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박주환 기자] 삼성전자가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업계 상황의 악화로 올 2분기 반도체 부문에서만 4조36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668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95.2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7일 공시했다.

전사 매출은 DS 매출 회복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 출하 감소 등으로 전 분기 대비 6% 감소한 60.01조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스마트폰 출하 감소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있었으나 DS 부문 적자 폭이 축소되고 디스플레이/TV/생활가전 수익성이 개선돼 전 분기 대비 소폭 증가한 0.67조원을 기록했다.

연구개발비는 7.2조원으로 지난 분기에 이어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고 시설투자도 14.5조원으로 2분기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 기조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와 R&D투자를 이어갈 방침이다.

부문별로 보면 반도체를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매출은 14조7300억원이며 영업이익은 4조3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메모리반도체는 DDR5와 HBM(High Bandwidth Memory) 중심으로 AI용 수요 강세에 대응해 D램 출하량이 지난 분기에 예상한 가이던스를 웃돌면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개선됐다. 재고는 5월 피크아웃(Peak out, 정점 후 하락)에 진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스템LSI는 모바일용 부품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실적 개선이 부진했다. 파운드리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모바일 등 주요 응용처 수요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라인 가동률이 하락해 이익이 감소했다.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2분기 매출 40조2100억원, 영업이익 3조8300억원을 기록했다.

MX(Mobile eXperience)는 글로벌 스마트폰 수요 감소 추세 속에 플래그십 신제품 출시 효과가 줄면서 프리미엄 비중이 감소했고 경기 침체로 인해 중저가 시장 회복이 지연돼 전 분기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그러나 갤럭시S23 시리즈가 전작 대비 견조한 판매를 이어갔고 A시리즈 상위모델 등의 판매 호조로 두 자릿수 수익성을 유지했다. 네트워크는 북미, 일본 등 주요 해외 시장 중심으로 매출이 감소했다.

VD(Visual Display)는 글로벌 TV 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네오 QLED, OLED, 초대형 등 고부가 제품 판매에 주력, 프리미엄 시장 리더십을 확대하면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

생활가전은 계절적 성수기 가운데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매출 증가와 물류비 등 비용 절감으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하만의 매출 3조5000억원과 영업이익 2500억원을 기록했다. 하만은 포터블/TWS(True Wireless Stereo) 중심으로 소비자 오디오 수요 증가와 비용 효율화로 매출과 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특히 역대 최대 규모의 전장 사업을 수주하며 성장 기반을 공고히 했다.

SDC 매출은 6조48000억원, 영업이익 8400억원을 달성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계절적 비수기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프리미엄 패널 판매로 전 분기 수준의 이익을 기록했다. 대형 패널은 프리미엄 시장 내 QD-OLED 제품 입지 강화에 주력했다.

2분기 시설투자는 14조5000억원이며 사업별로는 DS 부문 13조5000억원, 디스플레이 6000억원 수준이다. 상반기 누계로는 25조3000억원이 집행됐으며 DS 부문 23조2000억원, 디스플레이 9000억원 수준이다.

메모리의 경우 지난 분기와 유사하게 중장기 공급성 확보를 위한 평택 3기 마감, 4기 골조 투자와 첨단공정 수요 대응 목적으로 평택 중심 설비 투자를 진행했다. 또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한 R&D 및 후공정 투자도 지속했다.

파운드리는 첨단공정 수요 대응을 위한 미국 텍사스 테일러 및 평택 공장 중심으로 투자가 진행됐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모듈 보완 및 인프라 투자가 집행됐다.

삼성전자는 “2분기는 원화가 달러화, 유로화, 주요 신흥국 통화 대비 약세를 보이며 부품과 세트 사업 전반에 걸쳐 전 분기 대비 영업이익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의 경우 글로벌 IT 수요와 업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며 부품 사업 중심으로 상반기 대비 전사 실적 개선을 예상하고 있다. 단, 거시경제 리스크 등으로 인한 수요 회복 관련 불확실성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DS 부문의 경우 메모리는 하반기 시황과 연계된 유연한 공급 운영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고용량 제품 중심으로 최적화할 예정이다. 특히 고성능 서버와 프리미엄 모바일 제품 분야에서 DDR5, LPDDR5x, HBM 등 D램 첨단 제품의 비중을 더욱 확대하고 V7, V8 등 낸드 첨단 공정 비중을 확대할 계획이다.

시스템LSI는 모바일 SoC(System on Chip) 분야에서 플래그십 모델용 제품 성능을 확보하고 스마트폰 외 신사업 솔루션을 확장하기 위해 고객사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차량용 SoC에서 유럽 OEM 과제 수주에 집중해 응용처 다변화를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파운드리는 PPA(Power: 소비전력, Performance: 성능, Area: 면적)가 개선된 3나노 및 2나노의 GAA 공정 개발 완성도 향상과 대형 고객사 수주 확대를 통해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또 8나노 eMRAM (embedded Magnetic Random Access Memory) 개발 진행 등 레거시(Legacy) 공정 개발을 지속하고 8인치 오토모티브용 기술 개발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이다.

DX 부문의 경우 MX는 플래그십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하고 업셀링(Upselling, 상위 모델 판매) 전략을 통해 매출을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차별화 경험을 강화한 갤럭시 Z 플립5, 갤럭시 Z 폴드5를 성공적으로 출시해 글로벌 폴더블 스마트폰 시장 리더십을 더욱 공고히 할 계획이다.

네트워크는 신규 수주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매출 성장을 추진하고 5G 핵심 칩, SW 기반 가상화 기지국 등 기술 리더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VD는 네오 QLED, OLED, 라이프스타일 등 전략 제품 중심으로 판매를 확대해 성수기 수요를 선점할 방침이다. 또 98형 초대형 TV, 마이크로 LED TV, 대형 OLED 게이밍 모니터 등 혁신 제품을 통해 프리미엄 시장을 지속 선도해 나갈 계획이다.

생활가전은 스마트싱스 기반 에너지 절감 등 친환경, 에너지 고효율 제품 판매를 확대하면서 비스포크 가전의 글로벌 확산과 운영 효율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하만은 소비자 오디오 분야에서 성수기 판매를 확대하고 재료비와 물류비 등 제반 비용 효율화를 통해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의 경우 스마트폰 주요 고객사의 신제품 출시 대응을 통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은 초대형 패널 증량 등으로 연말 성수기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