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축하하며

                                                                                         
우리나라가 지난11월25일,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24번째 회원국으로 정식 가입했다.

1996년 OECD에 가입한지 13년 만이며, 1950년 6· 25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일어나서 60년 만인 2010년 1월 1일부터 공식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외국 원조로 연명하고 개발했던 수혜국(受惠國)이 이제 가난한 개발도상국가와 후진국을 돕는 원조 공여국(供與國)이 되었다. 우리나라는 1961년 발족한 OECD에 가입한 30개 선진국가 중에서도 2차 대전 후에 원조 수혜국에서 원조 공여국으로 지위가 바뀐 첫 번째 사례가 되었으며, 개발도상국가의 힘든 경험을 한 유일한 나라로써, 개도국과 선진국과의 연결고리 역할까지도 기대된다.

지난 해 우리나라 대외원조, 즉 공적개발원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는 8억 달러 정도로 국민순소득 (GNI) 대비 0.09%에 그쳤다. 2006년도에는 0.05%였다. 현재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회원국 평균 대외원조는 0.25%(약 2조원)이고 UN이 권고하는 액수는 0.7%(연간 5조원)이다. 알기 쉽게 국민 1인당 연간 평균 대외원조액을 비교해 보면, 노르웨이는 630달러, 미국은 76달러, 일본은 91달러, 한국은 9달러다.

1945년 해방 이후 55년간 우리나라가 국제사회로부터 받은 총 127억 달러(현재가치로 환산하면 약 600억 달러, 약 7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우리나라가 해외원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외환위기 이후 10년간 ODA 규모는 40억 달러에 불과하다. 2015년 연간 ODA 목표치 30억 달러 수준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20년 가까이 빈곤국들을 지원해야, 그 동안 받은 만큼 돌려 주게 되는 셈이다.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80% 이상이 해외원조에 소극적이다. 경제력에 비해서 너무 인색하다는 국제사회의 지적이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한 연구위원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민소득 수준에 상응하는 규모의 ODA가 필요하다. 2015년 한국의 적정 ODA 규모는 OECD 국가의 평균 0.35%인 43억 달러라고 주장하고 있다.

좀 길게 사실관계를 설명했는데, 이제 몇 가지 의미와 다짐, 비전을 찾아보자. 첫째, 우리 대한민국은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참으로 위대한 나라다. 36년 압제와 굴욕의 긴 일제 식민지 통치, 곧 터진 동족상잔의 6·25와 전 국토의 초토화, 군사 독재와 격심한 사회 갈등, 지금까지도 군사적 대치와 이념적 갈등이 심한 지구촌 유일한 분단국가의 고난과 장애를 뛰어넘어서 세계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OECD 개발원조위원회 가입은 외국의 도움이 없으면 살 수 없던 나라에서 이제 가난한 다른 나라를 도와주는 나라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5천년 민족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기적이요, 하늘의 축복이다.

둘째, 한국은 2010년에는 선진공업화 국가들의 모임인 G20(Group of 20, 또는 주요 20개국) 정상회의를 의장국으로서 개최한다. 이들 국가의 국내 총생산(GDP)을 모두 합하면 전 세계의 85%가 되고, 교역량은 80%가 된다. 2010년 G20 정상회의 개최는 1988년 서울올림픽 개최 만큼이나 다방면에서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세계의 대통령’이라고 부르는‘UN 사무총장’(반기문)을 배출하고,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하는 교육열과 교육수준을 갖춘 교육 강국이 되고, 피겨의 여왕 김연아, LPGA 상위권을 석권하고 있는 여자 골퍼들, 올림픽과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 야구와 축구 등으로 대표되는 스포츠 강국까지 되었다. 세계 13대 경제 강국에 걸맞은 눈부신 발전이다.

셋째,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가입을 계기로 해외 원조도 변화가 오겠지만, 민족의 평화통일을 위해서도 좀 더 장기적이고 전향적이며, 동포애적이고 인도주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현재 5,000억 원 수준의 남북협력기금도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있다. 평화통일을 위한 남북경제협력 비용은 OECD 개발원조위원회 회원국들의 공적개발원조 평균 비율인 0.25%(약 2조원)는 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개인이든 조직이든 국가이든, 남을 돕는다는 것은 곧 바로 자기 자신과 자기 조직과 자기 국가에게 이익이 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국력에 걸맞은 국제사회에의 기여와 베풂이 없이는 장기적으로 경제도, 외교와 안보도 어려움에 봉착하게 된다.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긴밀한 연관 관계를 생각할 때, 국익을 위해서도 열린 마음으로 다른 나라를 기꺼이 돕고, 절대 빈곤과 열악한 생활환경에 처한 북한 동포들을 돕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우리 국민들도 글로벌시대에 맞는 열린 의식과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변화해서 대처하고 베풀어 주어야 한다.

논설위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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