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여의도 빌딩매각·임금동결 등 전국 10개 사옥 외부 임대
지역 단위 통합 업무센터를 운영하는 등 조직 축소 비용 절감 추진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한국전력은 10개 자회사 차장급 이상 임금인상분 반납, 전직원 임금동결도 추진 한전아트센터 등 전국 10개 사옥 외부임대 확대 234개 지역사무소 축소조정 '비용 절감'하는 자구책을 발표했다.

한국전력 나주 본사.(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 나주 본사.(사진=연합뉴스)

한국전력은 12일 전남 나주 본사에서 정승일 사장을 비롯한 임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 대회'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자구안을 발표했다. 또  여의도 남서울본부 빌딩 등 부동산 자산 매각, 전체 임직원 임금 동결 추진 등을 통해 오는 2026년까지 25조7천억원 규모의 재무 개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한국전력의 누적 적자가 지난 2021∼2022년 38조원을 넘긴 상황에서 정부·여당은 원가에 못 미치는 전기요금의 추가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한전이 먼저 고강도 자구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다.

한전은 서울 요지 '알짜 부동산'으로 합산 가치가 조단위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서울 여의도 남서울본부의 매각 추진을 자구안에 새로 담았다. 이 건물 지하에는 변전 시설이 있어 그간 매각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정부·여당의 실효성 있는 추가 자구안 마련 압박 속에서 한전은 변전 시설을 뺀 상층부를 떼어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 밖에 서초구 한전아트센터 3개층 등 전국 10개 사옥의 외부 임대를 추진해 추가 재원을 확보하기로 했다. 또 임직원 임금 동결을 통한 고통 분담도 새 자구안에 담겼다. 한전 및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10개 자회사의 2급(부장급) 이상 임직원 4천436명은 올해 임금 인상분을 전체 반납하고, 3급(차장급)은 4천30명은 인상분 절반을 반납한다.

관련해서  '노조와 임금 동결 및 인상분에 관한 협의에 착수한다'는 내용도 자구안에 담겨 2만3천명에 달하는 전체 임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분을 반납하는 방안이 추가로 추진된다.

한전은 전국 18개 지역본부 산하 234개이던 지역사무소를 주요 거점 도시 중심으로 조정하고, 지역 단위 통합 업무센터를 운영하는 등 조직을 축소 운용해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는 방안도 새 자구안에 포함됐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력 자회사인 한국전력기술의 노동조합이 민주노총을 탈퇴할 예정이다. 12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기술 노조는 지난 10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찬성률 89.7%로 상급 단체인 민주노총 공공운수 노조 탈퇴를 결정했다. 재적 조합원 1천451명 가운데 1천242명이 투표했고, 1천114명(89.7%)이 민주노총 탈퇴에 찬성했다.

한전기술은 1970년대 2차례의 석유파동 위기를 겪으면서 '국산 에너지 기술 자립'을 목표로 1975년에 설립됐다. 원전 종합설계와 원자로계통설계 기술을 함께 보유하고 있으며, 한국표준원전 OPR1000과 차세대 원전 APR1400, 중소형 원전인 SMART 등 다양한 원전의 설계기술을 갖추고 있다.

한편, 정승일 한국전력 사장이 12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한전 등에 따르면 정 사장은 이날 정부에 사퇴 의사를 전했다. 정 사장은 이날 25조7천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발표하는 '비상경영 및 경영혁신 실천 다짐 대회'를 앞두고 가진 임원들과 화상회의에서 사장직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