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서 “물가·고용·가계부채 관리는 성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국민의 체감경기가 여전히 나아지지 못하게 한 점은 송구스럽다”고 토로했다.

박 장관이 취임 1주년을 나흘 앞두고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남긴 스스로 매긴 성적표이다.

박 장관은 “고공행진하던 소비자물가가 다소 안정되고, 지난 1년간 일자리가 44만 개 늘었다. 대외건전성 개선으로 신용등급 전망도 상향 됐다”면서도 “국민께 좀 더 나은 살림살이를 만들어 드리지 못해 죄송스럽다”고 이같이 말했다.

박 장관은 취임 이후 미국 국가 신용등급 강등과 유로존 재정 위기 등 대형 암초를 만난 탓에 국민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순항은 하지 못했지만, 대형 위험 요소는 무난히 극복했다고 자평했다.

박 장관은 “작년 6월2일 취임했으니 어느덧 1년이 다됐다”라며 “1년 전 국제통화기금(IMF) 전망을 기준으로 하면 성장률 관점에서 하향추세에 있다”고 평가했다.

박 장관은 “작년 8월 초부터 미국 신용등급 강등 등 유로존 위기가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금융시장과 외환시장이 출렁거렸고, 여러 어려움 겪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취임하며 서민생활안정, 특히 물가안정과 일자리 확보로 지표경제보다 체감경제를 개선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다짐을 드렸다”며 “그런데 1년 지난 시점에서 여전히 국민께 체감 사정이 더 나아지지 못하게 한 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l그는 주택거래와 수출 부문에 대해 “수도권 주택거래가 침체하고, 1분기에 다소 나아졌으나 지난해 하반기 내수가 여전히 부진했고, 올해 들어 수출이 전년도보다 조금밖에 증가하지 않는 모습이라 기대보다 둔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박 장관은 “불확실성이 높아진 가운데서도 거시경제의 안정적 운용에서 나름대로 노력한 결과 다소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부한다”고 말했다.

특히 박 장관은 물가, 고용, 가계부채 관리를 지난 1년의 성과로 꼽았다. 대외건전성이 개선돼 국제신용평가사에서 신용등급 전망이 높아진 것은 희소식이라고 소개했다.

소비자물가는 개정 통계를 기준으로 지난해 5월 전년 동월 대비 3.9% 올랐다. 올해 4월에는 2.50% 상승에 그쳤다. 실업률은 같은 기간에 3.20%에서 3.50%로 오히려 상승했다. 다만, 4월 취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45만5천명 증가했다.

박 장관은 “최근 물가가 다소 안정되는 흐름을 보이고 있고 제가 취임한 이후 일자리가 44만개가 만들어지는 등 물가와 일자리 측면에서 그런대로 나아지는 흐름이 있는 것이 위안이다”고 자평했다.

이어 “1분기 가계동향을 보면 그런대로 소득 증가율이 탄탄했고, 특히 저소득층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빨리 올라 소득 5분위 배율 등 분배지표 측면에서도 10년 만에 가장 향상된 것이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의 소득격차가 줄어들고, 우리 경제에 가장 어려움을 주는 가계부채 증가 폭이 3분기 연속으로 둔화하는 등 가계신용도가 상당히 통제되는 상황이다”고 진단했다.

박 장관은 강만수·윤증현 장관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세 번째 기재부 수장으로 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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