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전기차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해 서울대학교 내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를 개관하고 국내 최고의 배터리 전문가 그룹과 본격적인 차세대 배터리 연구에 나선다.

현대차그룹과 서울대학교는 25일 ‘현대차그룹-서울대학교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이하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개관식 행사를 가졌다.

서울대 유홍림 총장은 축사를 통해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전동화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보여준 혁신성과 동조해 성능이 더욱 향상되고 안전성이 강건화된 배터리 기술이 태동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며 “최우수 교수진과 대학원생들이 현대차그룹의 역량 넘치는 연구진들과 시너지를 발휘해 배터리의 기초 분야부터 응용 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혁신의 획을 그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서울대 엔지니어하우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서울대 엔지니어하우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서울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개관식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우리가 우수한 배터리를 탑재한 다양한 모빌리티를 개발하는 이유는 다음 세대에게 지속가능한 환경을 물려줘야 한다는 사명감 때문”이라며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에 참여하는 모든 분들께 혁신적인 연구와 개발로 모빌리티 산업의 전동화 전환에 앞장서주길 당부드린다”고 밝혔다.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는 2021년 11월 현대차그룹과 서울대가 탄소중립 실현과 국내 배터리 연구 생태계 조성에 대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설립 및 중장기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서울대 화학공정신기술연구소를 증축해 총 3개 층 901㎡ 규모로 건설됐으며 배터리개발·분석·측정·공정을 위한 7개의 연구실과 회의실 등으로 구성된다.

배터리 공동연구센터 개관을 계기로 현대차그룹은 국내 배터리 분야 최고 전문가들과 함께 배터리 관련 초격차 기술을 연구·개발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는 전기차 주행거리를 비약적으로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는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연구는 물론 배터리 상태 모니터링 기술과 첨단 공정기술에 대한 연구를 중점 추진 목표로 삼는다.

구체적으로 리튬메탈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배터리 관리시스템(BMS), 배터리 공정기술 등 4개의 분과를 중심으로 총 22개 공동연구과제를 수행하게 되며 서울대와 카이스트(KAIST·한국과학기술원), 유니스트(UNIST·울산과학기술원), 디지스트(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 한양대, 성균관대, 충남대 등 국내 대학 총 21명의 교수 및 석·박사급 인재가 참여한다.

공동연구센터가 수행하는 전체 22개 연구과제 가운데 3분의 2 수준인 14개 과제가 리튬메탈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관련 연구일 정도로 차세대 배터리개발에 핵심 역량을 집중한다.

리튬메탈 배터리 분야에서는 고내구성을 갖춘 리튬-전해질 소재 요소 기술과 열화를 최소화하는 형상 분석 등을, 전고체 배터리 분야는 황화물계 양극 소재, 전극/전해질 코팅 방법, 초고에너지밀도 양극활물질 도출 등을 연구할 계획이다.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히 이론적 연구에만 그치지 않고 양산을 고려한 연구개발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산학연구의 경우 그 결과물을 양산 제품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다.

반면 공동연구센터는 배터리 정밀 분석 장비와 셀/유변 물성 분석기, 셀 제조 장비, 임피던스(impedance) 측정기 등 현대차·기아 연구소에 적용된 최첨단 장비와 동등한 수준의 연구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대학의 연구 성과가 신속하게 제품에 적용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배터리 공동연구센터장에는 배터리 분야 석학 최장욱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교수를 위촉, 연구 전반에 대한 프로젝트 총괄과 체계적인 기술개발 관리 역할을 담당하게 했다.

현대차그룹은 배터리 공동연구센터가 업계를 선도하는 차세대 배터리개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만반의 지원 체계를 갖춘다.

우선 공동연구센터의 원활한 연구활동 지원을 위해 2030년까지 3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 투자금에는 이번에 개관한 공동연구센터 건설 및 실험 장비 구축 비용이 포함돼 있다.

또 현대차·기아 연구원들이 배터리 공동연구센터로 파견돼 공동연구 일원으로 참여하는 등 기술 노하우 전수와 긴밀한 소통으로 연구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더불어 배터리 기술 관련 자문과 세미나를 통해 인사이트 도출과 개발 방향성 논의를 진행하고 정기 또는 수시로 협의체를 구성해 전 세계 배터리 업계 동향과 결과물 등에 대한 정보를 상호 공유한다.

현대차그룹은 무엇보다도 배터리 분야 인재 육성을 통해 대한민국이 세계 초일류 배터리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학생들은 심화 과제를 수행하며 차세대 배터리 요소 기술과 셀 안전진단 기술 등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토대로 업계를 선도할 고급 연구 인력으로 성장할 기회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공동연구 참여 학생 중 역량이 뛰어난 인재들을 선정해 장학금 제도와 인턴십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현대차·기아에 입사 지원 시 채용 우대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국내 주요 대학과 협력해 다양한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차세대 인재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04년 서울대학교 내에 ‘차세대 자동차 연구관’을 개관하는 데 이어 2013년 고려대에 ‘현대차 경영관’, 2015년에는 한양대에 ‘정몽구 미래자동차연구센터’ 건립을 지원하며 학생들이 꿈과 미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했다.

이 외에도 주요 대학들과 협력해 산학연 공동연구 및 기술교육 프로그램과 연구장학생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주요 분야별 공동연구소도 설립해 차세대 기술개발과 인재 양성에 힘 쏟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64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글로벌 전동화 톱티어(Top-Tier) 리더십을 확보할 계획이다. 이는 글로벌 전기차 톱3에 해당하는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전기차 개발 및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친환경차 핵심 부품으로 꼽히는 배터리 분야에서도 과감한 투자와 개발 역량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안정적인 소재 수급부터 배터리 설계 및 관리 역량 강화, 차세대 배터리개발 등을 통해 배터리 전 영역을 아우르는 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향후 10년간 9조5000억원을 투자해 배터리 성능 향상 및 차세대 배터리 선행기술 개발, 인프라 구축 등을 적극 추진한다.

배터리 원가는 2018년을 기준으로 2026년에 75% 수준, 2030년에는 45% 수준까지 낮춰 누구나 부담 없이 전기차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다는 계획이다. 2025년경에는 배터리 전문기업과 공동개발하고 있는 LFP 배터리를 신형 전기차에 최초 적용한다.

또 리튬메탈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개발을 가속화하고 차세대 배터리 양산성을 검증하기 위해 내년 의왕연구소에 차세대 배터리 연구동을 완공한다. 이곳에서 개발된 차세대 배터리는 전기차를 넘어 로보틱스, AAM 등 다양한 모빌리티에 활용될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성능을 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배터리 관리 역량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배터리 예열, 냉각 등 배터리 컨디셔닝 기술뿐만 아니라 배터리 관리시스템 고도화 등을 통해 높은 수준의 주행거리와 긴 수명, 안전성을 갖춘 전기차 구현을 추진한다.

중장기적으로 환경보호 및 지속가능한 원소재 확보를 위해 폐배터리를 회수해 원소재를 재활용하는 체제도 구축한다. 안전하게 배터리를 회수하고 추출한 원소재를 배터리 제조에 다시 활용하는 지속가능한 ‘배터리 라이프 사이클’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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