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박주환 기자] 계속되는 경기 침체로 투자 한파에 맞닥뜨린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사업 규모를 축소하며 몸집을 줄여가고 있다.

스타트업 민관 협력기관 스타트업얼라이언스의 ‘2023년 상반기 스타트업 투자 동향’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누적 투자 건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41.5%, 투자 금액은 68.3% 감소했으며 위축된 분위기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 또한 우세하다.

이 같은 투자 난항 속에서도 오히려 추가 투자를 유치하거나 자체 기술력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안정적으로 기업 성장성을 키워 나가고 있는 스타트업들이 있어 주목된다.

(제공=피알브릿지)
(제공=피알브릿지)

리턴제로는 2020년 녹음된 통화 내용을 메신저처럼 텍스트로 보여주는 AI 통화 앱 ‘비토(VITO)’ 서비스를 베타 버전으로 선보였다. 이후 2021년 B2C 서비스로 정식 출시된 비토는 리턴제로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음성인식 엔진이 적용돼 높은 정확도와 편의성으로 일상 속 필수 앱으로 자리잡았다.

리턴제로의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 능력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비토는 일반 이용자들뿐 아니라 전화 업무가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비즈니스 유저들에게 특히 인기를 끌며 현재 100만 유저를 돌파했다. 2023년도 1분기 매출 또한 지난해 4분기 대비 709% 증가하는 등 가시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턴제로는 비토를 운영하며 파악한 비즈니스 유저들의 수요와 그동안 확보한 방대한 양의 한국어 음성인식 데이터 및 파이프라인을 기반으로 기업 전용 AI 회의 기록 서비스 ‘콜라보(CALLABO)’를 출시했다. 콜라보는 ‘구글 밋’, ‘줌’ 등 온라인 화상회의 플랫폼과의 간단한 연동을 통해 자동 녹화된 회의 영상을 텍스트로 변환된 내용과 함께 미팅 종료 직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모바일 앱 및 크롬 확장 프로그램도 지원해 기록이 필요한 경우라면 언제든지 온‧오프라인 환경의 제약 없이 활용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이처럼 회의내용을 녹화 및 텍스트 변환해 한눈에 보여주는 콜라보는 세일즈 업무를 지원하는 다양한 기능들로 클로즈 베타 테스트 기간동안 참여한 기업의 상당수를 유료 고객으로 전환시켰다. 리턴제로는 도입사들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서비스 운영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 4월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 후 지속적으로 신규 고객사를 추가 유치하며 B2B 영역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여행 슈퍼앱을 운영 중인 마이리얼트립은 전국의 여행사 및 대리점들과 제휴를 맺어 여행 컨설팅부터 맞춤형 플랜까지 제공하는 ‘여행 전문가 연결 서비스’를 선보였다.

마이리얼트립은 올 2월 전국의 대리점들이나 소규모 여행사들과 협업 및 상생하는 B2B 사업의 사내독립기업(CIC, Company in Company)을 신설한 바 있다. 이번에 마이리얼트립 CIC에서 선보인 여행 전문가 연결 서비스는 고객이 직접 오프라인 대리점에 찾아가야 했던 1:1 패키지 여행 상담을 여행사 및 대리점과의 협업 하에 온라인에서 제공하고자 출시하게 됐다.

고객은 마이리얼트립 서비스 화면을 통해 전국의 테마별 여행사 및 소속 직원을 찾아 관련 경력과 보유 상품 등을 쉽게 확인, 비교할 수 있다. 특히 여행사와의 전화 연결을 통해 여행 패키지 소개는 물론 수요에 맞춰 일정이나 구성 변경도 합리적인 가격에 설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마이리얼트립은 일정 조율이 많이 필요한 골프나 신혼 여행 등의 패키지 상품들도 여행사와 직접 통화해 실시간으로 플랜 반영이 가능하도록 운영하고 ‘틀에 박힌 패키지 여행’을 탈피한 맞춤형 서비스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마이리얼트립 여행 전문가 연결 서비스는 골프, 가족여행, 신혼여행, 크루즈/트래킹 등의 상품을 필두로 엄선된 여행사 대리점 15곳을 통해 먼저 공개하고 연말까지 더 다양한 카테고리를 확장해 100개 이상의 패키지 여행사를 입점시킬 계획이다.

인공지능 영어 학습 솔루션을 운영하는 에듀테크 기업 스픽이지랩스가 시리즈B-2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지난해 11월 380억 규모의 시리즈 B 투자 이후 8개월 만의 추가 유치이며 2배 이상 기업가치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투자는 스트라이프 전 임원이자 노션, 피그마 등 다수의 투자를 성공시킨 라치 그룸이 이끌었다. 한 오픈AI 스타트업 펀드, 코슬라 벤처스, YC 콘티뉴이티, 조쉬 버클리, 저스틴 마틴 등 기존 스픽 투자자들의 후속 투자로 이루어졌다.

스픽이지랩스가 운영하는 AI 기반의 영어 스피킹 앱 '스픽(Speak)'은 출시 4년 만에 국내 누적 다운로드 400만을 돌파하며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영어 학습 서비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출시한 AI튜터 기능을 출시한지 4개월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추가 달성해 전년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다.

스픽은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콘텐츠 개발 및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한다. 서비스 강화로 이용자의 학습 효과 및 체류 시간 확대를 꾀하고, 개인별 수준과 상황에 따른 맞춤 수업을 제공하고 커뮤니티를 조성해 이용자간 상호 작용을 강화할 예정이다.

언어 학습에 특화된 최신 AI 모델 개발, ASR(음성인식) 개선, 자체 기술 연구개발(R&D) 등도 확대한다. 또 새로운 언어, 지역에 대한 서비스 확대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며 채용을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화물운송 플랫폼 스타트업 센디가 6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이번 투자는 KDB산업은행 주도 하에 BNK벤처투자 등이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기존 투자자인 신한자산운용도 시리즈A 브릿지에 이어 후속 투자했다. 센디는 지난해 66.5억원 규모의 시리즈A 브릿지 투자를 포함해 총 175억원의 누적투자를 유치하게 됐다.

센디는 AI기반 화물운송 관리 플랫폼 ‘센디’를 운영 중인 스타트업으로 화물 운송이 필요한 개인이나 기업이 앱 또는 웹을 통해 차량 배정부터 운송, 정산까지 간편하고 빠르게 화물운송을 이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화, 수기, 엑셀기록에 의존하여 비효율적으로 하던 배차 및 운송업무를 센디 플랫폼을 통해 자동화해 물류 담당자가 본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 배차 시스템과 자체 보유한 전국단위의 차량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운송업무 전반을 시스템화해 운송 프로세스의 자동화를 이뤄내고 있다.

이번 투자 유치에는 센디가 보유한 물류 혁신성과 기술력이 높이 평가됐다. 소형 화물 물류시장을 빠르게 디지털화하며 물류시장의 변화를 주도했고 플랫폼을 통해 화주와 차주의 시간 및 비용을 절감해주는 업무의 효율화를 이끌었으며 이에 안주하지 않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협력해 농산물 운송 시장으로 신규 진출하는 등 시장혁신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점과 향후 성장 가능성이 투자 유치의 큰 역할을 했다.

센디는 이번 투자금을 바탕으로 기술 고도화를 통한 서비스 역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데이터 머신러닝을 통해 예상된 운송 수요와 공급을 바탕으로 가격예측시스템의 정확성을 높이고 현재의 배차시스템을 보다 정교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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