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공업생산, 전월비 2개월 연속 증가‥전년동월비 9개월만에 감소

자동차 파업 종료 효과가 이어지며 지난달 광공업 생산이 전월대비 두 달 연속 증가했다. 그러나 소비ㆍ투자가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앞으로의 경기를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는 석 달째 하락세를 이어가는 등 전반적인 산업 활동은 부진했다.

이에 따라 3분기 경기바닥론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미국의 재정절벽, 유럽의 재정위기 개선 추이에 따라 경기회복 시기를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세계 경제 둔화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비ㆍ투자 심리 회복이 지연되는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이날 제2차 경제살리기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광공업생산이 생각보다 안좋았다“며 ”지난해 보다 추석이 늦어지면서 10월 초에 연휴 효과가 반영됐고 휴대폰 번호이동 단말기 보조금이 10월부터 크게 줄면서 휴대폰 판매가 많이 감소하는 등 특이요인도 작용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11월 수출은 10월 보다 늘어날 것”이라며 “원화가 강세임에도 우리나라 수출 경쟁력이 괜찮고 수출이 다변화됐다”고 말했다.

◆ 광공업생산, 전월비 2개월 연속 증가‥전년동월비 9개월만에 감소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10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광공업 생산은 전달보다 0.6% 증가, 두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0.8% 감소, 9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1% 줄어들며 한 달 만에 감소했고 전년 같은 달 대비로는 0.9% 증가했다. 전(全)산업 생산은 전달보다는 0.2%, 전년 동월보다는 0.5% 감소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파업 종료 효과가 이어지며 미처 정상화되지 않은 부분이 개선돼 광공업 생산 쪽이 소비, 투자에 비해 선방했다"고 말했다.

광공업 생산 중 제조업 생산은 기계장비(-5.7%), 기타운송장비(-10.2%) 감소에도 자동차(7.5%), 반도체 및 부품(5.4%)이 증가하며 0.7% 늘었다. 하지만 전년 동월 대비로는 기계장비(-10.6%), 영상음향통신(-11.6%)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지며 0.8% 줄었다.

제조업의 내수 출하는 전달보다 0.2%, 수출 출하는 2.8%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도 각각 2.5%, 0.6% 줄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75.9%로 전달 대비 0.7%포인트 상승, 두 달째 올랐다. 제조업 재고는 전달보다 2.4%, 전년 동월보다 4.7% 증가했다.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13.6%로 전달보다 4.1%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예술ㆍ스포츠ㆍ여가(3.7%), 보건ㆍ사회복지(0.2%) 등에서 증가했지만 출판ㆍ영상ㆍ방송통신ㆍ정보(-3.4%), 도소매(-1.1%) 등에서 감소하며 전달보다 1% 줄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금융ㆍ보험(2.0%), 보건ㆍ사회복지(5.2%)에서 늘며 0.9% 증가했다.

◆ 소비ㆍ투자 한 달 만에 감소세 전환

소비는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소매판매는 의복 등 준내구재(2.7%), 승용차 등 내구재(1.8%)에서 증가했지만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3.2%)가 줄어 전달보다 0.8% 감소했다. 전년 동월대비로는 승용차, 가전제품 등 내구재(8.5%),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0.2%)가 늘며 2% 증가했다.

소매 업태별로 보면 무점포 판매(10.9%), 백화점(4.1%) 등은 전달과 비교해 판매가 늘었지만 슈퍼마켓(-9.4%), 대형마트(-4.3%) 등은 계절적으로 식료품 소비가 줄면서 감소세를 보였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편의점 무점포 판매가 증가하고 대형마트, 백화점, 슈퍼마켓 등은 줄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운송장비에서 줄어들며 전달보다 2.9% 감소했다. 한 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서는 일반 기계류에서 투자가 줄어 0.7% 감소했다. 전달(-8.1%) 보다는 감소폭이 둔화됐으나 석달째 감소세를 지속했다.

투자의 선행지표라고 할 수 있는 국내기계수주는 건설업에서 증가했으나 전기ㆍ 전자ㆍ영상음향통신에서 감소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1% 줄었다. 건설 경기를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전달보다 1.5% 감소했고 전년 동월보다도 11.5% 줄었다.

◆ 경기 선행지수 석 달째 하락…"부정적 신호"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1로 전달보다 0.5포인트 하락, 한 달 만에 내림세를 보였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달보다 0.3포인트 하락한 99.1로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고 두 달 연속으로 100을 밑돌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하락하는 등 지표상으로 부정적인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며 "다만 미국의 재정절벽, 유럽의 재정위기 추이에 따라 경기 흐름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경기 저점은 대내외 불확실성의 영향을 감안해 상황을 지켜보면서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재정부는 "국내외 경제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경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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