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은 아니다···타다금지법 시행으로 창업은 물건너 갔다

[중앙뉴스= 정기란 기자 ]타다 승합차 불법 콜택시 영업이라는 논란이 일었던 차량호출 서비스 '타다' 전직 경영진이 4년 만에 대법원에서 1일 무죄를 최종 확정받았다.

타다 승합택시.(사진출처=유튜브)
타다 승합택시.(사진출처=유튜브)

국회에서 통과된 법시행으로 이른바 '타다 금지법'이 무죄가 확정됐음에도 예전 모습의 '타다'가 부활하기는 어렵다.

이날 대법원 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쏘카 이재웅 전 대표와 타다 운영사였던 VCNC 박재욱 전 대표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상고 기각 판결로 확정했다. 함께 기소된 쏘카와 VCNC 법인도 무죄가 확정됐다.

타다 베이직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운전기사가 딸린 11인승 승합차를 빌려 이용하는 서비스로 타다의 핵심 사업 모델이었다. VCNC가 쏘카에서 빌린 렌터카를 운전자와 함께 다시 고객에게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했다.

지난 2018년 10월 서비스가 시작되자 택시업계는 '불법 콜택시'라며 반발했다. 대규모 집회와 법 개정 움직임이 이어졌고 택시기사 1명이 서울광장 인근에서 분신해 사망하기도 했다.

검찰은 타다 베이직이 옛 여객자동차법상 금지되는 '불법 콜택시 영업'이라고 보고 2019년 10월 이 전 대표와 박 전 대표를 불구속기소 했다.

반면 타다 측은 '기사 알선을 포함한 자동차 대여'로 합법이라고 주장했다. 1·2심 법원은 타다 측 주장을 받아들여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타다가 외관상 카카오택시 등과 유사하다는 이유로 실질적으로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을 영위해왔다고 볼 수 없다"며 "자동차 대여업체가 기사와 함께 자동차를 대여하는 것은 적법한 영업 형태로 정착돼 있었는데, 타다는 이런 서비스에 통신기술을 접목했을 뿐"이라고 판단했다.

또 설령 타다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에 해당한다고 보더라도 피고인들이 수년에 걸쳐 로펌 등에서 적법하다는 취지의 법률검토를 받았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등과도 여러 차례 협의했으나 어느 기관도 불법성을 지적한 바 없다며 죄가 성립할 요건인 고의도 없다고 봤다.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거나 구 여객자동차법 조항 및 의사표시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이를 수긍했다. 판결에 무죄가 확정되긴 했지만 타다가 과거 영업 방식을 재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옛 여객자동차법은 자동차대여 사업자가 운전자를 알선하는 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했다. 다만 차량이 '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인 경우 예외를 인정했는데, 타다는 이 예외 조항에 착안해 서비스가 이뤄졌다.

그러나 서비스 시행 이후 논란이 커지자 당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민주평화당 김경진 의원 등 정치권은 2019년 '타다 금지법'으로 불리는 여객자동차법 개정안을 발의했었다. 이 전 대표와 스타트업 업계의 반대에도 법안은 1심 무죄 판결 3주 뒤인 2020년 3월 국회를 통과했고 타다 베이직은 운영을 중단했다. 개정 여객자동차법은 기존 예외 조항을 세분화하면서 관광 목적으로 대여 시간이 6시간 이상이거나, 대여·반납 장소가 공항 또는 항만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이와 관련해서 VCNC와 쏘카는 이 개정된 법이 이용자의 이동 수단 선택을 제한하고 운전자를 알선받을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이듬해 입법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며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후 타다는 개정 여객자동차법이 허용하는 운송·가맹·중개사업의 범위 내에서 '타다 라이트', '타다 넥스트' 등 다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타다 넥스트는 타다 베이직과 유사하지만 고급택시 면허를 보유한 기사가 7∼9인승 승합차를 운행한다는 점에 차이가 있다.

판결이 나온 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지난 4년 가까운 긴 싸움 끝에 혁신은 무죄임을 최종적으로 확인 받았지만 그사이 혁신이 두려운 기득권의 편에 선 정치인들은 법을 바꿔서 혁신을 주저앉혔다고 비판했다.

이로 인해 새로운 혁신 생태계를 만들어가던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었고 새로운 이동의 선택을 반겼던 사람들은 다시 이동의 약자가 됐다며 혁신을 만드는 기업가를 저주하고, 기소하고, 법을 바꿔 혁신을 막고 기득권의 이익을 지켜내는 일은 이번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없어야 한다고 했다.

박 전 대표 역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혁신했던 그때의 타다가 돌아오지 못한다는 사실이 여전히 슬프다며 새로운 산업과 방식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가의 노력이 좌절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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