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경제지표가 ‘적신호’를 보이면서 정부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3.7%에서 3%대 초반, 최악의 경우 2%대까지 떨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3~4월에 각각 0.4p, 0.2p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는 3월에 0.1p 하락했고, 4월엔 그대로였다. 기업의 실적도 전반적으로 부진했다. 올해 1분기 기업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고, 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대비 9% 감소했다.

가계도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4월 가계대출 연체율은 0.89%로 지난해 12월보다 0.2%p 상승했다.

수출은 1~4월까지 1%도 안되는 증가율을 보였다. 유럽재정위기 등 악재가 겹치면 수출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은 작다. 이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 상태는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다”며 “한국 경제에 위기가 올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기는 침체될 것으로 보이지만 고유가 행진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상반기 원유도입단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기록하고, 하반기엔 116달러, 내년엔 112달러로 한동안 110달러 대에서 고공행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고유가 저성장’ 국면으로 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6월 말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를 수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6월 초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만, 올해에는 불확정성이 높아 섣불리 전망치를 결정하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정부가 제시한 성장률 전망치 3.7%는 한은(3.5%), KDI(3.6%)뿐만 아니라 IMF(국제통화기금, 3.5%) 금융연구원(3.4%)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3.3%) 보다도 높다. 이 때문에 정부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할 것이라는 관측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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