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투표를 3일 앞두고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의 피 말리는 막판 `사흘 전쟁'이 16일 시작된 가운데 국가정보원 여직원의 불법선거운동 의혹에 대한 수사 결과와 마지막 TV토론 성적표가 막판 판세를 가를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예측불허 박빙 승부 속 판세영향 주목 ..朴 `굳히기' vs 文 `뒤집기'(연합뉴스)

국정원 여직원이 인터넷에 문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린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경찰의 중간수사결과 발표와 이날 밤 끝난 제3차 겸 첫 양자 TV토론 결과는 유동성이 큰 박빙의 대선판에 직ㆍ간접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새누리당에서 국정원 직원 댓글 수사결과와 관련해 민주당이 인권유린까지 자행하며 선거공작을 했다면서 문 후보 책임론을 제기하고 나선 반면, 민주당은 경찰이 국정원과 합작해 관권개입을 한 것이라고 강력 반발해 격한 공방이 예상된다.

이상일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의 선거공작이 드러났다. 아무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고 결국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선거공작을 하려 했던 시도가 드러난 것"이라면서 "문 후보는 이번 수사결과를 존중하는지 밝히고 사과해야 한다. 인권을 유리한 데 대해서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박광온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경찰이 내일 수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한밤중에 기습적으로 한 줄짜리 수사결과를 발표한 것은 TV토론에 대한 국민적 관심과 판단을 호도하려는 명백한 경찰의 선거개입 의도를 드러낸 것"이라면서 "매우 부실하고 정치적 수사라는 혐의를 지울 수 없어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 문제와 더불어 TV토론 결과도 막판 변수가 될 전망이다.
두 후보는 이날 TV토론에서 국정원 여직원 불법선거운동 의혹, 저출산ㆍ고령화 대책, 반값등록금, 교육제도 등을 놓고 불꽃 튀는 설전을 벌였다. 이날 토론을 끝으로 두 후보에 대한 공개검증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지금 구도가 보수와 진보로 워낙 양분돼 있어서 TV토론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하겠지만 3∼4%의 남은 부동층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측불허의 박빙 승부 속에서 박 후보는 `굳히기', 문 후보는 `뒤집기'에 각각 나섰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로 인한 `깜깜이 선거' 국면에서 박 후보 측은 "이제 승기를 굳혔다", 문 후보 측은 "대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고 각각 주장하며 대대적인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양 캠프 측이 상대 후보에 대한 무차별 폭로 등 경쟁적으로 네거티브전에 나서면서 새 정치와 정책대결은 실종되고 혼탁ㆍ과열, 이전투구, 고소ㆍ고발 선거전이 되풀이되는 양상이다.

서울시선관위가 최근 박 후보에게 유리한 인터넷 댓글을 다는 등 불법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새누리당 국민소통본부 소속으로 알려진 윤모씨를 검찰에 고발한 데 이어 이날은 새누리당이 제기한 민주당의 여의도 제2당사 불법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선거운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 후보를 지원 중인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가 전날 트위터에 "밤새 잠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과정이 이렇게 혼탁해지면 이겨도 절반의 마음이 돌아섭니다"라며 네거티브를 비판하는 글을 올려 양측의 전략 및 막판 판세에 영향이 있을지 주목된다.

또 `박근혜 저격수' 역할을 자임해 온 통합진보당 이정희 후보의 이날 전격 사퇴가 박빙 판세에 어떤 영향을 줄지도 주요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 후보 사퇴에 따른 판세 영향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일정부분 엇갈린 관측을 내놓고 있다.
신 율 명지대 교수는 "이 후보의 사퇴가 큰 영향을 못 미칠 것으로 본다"면서 "(오히려) 중도층은 종북을 싫어하는데 사실상 종북의 상징처럼 돼 있는 이 후보가 누구를 지지하거나 반대한다고 했을 때 역효과가 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통합진보당 표는 당연히 문 후보 쪽으로 옮겨 갈 것"이라면서 "이 후보 사퇴로 선거가 정권연장이나 정권교체냐의 축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통합진보당 표는 반(反) 새누리당 쪽으로는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당은 이날 대선 전 마지막 주말 여론이 막판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모든 당력을 총동원해 대대적인 유세경쟁을 벌였다.

새누리당 비박(非朴ㆍ비박근혜)계인 정몽준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재오 의원은 이날 서울 연신내역 물빛공원에서 박 후보에 대한 대규모 공동유세를 폈고, 안철수 전 후보는 서울, 인천, 경기지역을 돌며 육성으로 문 후보 지원활동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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