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사외이사 비중, 2020년말 4.5%서 올해 10월말 16.9%로 12.4%p 상승

[중앙뉴스= 박광원 기자 ] 대기업집단(그룹) 상장사 사외이사 10명 중 3명이 공무원 출신이거나 판·검사 출신 변호사였고 공무원 중에선 국세청 출신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외이사 전원이 공무원과 법조인으로구성된 그룹도 호반건설, 장금상선, 고려에이치씨, 반도홀딩스 등 4개 기업집단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 이사 선임이 의무화되면서 여성 비중도 17%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는 올해 10월말 대기업집단 상장사 343개사의 사외이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전체 사외이사 1111명의 34.8%인 387명이 관료·법조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지난 2020년 12월말 36.3%(346명)과 비교해 1.5%p 하락한 수치라고 밝혔다.

(제공=CEO스코어)
(제공=CEO스코어)

CEO스코어에 따르면 법조 출신 비중은 2020년 12월말 14.5%(138명)에서 올해 10월말 14.6%(162명)로 0.1%p 상승했고 관료 출신 비중은 21.8%(208명)에서 20.3%(225명)로 1.6%p 하락했다.

관료·법조 출신에 이어 학계 33.3%(370명), 재계 19.3%(214명), 세무회계 5.3%(59명), 언론 2.7%(30명), 공공기관 2.3%(25명), 기타 2.3%(26명) 순으로 사외이사 출신 비중이 높았다.

관료·법조 출신 사외이사 비중이 전체 사외이사의 절반을 넘는 그룹은 총 21개였다. 호반건설, 장금상선, 고려에이치씨, 반도홀딩스 등 4개 기업집단은 사외이사의 100%가 관료·법조 출신이었다.

이밖에 동원(71.4%), 신세계(69.6%), 중흥건설(66.7%), 삼표(66.7%), 삼천리(60.0%), 유진(57.1%), 두산(56.0%), 효성(55.6%), 코오롱(53.8%), 태영(53.3%), CJ(50.0%), S-OIL(50.0%), 넥슨(50.0%), DB(50.0%), 동국제강(50.0%), 엠디엠(50.0%), DN(50.0%) 등 17개 그룹의 사외이사 비중도 50%를 웃돌았다.

관료·법조 출신 사외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삼성그룹’이었다. 삼성그룹은 전체 사외이사 59명 중 26명(44.1%)가 관료·법조 출신이었다. 이어 현대백화점(20명), SK(20명) 등이 관료·법조 출신을 20명 이상 선임한 곳으로 조사됐다.

관료 출신 사외이사 중에서는 국세청 출신이 48명(21.3%)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공정거래위원회가 25명(11.1%), 산업통상자원부 20명(8.9%), 기획재정부 16명(7.1%), 금융감독원 14명(6.2%), 금융위원회 12명(5.3%), 감사원 10명(4.4%) 등이 뒤를 이었다.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개정 자본시장법 통과 후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 10월말 기준 여성 사외이사 비중은 16.9%(188명)로 지난 2020년말 4.5%(43명)와 비교해 12.4%p나 상승했다.

앞서 지난 2020년 1월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기업이 이사회를 구성하는 데 있어 특정 성(性)의 이사를 선임하지 않도록 하는 법안(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65조의20)이 통과됐으며 같은 해 8월 본격 시행된 바 있다.

올해 10월말 여성 사외이사 수가 제일 많은 곳은 ‘SK’였다. SK그룹 내 상장사의 여성 사외이사 수는 총 23명으로 전체 사외이사의 30.7%에 달했다. 이어 삼성(16명), 현대자동차(12명), LG(12명), 롯데(10명), 한화(10명) 등이 여성 사외이사 수가 10명을 넘긴 곳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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