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 신현지 기자] 거액의 돈을 받고 수상한 묘를 이장한 풍수사와 장의사, 무속인들에게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을 담은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 ‘파묘’가 언론에 첫 공개됐다.

20일 오후 서울 강남구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영화 '파묘'(감독 장재현)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최민식, 유해진 김고은, 장재현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장재현 감독은 “파묘라는 소재를 생각하면서 3명의 풍수지리사들과 땅과 가치관에 대해 얘기 하면, 이상하게 한곳에 모이게 됐다. 그것을 믿든 말든 어떻게든 영화에 녹여보려고 했다. 도드라지게 넣기보다는 캐릭터 활동에 녹이고 도드라지지 않게 영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노력했다.”라고 연출의 계기를 밝혔다.   

또 장 감독은“ 어렸을 적 이장을 수십 번 따라다니며 느낀 건 그 안에 무언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었다. 과거의 잘못을 꺼내서 그것을 깨끗하게 없애자는 정서가 느껴졌다. 우리의 과거를 돌아보면 상처와 트라우마가 많다. 그래서 코로라를 겪고 극장용 영화에 고민하면서, 극장에서 관객이 재미있게 볼 수 있도록 화끈하게 만들겠다는 욕망이 있었다”라고 말했다. 

땅을 찾는 풍수사 상덕으로 분한 최민식은 파묘 출연의 계기에 대해 "장재현 감독님 때문에 출연했다"라며 "감독님의 전작들을 잘 봤다. 민속신앙에 관해 다루셨는데, 지금은 미신이라 터부시 되고 평소에 너무 저평가 되고 있는 것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인간과 신의 중간에서 다리를 놓는 지점에 관해, 이런 관계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또 영화의 만듦새 자체도 굉장히 세련되고 촘촘히 짠 카펫처럼 매력적이다.”라고 장 감독의 연출력에 신뢰를 드러냈다. 

또 그는 흙을 집어 먹는 연기에 대해 “촬영 내내 진짜 흙을 그렇게 먹었으면 맹장 때문에 병원에 입원했을 것인데 미술 스태프들이 흙은 만들어 주었다”며“ 풍수사들이 흙의 맛을 보면서 토양의 느낌을 보기도 한다고 했다. 미생물 등으로 음택과 명당을 가려내는 부류가 있다고 하고, 물길 방향으로 명당을 가리기도 한다는데 저의 캐릭터는 그렇게 맛으로 알아내는 설정이다"라고 말했다. 

무당 화림으로 분한 김고은은 “굿판은 엄청난 에너지와 체력적인 소모가 큰데 하루 전 전체 리허설을  했고 당일엔 카메라 4대가 설치돼 촬영이 이루어졌는데 하루에 끝냈다. 굿을 할 때 퍼포먼스는 선생님들과 연습을 많이 했다.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여기에 유해진은 “고은씨가 말은 편하게 하는데 짬짬이 경문 외우지 직접 현장에 오신 무속인들에게 레슨받지, 내가 저 역활을 한다면 피말리는 연습을 해야겠군 생각했다”하며 연기를 극찬했다.  

또 최민식은 “저러다 뭔 일 나지 않는가 할 정도로 옆에서 라이브로 볼 때 카메라 4대로 찍었는데 몰입도는 대단했다. 그런 물리적인 몸의 힘듦보다 몰입하고자 하는 배우의 프로페셔널은 감동적이었다.”라고 거듭 칭찬했다.

장 감독은 마무리 인사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재미있고 화끈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극장에서 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선입견 없이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공개 된 장재현 감독의 ‘파묘’는 미국 LA에서 거액의 의뢰를 받은 무당 ‘화림’(김고은)과 ‘봉길’(이도현)은 기이한 병이 대물림되는 집안의 장손을 만난다.

조상의 묫자리가 화근임을 알아챈 ‘화림’은 이장을 권하고, 돈 냄새를 맡은 최고의 풍수사 ’상덕’(최민식)과 장의사 ‘영근’(유해진)이 합류하며 긴장감을 더한다. ‘묫바람’이 미국에 있는 이들에게까지 영향을 끼친다는 설정은 기존의 관념을 뛰어넘는 발상으로 호기심을 높인다. 절대 사람이 묻힐 수 없는 악지에서 시작된 파묘, 그리고 그곳에서 나온 ‘험한 것’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을 전하며 오컬트 장르의 정수를 보여준다.  

더불어 ‘파묘’에 등장하는 최고의 풍수사, 장의사, 무속인들의 협업은 과학과 미신 사이의 미묘한 줄타기를 보여주며 재미를 더한다. 땅을 찾는 풍수사, 원혼을 달래는 무당, 예를 갖추는 장의사, 경문을 외는 무당까지, 과학과 미신의 경계에 서 있는 이들의 팀플레이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을 전달하며 장르적 재미를 끌어올린다. 

각각의 직업들은 묘를 이장할 때 맡은 역할로 나뉜다. 풍수사는 토지를 생물학적으로 분석하며 땅의 오행을 판단하고 장의사는 이장할 무덤의 유골을 수습하며 예를 갖춘다. 무속인 역시 원혼을 달래는 무당과 경문을 외는 무당으로 나뉘어 굿을 하는 등 전문적인 모습을 선보인다. 익숙한 듯하지만 어딘가 새롭고 낯선 이들의 이야기는 보는 이로 하여금 소용돌이치는 파묘의 현장에 함께 있는 듯한 강렬한 체험을 선사한다.

최민식, 김고은, 유해진, 이도현의 첫 오컬트 미스터리 영화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파묘'는 오는 22일 관객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