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8~19일(현지시간) 멕시코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7개국) 문제에 대한 해법이 나올 수 있을까.

향후 유로존의 위기 전망에 큰 영향을 줄 그리스 총선 직후 열리는 이번 회담에서는 유로존 위기에 대한 논의가 주요 안건으로 오를 전망이다.

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은 유로존 정상들에 위기에 대한 해법을 촉구하고 있다. G20 국가 중 유로존에 속한 국가는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 3개국에 불과해 이른 시일 안에 구체적인 해결책이 나올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이번 회의는 강대국에 이어 신흥국까지 가세해 유로존을 압박할 기회가 될 전망이다.

◆ 선거 앞둔 오바마 “유럽 위기 빨리 해결해라” 압박

유럽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오바마 미 대통령의 목소리는 미국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욱 커지고 있다.

미국의 가장 큰 무역 상대지역인 유로존 국가의 경제불안이 길어지자, 미국의 경기 회복 전망도 좀처럼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CNBC는 17일 “유럽의 금융위기는 미국 경기 회복에 큰 위협이 되고 있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여부는 향후 5개월 동안 미국의 고용동향에 따라 큰 압력을 받을 전망”이라며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회의부터 본격적으로 유럽 지도층 설득에 나설 것이라고 보도했다.

실제로 오바마 미 대통령은 최근 “미국의 생산품에 대한 파리, 마드리드 등 유로존 국가의 수요가 줄어들면 미국 피츠버그나 밀워키 등의 제조업 업황에도 악영향을 준다”면서 유럽 지도층에 국제 시장을 안심시킬 수 있는 대책을 촉구했다.

CNBC는 특히 미국은 멕시코 회담에서 유럽 지도층을 협상 테이블에 앉히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은행연합(banking union) 설립을 통해 유로존 내의 문제국가를 지원하고, 경기를 부양할 방도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그는 지난 9일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경우 겪는 고통은 긴축재정을 시행하며 구제금융을 받을 때의 고통보다 더욱 커질 것”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를 희망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 멕시코 대통령 “G20, IMF 재원 확충 동의할 듯…유럽 통화·재정연합 지지”

이번 회의에서는 G20 국가들이 국제통화기금(IMF) 재원 확충 규모를 논의하고 공식 합의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크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각국으로부터 4300억달러의 재원을 확충 약속을 받아낸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회의 의장국인 멕시코의 펠리페 칼데론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는 IMF 재원 확충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그는 “워싱턴에서 논의한 것보다 더 큰 규모로 재원 확충이 이뤄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가 확충 규모에 대해서는 답변을 거부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당초 5000억달러 규모의 재원확충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었다.

또 이번 G20 회의 코뮈니케(공동선언문)에는 G20 차원에서 유로존을 지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될 전망이다.

칼데론 대통령은 블룸버그에 “유럽 정부가 스페인·이탈리아 등으로부터의 충격에 대비하기 위해 함께 일해야 한다”면서 “G20 코뮈니케는 유럽이 더욱 가까운 통화·재정연합을 이루도록 하는 방안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뢰가 무너지면 더 이상 유지해 나갈 수 있는 경제나 시스템조차 없어질 것”이라면서 “다만 유로존에는 아직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시간이 있다”고 덧붙였다.

◆ 獨 “유로본드 논의 등 시기상조”…弗과 전화회의 등 준비 분주

한편 유로존 해법의 열쇠를 쥔 독일은 G20 회담을 앞두고 또다시 강경한 입장을 내보였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지난 15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열린 한 비즈니스그룹 연설에서 “유럽연합을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할 것”이라면서도 “유로본드나 유럽차원의 예금보험기금 조성 등 ‘빠른 해결책’ 논의에는 설득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메르켈 총리의 이런 발언을 G20 회의를 앞두고 각국 정상들에 독일의 뜻을 피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G20을 앞두고 독일도 준비에 바쁜 모습이다. 메르켈 총리는 17일 프랑소와 올랑드 대통령과 그리스 총선, G20 회의를 앞두고 긴급 전화 회의를 가졌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날 프랑스 엘리제궁은 공식 성명을 내고 양국 정상이 그리스 총선 전망과 멕시코 G20 정상회의, EU 정상회의 의제에 대해 전화로 논의했다고 밝혔다.

장 마르크 에이로 프랑스 총리는 지난 15일 “프랑스는 독일과 함께 유럽 재정위기를 풀어가야 한다”면서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