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7개 부문을 석권하며 4관왕 기록을 쓴 '기생충' 이후 또 한 번 아시아권 영화의 저력을 보여주었다.

배우 양쯔충(양자경)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사진=워터홀컴퍼니)
배우 양쯔충(양자경)이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아시아계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사진=워터홀컴퍼니)

12일 (미국 현지 시각) LA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가 작품상, 여우주연상, 감독상, 편집상, 각본상, 여우조연상, 남우조연상까지 무려 주요 부문 7개를 차지했다. 특히 양자경은아시아 배우 최초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이 영화는 미국 이민 1세인 에벌린(양쯔충 분)이 다중 우주를 넘나들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시아계 미국인 가족이 겪는 현실적 고충과 세대 갈등을 SF 장르로 풀어내며 주목을 받았다.

이날 다니엘스 감독은 “전 세계는 지금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 스토리가 가끔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곤 한다. 영화에 관한 관심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서 가끔 무섭게 느껴지기도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이런 영화를 통한 스토리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관왕 휩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사진=워터홀컴퍼니)
제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7관왕 휩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사진=워터홀컴퍼니)

아시아계 배우로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받은 양자경은 “감사하다. 오늘 밤 저와 같은 모습으로 지켜보고 있을 어린아이들에게 이것이 희망의 불꽃이 되기를 바란다. 큰 꿈을 꾸고 꿈은 실현된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여성 여러분들은 여러분들의 황금기가 지났다는 말을 절대 믿지 마시기 바랍니다”라며 “이 상을 제 어머니께, 모든 전 세계 어머니에게 바친다. 그분들은 영웅이시고 그분들이 아니었다면 그 누구도 오늘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트남 보트피플 출신인 미국 배우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키 호이 콴은 “난민 캠프에서 오래 지냈고, 보트 위에서 시작한 여정을 통해 이렇게 큰 무대까지 올라왔다. 사람들은 이런 스토리는 영화에서만 나오는 거라고 얘기한다. 나에게 일어난 이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바로 아메리칸 드림이다. 모두에게 당신의 꿈을 계속 꾸라고 말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여우조연상을 받은 제이미 리 커티스는 영화를 함께한 동료들과 가족들에게 영광을 돌렸다. “수십 년간 영화를 만들었다. 영화를 함께 만든 수천 명이 있었기에 수상이 가능했다. 우리는 함께 수상한 것”이라고 말을 덧붙이며 수상 소감을 마무리했다.

다니엘 콴과 다니엘 쉐이너트 감독은 “저를 스토리텔러로 만들어준 사람은 저를 보호해 준 어머니이다. 어머니가 해 주신 희생에 진심으로 감사한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히며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가 많았는데 그럴 때마다 다니엘 쉐이너트가 저를 항상 안심시켜줬고 아이디어를 잘 구현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라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같이 후보에 지명되신 분들 정말 저희 영웅이다. 이 상은 전 세계 모든 어머니들께 바치고 싶다. 제가 이상한 영화 만들 때 저지하지 않고 창의성을 키울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프로듀서 조너선 왕은 “정말 많은 이민자의 부모님이 일찍 돌아가셨다. 제 아버지께서는 항상 수익보다 사람이 중요하다고, 다른 사람보다 중요한 개인은 없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기에 계신 모든 분이 그 이야기를 같이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제 9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비롯 총 7관왕을 석권하며 최고의 기록을 쓴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는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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