만395명(추정 사망자 99명 포함)으로, 연평균 2,079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열질환자는 주로 실외 작업장(31.5%)과 논밭(13.5%), 길가(11.6%)에서 활동 중 증상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실내에서도 집(9.8%)과 실내작업장(6.2%), 기타(2.8%) 순으로 발생하고 있다. 성별로는 남자가 많이 발생하고 연령별로는 50대(22.3%)와 60대 이상(16.5%)에서 많이 발생하며, 시간대별로는 절반가량(48.3%)이 낮 시간대(12~17시)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청이 지난 5월 20일부터 6월 29일까지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206명으로 지난해 동기간과 대비해 74.6% 증가한 88명이나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전국적으로 폭염이 확대될 경우 온열질환은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무엇보다도 온열질환으로 추정되는 사망자가 7월 들어서만 벌써 3명이나 발생하여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물 자주 마시기, △시원하게 지내기, △더운 시간대에는 휴식하기 등 건강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선, 폭염 시에는 갈증을 느끼기 이전부터 규칙적으로 물이나 이온 음료 등 수분을 섭취해야 하며, 어지러움, 두통, 메스꺼움 등 초기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활동을 중단하고 시원한 곳으로 이동해 휴식을 취해야 한다.

또한, 시원한 물로 목욕 또는 샤워를 하고, 폭염 주의보·경보가 발령되면 가능한 위험시간대(12시~17시) 활동을 줄이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챙 넓은 모자, 밝고 헐렁한 옷 등을 착용하면 온열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울러 음주는 체온을 상승시키며, 다량의 카페인이 함유된 커피나 탄산음료는 이뇨작용으로 탈수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과음(과용)을 피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도 심혈관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 만성질환이 있는 사람은 더위로 인해 증상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하고, 기존 치료를 잘 유지하면서 무더위에는 활동 강도를 평소보다 낮추는 것이 좋다.

특히, 애들레이드대학(University of Adelaide) 공중보건대학원과 시드니대학(University of Sydney) 시드니 공중보건대학원 등 호주 연구팀이 지난달 ‘랜싯 지구 보건(Lancet Planet Health)’ 저널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고온 노출 등으로 신체로 들어오는 열이 나가는 열을 초과하게 되면 심혈관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라고 지적하고, “여름철에 최고기온이 1도 상승하면 심혈관질환 관련 사망률은 2.1%, 발병률(이환율)은 0.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밝혀 주목받고 있다.

또한,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약자는 자동차나 집에 혼자 남겨두지 않도록 하며, 부득이하게 외출할 때는 이웃이나 친인척에게 보호를 부탁해야 한다. 

온열질환자가 발생하면 △즉시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기고, △물수건‧물‧얼음 등으로 몸을 닦고,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체온을 내리며,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특히 의식이 없는 경우에는 신속히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며, 질식 위험이 있으므로 음료수를 억지로 먹이지 않도록 한다. 온열질환은 건강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예방이 가능한 만큼 무더위 시 장시간의 실외활동을 자제하고 충분히 물을 마시고 주기적으로 휴식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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