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5회 뉴욕 한국전통불교와의 만남’ 행사 성료

[중앙뉴스= 방현옥 기자]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서(이하 문화사업단)는 한미수교 140주년을 기념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한 후 첫 대규모 해외행사로 뉴욕에서의 제5회 한국전통불교문화와의 만남을 시행했다. 미국 뉴욕 원각사에서 지난 25일 여행,관광업계 관계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템플스테이를 시작으로 29일 사찰음식 팝업레스토랑을 끝으로 성료했다.

원각사 템플스테이에서 참가자들이 스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원각사 템플스테이에서 참가자들이 스님의 말씀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원각사 템플스테이

뉴욕 원각사에서 진행한 당일형 템플스테이에는 M&M, Walkerhilll, Le Louix Travel, Enjoy Travel 등 미국내 굴지의 여행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관계자들은 "한국전통 건축양식으로 대작불사 중인 원각사에서 발우공양, 선체험 등 전통불교문화 프로그램을 체험하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코로나 규제 완화 이후 많은 업체나 학교, 기업에서 단체여행 문의가 증가하고 있으니 방한 계획을 서두르겠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현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28일 템플스테이에서는 쿠퍼유니온, 콜롬비아대학, 예일대, 하버드대, 뉴욕주립대, 뉴저지 주립대학, 세인트존스대학 등 동부지역 대학의 학생들이 참여했다.

원각사 주지 지광스님은 차담을 통해 불교수행과 관련된 심도 있는 질문들이 쏟아지자 동남아시아 불교의 수행방법과 선종, 화두선과의 비교를 통한 한국불교에 대한 이해를 높이도록 했다. 

“언어가 달라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이 의사소통에 걸림이 된다”는 유학생의 고민에 “언어가 달라도 바른말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부처님 가르침인 팔정도(정어正語)의 지혜를 설했다. 

링컨센터 행사 이후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링컨센터 행사 이후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뉴욕 링컨센터 행사

지난 27일에서 28일까지 뉴욕 링컨센터 아트리움에서 열린 본 행사에서는 한국전통불교문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한국불교 사진전, 템플스테이 홍보·체험 활동, 여름 사찰음식 시식 프로그램, 사찰음식 명장 정관스님의 발우공양 워크숍을 등을 운영했다.

미 동부지회의 원각사와 불광선원 그리고 보리사와 원적사 등의 사찰 신도들과 함께한 체험 활동은 지화연꽃만들기, 염주 만들기, 전통부채 채색체험, 반야심경 인경 등으로 구성돼 현지인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적인 사찰음식 붐을 일으킨 명장 정관스님은 두부장채소 겉절이를 직접 시연하고 발우공양 워크숍을 통해 자연과 환경에 대한 불교적 가치와 소중함을 일깨우며 현장에 있는 외국인 참관자들에게 감탄을 자아냈다.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지견스님은 계절 채소를 이용한 오이채소말이, 가지구이 등 현지에서 구하기 쉬운 식재료를 활용한 사찰음식을 통해 영양 좋고 식감 좋은 사찰음식을 선보였다.

체험 프로그램에 앞서 진행한 불교문화콘텐츠 영상 상영회에서는 ’삼보사찰 천리순례‘,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조선의 승려展- 송광사화엄변상도 화엄의 바다, 불화가 완성되기까지‘ 미디어아트가 상영됐다. 

아울러 한국불교문화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하지권 작가의 생생한 작품 50여 점이 전시돼 큰 호응을 얻었다. 한국불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산지승원 산사 7곳, 템플스테이, 사찰음식을 주제로 한 불교 대표콘텐츠를 전시함으로써 한국불교의 미와 숭고함을 느낄 수 있게 했다. 전시됐던 사진은 해외특별교구 동부지부로 기증해 불교홍포와 현지포교에 힘을 실을 수 있도록 했다. 

시카고 오찬에서 사찰음식 시식 중인 참가자들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시카고 오찬에서 사찰음식 시식 중인 참가자들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시카고 행사

뉴욕행사와 동시에 27일 미국 중부 최대 도시 시카고에서도 정관스님이 준비한 ’사찰음식 오찬‘을 마련했다. 주시카고 총영사가 참석한 한국관공사와의 이번 행사는 미 중부지역 관광업계를 대상으로 템플스테이와 사찰음식을 소개하고 한국문화를 알려 방문 계기를 마련 하는데 일조했다.  

문화사업단장 원경스님은 “우리 대한민국 하면 케이팝· 오징어게임 같은 화려한 미디어 문화가 먼저 떠오르겠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국의 정신문화인 불교문화가 있다”며 “이번 뉴욕행사를 계기로 한국의 전통불교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다시 꽃피는 일상으로의 회복”을 발원했다. 

맨하탄 다운타운 행사

29일 뉴욕 맨하튼 다운타운 한식당(오이지미 Oiji mi)에서는 사전예약을 통해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발우공양 레스토랑’ 행사에서는 서울 견지동에 있는 발우공양 레스토랑의 음식을 재현해 발우공양에서 쓰는 장류와 양념류를 모두 가져와 4가지 코스메뉴를 선보였다.

전식으로 복분자 방울토마토, 두부장 부각, 대추 부각, 송차 등을 음미하고 서리태잣콩죽, 무짠지, 과일오이소박이, 더덕잣즙무침, 호두제피고추장무침 등으로 입맛을 돋웠다.

이어 연잎밥 방아된장국, 좁쌀알타리 등으로 전통한식 원형에 충실한 메뉴를 제공함과 동시에 특히 녹두전은 한국에서 가져온 녹두와 현지에서 구입한 채소 등의 식재료를 이용해 동서양 맛의 조화를 이루어 냈다. 마지막 메뉴는 발우공양 레스토랑의 시그니쳐 메뉴인 모듬버섯강정으로 했다.

입가심으로 달콤한 홍시와 부드러운 마거품의 조화를 이룬 홍시구름을 보여줌으로써 방문한 손님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아울러 전통한과인 꽃송편, 편강, 깨강정 선보였다. 

이번 행사는 늘 다양한 문화와 음식을 찾아다니는 여행객들과 뉴요커들에게 한국 전통불교 음식문화를 알리고 이를 통해 산중 사찰이 아닌 도심 속에서 사찰음식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리는 기회가 됐다.

사찰음식에 대해 설명중인 정관스님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사찰음식에 대해 설명중인 정관스님 (사진= 한국불교문화사업단 제공)

정관스님과 인연이 있는 뉴욕 미슐랭 3스타 르버나딘(Le Bernadin)의 총괄쉐프 Eric Ripert, 비밀병기로도 불리는 수석쉐프 Eric Gestel, 쉐프들의 고전으로 읽히는 ‘the flavor bible’의 저자 캐런 페이지(KAREN PAGE)와 앤드류 도넨버그(ANDREW DORNENBURG), 미국요리잡지 본아빼띠(Bon Appétit) 등에서 정관스님의 사찰음식을 맛보기 위해 방문했다.

유엔 한국대표부 황준국 대사의 부인 이 실 여사는 “한국을 대표하여 정관스님께서 외교사절로 오신 듯해 감사하다”고 언급해 방문객들의 박수를 이끌어 냈다. 

정관 스님은 “코로나 시대 면역력을 높이기 위해 자연에서 나온 식재료를 통한 건강한 에너지를 축적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러한 것의 대표 음식이 발효음식과 저장음식“이라 강조했다. 또한 “저는 수행자로서 쉐프는 아니지만 다른 이들과 소통하기 위해 수행에너지를 음식으로 만든다”고 인사했다.

천주교 수사 Father Ignatius 신부는 “6년간 묵언 후 세상 밖을 모르고 살다가 사찰음식을 먹고 나니, 시끄러움 속에서도 고요함을 찾는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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