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인 “사리판별 불가” VS 검찰 “옥중 경영했다” 팽팽히 맞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건강이상을 이유로 구속집행정지 된 상태로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25일 또 법정의 부름에 불응했다.

이로 인해 김 회장은 지난 1월8일 구속집행정지 결정 이후 네 차례 연속 공판에 나오지 않았다.

재판부는 김 회장이 불출석한 가운데 다음 달 11일 검찰 구형과 피고인 최후 진술을 듣는 결심공판을 하기로 했다.

김 회장 측은 25일 서울고법 형사7부(윤성원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판에 앞서 재판부에 불출석 신고서를 제출했다.

이에 변호인은 김 회장이 구치소에서 나온 이후 입원해 있는 서울대병원 의료진의 진료기록을 신고서에 첨부했으며, 당뇨와 과체중, 호흡곤란으로 병세가 위중한 상태인 데다 최근 정신건강이 급격히 나빠진 점을 불출석 사유로 거론했다.

또한 변호인은 오후 공판에서 “김 회장이 사리를 판별할 능력이 없다”며 공판절차를 중단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키도 했다.

재판부는 김 회장 측이 제출한 신고서를 검토한 뒤 불출석을 허가했으며, 결심공판 전인 다음 달 4일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를 비공개 신문한 뒤 향후 피고인 신문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하지만 검찰은 김 회장이 “옥중 경영’을 했다”며 “계속된 법정 불출석은 부적절하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이날 구치소 접견부를 공개하고 “김 회장이 수감돼 있던 84일 가운데 61일간 사내변호사, 경영기획실장, 가족과 접견했고 그룹 경영을 보고받거나 구체적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특히 “작년 9~11월 한화 이글스 구단주로서 김응용 감독 선임이나 류현진의 해외 진출에 관해 묻거나 의견을 피력”했으며, “이라크 신도시 사업 등을 챙기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반면 증인으로 나온 최모(67) 한화그룹 고문은 “김 회장이 옥중에서 경영에 관여했다는 건 사실무근”이라며 “사내변호사가 자주 접견한 것은 구치소 안에 혼자 내버려두지 말라는 의료진 조언에 따른 것”이라고 반론했다.

한편 재판부는 내달 4일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를 비공개 신문한 뒤 향후 피고인 신문 여부를 판단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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