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스코어, 공기업 및 공공기관 징계 처분 결과 조사
공공기관 347곳 중 절반 넘는 181곳서 징계 처분 조치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 잇따른 철도 사고로 올해 3월 기관장이 해임된 바 있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올 상반기 징계 처분을 받은 직원수가 100명에 육박하면서 국내 공기업 가운데 징계 처분 건수 1위를 차지했다. 이어 60건 이상의 징계 처분 건수를 기록한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가 2위, 30건을 기록한 ‘한국토지주택공사(이하 LH)’가 3위를 차지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지정 공기업 32곳, 준정부기관 55곳, 기타 공공기관 260곳 등 총 347곳을 대상으로 징계 처분 결과를 조사한 결과 올 상반기 이들 공공기관의 징계 처분 건수는 총 834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685건 대비 21.8%(149건)나 급증한 수치다. .

(제공=CEO스코어)
(제공=CEO스코어)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0년부터 올해까지 공기업 및 공공기관들의 상반기 징계 처분 건수는 2020년 732건, 2021년 824건, 2022년 685건, 2023년 834건 등이었다. 연간으로는 2020년 1604건, 2021년 1567건, 2022년 1727건 등이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1042명이 대거 징계를 당하면서 연간 징계 처분 건수로는 4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공기업 및 공공기관의 징계 처분 중 파면·해임·강등·정직 등 중징계보다는 감봉·견책 등 경징계의 증가세가 가팔랐다. 올 상반기 공공기관의 중징계 처분 건수는 22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29건 대비 1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경징계 처분 건수는 456건에서 606건으로 150건이나 급증했다.

또 전체 조사 대상 공기업 및 공공기관 중 절반이 넘는 181곳에서 징계 처분이 내려져 전체적으로 도덕적 해이, 근무 태만 등에 따른?징계 처분이 만연한 것으로 파악됐다.

코레일이 올 상반기에만 94건의 징계 처분을 하면서 조사대상 347곳 중 가장 많았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53건 대비 77.4%(41건)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22건이었던 코레일의 중징계 건수는 올해 같은 기간 12건 줄어든 10건을 기록한 반면 경징계는 31건에서 84건으로 53건이나 증가했다.

‘성실의무위반’, ‘직무(업무)태만’ 등 사유에 따른 견책이 무려 132.0% 확대된 영향으로 보인다. 또 ‘임직원행동강령위반’, ‘품위유지의무위반’ 등으로 인한 감봉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징계 처분 건수가 전년 동기 대비 두배 가까이 늘어난 한전이 63건으로 코레일의 뒤를 이었다. 한전의 중징계 건수는 10건에서 19건으로 9건 증가했고 경징계도 23건에서 44건으로 급증했다. 특히 감봉 처분을 받은 건수가 지난해 15건에서 올해 29건으로 늘었다. 한전은 ‘직무상 의무위반 및 태만’, ‘회사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규율·질서문란’, ‘고의 또는 과실로 사손 유발’ 등을 감봉 사유로 명시했다.

이들 기관에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 30건, 한국도로공사 27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23건, 한국동서발전 21건, 한국수자원공사 19건, 우체국물류지원단 18건, 코레일테크 16건, 한국도로공사서비스 14건,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 14건, 한국산업은행(산은) 14건,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14건 순으로 징계 건수가 많았다. 이들 가운데 전자통신연구원과 산은은 지난해 상반기 징계 처분 건수가 0건이었지만 올해 각각 23건, 14건 증가하며 ‘징계 처분 청정 기관’에서 제외됐다.

공기업 및 공공기관 가운데 올 상반기 파면, 해임, 강등, 정직 등 중징계가 가장 많았던 곳은 ‘한전’이었다. 올 상반기에만 파면·해임 3건, 정직 16건 등 총 19건에 달했다. 한전의 중징계 사유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한전은 올 2월 ‘회사의 기밀을 누설하거나 규율·질서문란’을 이유로 임직원을 해임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문재인 정부 당시 태양광을 비롯한 전력산업기반기금사업(전력기금) 사용 실태 점검에서 적발된 위법·부적정 집행 내역에 따른 처분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코레일의 중징계 건수는 파면·해임 4건, 정직 6건 등 총 10건을 기록했다. 해당 중징계 가운데 나희승 전 코레일 사장의 해임 건도 포함돼 있다. 코레일은 최근 몇 년 간 잇단 안전사고로 논란에 시달려 왔다. 특히 지난 2021년 11월 나 전 사장이 임명된 이후 발생한 안전사고는 무려 18건에 이른다.

이어 LH 9건, 도로공사 9건, 코레일테크 8건, 기술보증기금 6건, 한국도로공사서비스 6건, 수자원공사 5건, 한수원 5건 순으로 중징계 건수가 많았다.

한편 올 상반기 고발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공공기관은 한국보훈복지의료공단으로 4건이나 됐다. 해당 기관은 올 4월 1일 정직, 감봉, 견책 등 3건에 대해 고발 조치한 데 이어 같은달 30일에는 해임 건으로 1건을 고발했다. 국가철도공단도 올 상반기 10건의 징계 건수 중 2건에 대해 고발 조치했다.

이 외에도 경북대학교치과병원, 대구경북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대한적십자사, 서민금융진흥원, 주택관리공단, 한국고전번역원, 도로공사, 한수원, 수자원공사, 한국인터넷진흥원, 한국장애인개발원 등에서도 징계 처분과 관련해 각각 1건씩 고발 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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