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민식 장관, 독립유공자 최고로 예우하는 것이 보훈부 책무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홍범도 장군 순국 제80주기 추모식이 열린 25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육군사관학교가 추진하는 홍 장군 흉상 이전을 놓고 추모사업회의 강한 반발과 여진이 이어졌다.

25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우원식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장군 순국 80주기 추모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에서 홍범도 장군 묘역 앞에 놓인 영정사진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25일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과 우원식 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이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홍범도장군 순국 80주기 추모 및 청산리전투 전승 103주년 기념식에서 홍범도 장군 묘역 앞에 놓인 영정사진을 보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모습.(사진=연합뉴스 제공)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은 직접 추모식에 참석해 정부가 항일독립운동을 폄훼하는 게 아니라는 메시지를 냈지만, 여천홍범도장군기념사업회 이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보훈부가 사실상 흉상 철거에 찬성하고 있다고 일갈했다.

우 의원은 이날 추념사에서 홍범도 장군님께서 78년 만에 돌아온 고국 땅에서 여전히 편히 잠들지 못하고 계신다. 바로 흉상 철거 논란 때문이라면서 그 논란에 보훈부 수장인 장관님께서 마치 동조하시는 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라고 말했다.

우 의원은 박 장관이 지난 13일 국정감사에서 '안중근 의사가 독립운동사의 절대 영웅이지만 안 의사 동상을 일본 대사관 앞에 설치하면 그게 맞는 거냐'고 한 발언을 재소환하며 "귀를 의심했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흉상 철거는 "느닷없는 역사 쿠데타"라며, 오늘 이 자리를 계기로 보훈부에서 육사 현충관 앞의 독립영웅들의 흉상과 독립영웅실 철거 백지화에 앞장서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주문했다. 이날 윤대통령의 근조화환을 뒤로 돌려 놓기도 했다가 우원식 의원의 설득으로 앞 면을 바로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 역시 대전시지부 양준영 지부장이 대독한 추모사에서 "유해를 봉환해 국내로 모시고 와놓고 최근 일부에서 그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해 대단히 유감스럽다"고 꼬집었다.

추모사를 맡은 박 장관은 우 의원 추념사에 직접적인 답을 내놓지는 않은 채 담담히 준비된 원고를 낭독했다. 그는 조국을 위해 용감히 싸웠던 장군은 이역만리에서 광복을 보지 못하고 순국했지만, 장군의 길은 수많은 애국청년의 길이 됐고, 이로 말미암아 우리는 1945년 마침내 광복을 쟁취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가 장군의 유해를 고국으로 모셨고, 윤석열 정부는 장군을 비롯해 무호적 독립유공자 156분을 위대한 독립운동가로 모시고자 독립기념관에 호적을 창설했다며 조국과 민족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싸웠던 독립영웅들의 위대한 역사를 우리 국민들이 언제나 기억하고 예우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국가보훈부의 가장 중요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홍 장군 추모식에 보훈부 장관이 참석한 건 장군의 유해가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 묘역에서 국내로 봉환된 첫해인 2021년 이후 처음이다. 이전에는 통상 서울보훈청장 급이 참석했다. 보훈부는 이번 행사에도 윤종진 보훈부 차관이 참석한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가 순국 80주기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박 장관 참석으로 변경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영화 '암살'에서 신흥무관학교 출신 추상옥, 일명 '속사포' 역을 열연한 영화배우 조진웅과 민주당 이용빈 의원, 우당 이회영기념사업회 이사장인 이종걸 전 민주당 의원, 정용래 대전 유성구청장 등을 비롯해 100여명이 참석했다.

연합뉴스에 의하면 참배를 마친 박 장관과 우 의원은 홍범도 장군 영정 앞으로 함께 이동해 묘역을 둘러봤다. 우 의원으로부터 홍범도 장군 영정과 묘역 관련 설명을 들은 박 장관은 국가보훈부가 최선을 다해 예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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