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공업 지분 증가 5.25%p ‘1위’…SK렌터카, 감소폭 8.06%p ‘최대’

[중앙뉴스= 이광재 기자] 지난해 국민연금이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기업수는 전체 상장사 가운데 281곳으로 2022년보다 6곳이 줄었다. 그러나 10% 이상을 보유한 기업수는 43곳으로 전년 대비 7곳 증가했다. 세계 3대 연기금 중 하나인 국민연금의 지난 한 해 국내 주식 투자 화두는 ‘집중’이었던 것이다.

CEO스코어는 2022년 12월 말부터 2023년 12월 말까지 국민연금이 국내 상장사 중 5% 이상 투자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의 5% 이상 투자 종목 수는 281개로 2022년 말 287개 대비 6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10% 이상 투자한 종목은 2022년 36개에서 지난해 43개로 7개 증가했다고 전했다.

(제공=CEO스코어)
(제공=CEO스코어)

CEO스코어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지수가 2022년 말 2236.40에서 지난해 말 2655.28로 400p 넘게 치솟는 동안 국민연금은 안정적인 성과 제고와 위험 분산을 위해 내실 있는 기업에 대한 주식 투자를 대폭 늘린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전체 22개 업종, 281개 기업 가운데 5% 이상 투자한 종목이 가장 많은 업종은 ‘IT전기전자’였다. 2022년 말 37개(전체의 12.9%)였던 IT전기전자 종목 수는 지난해 41개(14.6%)로 4개나 증가했다.

다음으로 지주 40개(14.2%), 석유화학 26개(9.3%), 서비스 24개(8.5%), 조선·기계·설비 23개(8.2%) 순이었다. 다만 이들 4개 업종의 5% 이상 투자 종목은 전년 대비 대체로 감소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가장 큰 종목은 ‘LS’였다. LS에 대한 지분율은 2022년 13.54%에서 지난해 13.85%로, 0.31%p 늘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은 0.84%p 증가한 13.53%를 기록하며 2위에 자리했다. 또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 톱5 중 화장품 ODM 기업은 두 곳이나 됐다. 코스맥스는 13.35%로 3위에 올랐고 근소한 차이로 13.2%를 기록한 한국콜마도 5위에 랭크됐다.

효성중공업은 지난해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장 많이 늘린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말 6.04%에 그쳤던 효성중공업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지난해 무려 5.25%p 오른 11.29%를 기록했다. 초고압 변압기, 전력 설비 등 신규 수주 확대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이 국민연금의 투자를 이끌어낸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차 산업의 전동화 전환에 발맞춰 전기차 충전 사업이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솔루엠에 대한 지분율도 증가했다. 국민연금의 솔루엠 지분율은 2022년 5%에서 지난해 10.19%로, 5.19%p 불어났다.

CJ는 지주사 중에서 가장 크게 늘었다. 2022년 7.84%였던 CJ에 대한 지분율은 지난해 12.94%로 나타났다. 1년 새 5.1%p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세아제강지주는 4.56%p 오른 10.17%를 기록했다. 다음으로 효성티앤씨 4.54%p(7.16%→11.7%), 한올바이오파마 4.23%p(8.11%→12.34%), 이수페타시스 3.91%p(8.92%→12.83%), 한국콜마 3.4%p(9.8%→13.2%), 삼양식품 2.78%p(9.94%→12.72%), 파마리서치 2.77%p(7.17%→9.94%) 등이었다.

이와 달리 SK렌터카에 대한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은 1년 새 8.06%p나 급감했다. 2022년 말 8.66%에 달했던 지분율은 지난해 말 0.6%로, 1%대를 밑돌았다. 국민연금이 SK렌터카의 지분율을 대폭 낮춘 것은 SK렌터카가 SK네트웍스의 자회사로 편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라고 CEO스코어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해 8월 SK렌터카 최대 주주인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의 완전 자회사 편입을 결정하고 SK렌터카 주식 공개 매수를 실시한 바 있다.

두산은 지주사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지분율 감소를 나타냈다. 국민연금의 두산 지분율은 2022년 13.6%에서 지난해 6.19%로 무려 7.41%p 폭락했다. 알짜 자회사로 손꼽히는 두산로보틱스가 지난해 10월 상장하면서 두산에 대한 기업 평가가 낮아지자 국민연금도 투자 철회에 나선 것으로 해석됐다.

콘텐트리중앙은 지분 감소폭이 세 번째로 높은 종목이었다. 콘텐츠 제작·유통, 극장 운영 등 사업을 영위하는 콘텐트리중앙의 지분율은 1년 새 6.86%p 떨어진 4.52%에 그쳤다. 이어 포스코인터내셔널, -5.26%p(10.15%→4.89%), 현대지에프홀딩스 –4.94%p(6.87%→1.93%), 에스엠 –4.64%p(8.96%→4.32%), HD현대에너지솔루션 –3.86%p(8.48%→4.62%), 대웅제약 –3.8%p(10.9%→7.1%), 동아쏘시오홀딩스 –3.8%p(13.26%→9.46%), 동국홀딩스 -3.79%p(5.99%→2.2%) 순이었다.

한편 국민연금이 5% 이상 투자한 종목 중 보유 지분 가치가 가장 큰 기업은 삼성전자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에 대한 국민연금 지분율은 7.35%로 그 가치는 34조4646억원에 달했다.

CEO스코어는 “눈여겨볼 점은 지난해 지분율이 2022년 7.53% 대비 0.18%p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기간 지분 가치가 24조8511억원에서 34조4646억원으로 9조6135억원이나 증가했다는 점”이라며 “이에 삼성전자의 비중은 국민연금 5% 이상 투자 종목의 전체 지분 가치 138조2732억원 중 4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지분율 7.9%를 기록한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는 8조1396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2022년 3조9301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배 이상 확대된 것.

5% 이상 투자 종목 지분 가치 톱10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5.74%)은 5조7378억원으로 3위에 랭크됐다. LG엔솔에 이어 삼성바이오로직스(6.72%) 3조6354억원, 네이버(9.34%) 3조3961억원, 현대자동차(7.35%) 3조1619억원, 기아(7.17%) 2조8843억원, 포스코홀딩스(6.71%) 2조8338억원, LG화학(7.36%) 2조5924억원, 삼성SDI(7.88%) 2조5592억원 등이었다.

국민연금이 최대 주주인 투자 종목은 2022년 8개(DGB금융지주, KB금융, KT, KT&G, 네이버, 신한지주, 포스코홀딩스, 하나금융지주)였으나 지난해에는 KT&G가 제외되면서 7개로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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