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출자사 4곳 불참, 코레일 계획에 거부 의사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또다시 파행의 실마리를 푸는 데 실패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는 19일 오후 이사회를 열어 사업재개와 관련한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정족수 미달로 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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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정원은 10명이었지만 삼성물산·삼성SDI·KB자산운용·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 등 민간 출자사 4곳이 불참해 자동 무산됐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지난 7월부터 사업방식을 기존 통합개발에서 단계적 개발로 바꾸고 AMC(자산관리회사)인 용산역세권개발㈜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하자 이에 반대하는 민간 출자사들과 마찰이 생기면서 파행에 접어들었다.

지난달 초 이후에는 자금난으로 기초 공사마저 중단됐다.

코레일은 이날 이사회에 롯데관광개발이 잠정 보유한 AMC의 옛 삼성물산 지분(45.1%)을 인수하고 수권 자본금도 현재 1조4000억원에서 3조원으로 늘리는 안건을 상정해 통과시킬 계획이었다.

하지만 민간 출자사들이 이사회 불참을 통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보임으로써 수포로 돌아갔다. 이사회에 불참한 민간출자사 관계자는 "코레일의 계획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하지만 이 문제를 표결로 처리하면 출자사 간 갈등이 확대될 수 있어 불참했다"고 말했다.

이날 이사회는 무산됐지만 당장 사업 완전 중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금난 해소에 필요한 CB(전환사채) 2500억원 발행이 늦어지고 있지만 다음 달 초까지 시간 여유가 있다.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 모두 사업 중단에 따른 직·간접적인 피해가 막대하고 서부이촌동 주민들의 보상 문제도 얽혀 있어 사업 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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