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역세권개발사업이 부도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시행자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PFV)는 8일 긴급 이사회를 열고 25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을 승인했다.

용산역세권개발 관계자는 “최악의 국면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 아래 코레일과 롯데관광개발 등 10명의 이사 모두가 만장일치로 해당 안건에 찬성했다”고 말했다.

전환사채는 금리 5%, 만기보장수익률 3개월 복리 연 5% 등의 조건으로 9일 배정기준일을 공고하고 다음 달 12일 청약 및 청약증거금 납입, 13일 사채원금 납입 등을 일정으로 발행될 예정이다.

그동안 드림허브는 자본금이 300억원도 채 남지 않아 종합부동산세와 땅값 이자 납부일인 다음달 17일까지 CB 발행을 통해 일부라도 자금을 확충하지 못할 경우 부도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됐었다.

이번 CB발행 승인으로 부도 위기를 막을 수 있는 발판은 마련됐지만 아직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다음달 13일까지 30여곳의 출자사들의 CB발행에 따른 자금을 납입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주배정 방식이기 때문에 각 주주사들이 지분율 대로 자금을 내야한다. 만약 자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에 발생되는 실권주는 미발행으로 처리된다. 실권주 처리 방식은 이사회에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롯데관광개발측은 “이번 CB발행 승인으로 사실상 부도위기를 넘긴 것”이라며 “민간 출자사들의 동의를 거치는 과정이 남아있지만 사업을 되는 방향으로 추진하고자 하는 마음은 같기 때문에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레일의 입장은 다르다. 코레일 관계자는 “주주사들도 사업진행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각 주주들이 CB발행을 통해 2500억원을 채우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들이 CB발행을 통해 2500억원을 마련하지 못할경우 코레일은 드림허브측에 입금하기로 한 랜드마크 빌딩 2차 계약금 4160억원을 입금하지 않아도 된다. 2500억원 마련이 선결 조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향후 주주들이 나서서 얼마나 CB발행에 적극적으로 나설지가 앞으로 사업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함께 상정된 푸르덴셜 이사 교체 안건은 통과됐지만 661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 만기연장 안건은 발행조건 재협의를 위해 보류됐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